나의 3,059번째 영화. 사실 극장에서 영화 상영하기 전에 나오는 예고편으로 보고 나서 이거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정작 보게될 때가 되면 희한하게 <워리어>는 내가 갔던 영화관에서 상영하지 않고 하더라는... 검색을 해봐도 평점이 그리 좋지 못하고 해서 좀 지루하나? 재미없나? 싶었다. 그래서 보고는 싶어했는데 기대는 하지 않고 봤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는... 개인 평점 8점의 영화. 근데 추천할 만하다고 얘기하기는 좀 부족한 듯.
격투기는 너무 작위적이었다
선수들이 아닌 이상 배우가 이렇게 하는 게 그리 쉬운 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종합격투기를 좋아하는 내가 보기에 <워리어>에 나오는 경기들은 너무 작위적이라는 거다. 뭐랄까? 어린 시절 쿵푸 영화 보면서 한 손가락으로 사람 못 움직이게 하는 그런 거랑 비슷한... ^^; 이 세상 어떤 종합격투기라도 이런 식의 경기가 진행되는 경우는 없다고 봐야할 듯.
사실 그런 부분 때문에 재미가 반감된 부분도 분명히 있다. 마치 권투를 좋아하는 팬이 록키를 보는 거나 같은 그런 느낌? 보통 1라운드에서 방어를 많이 해서 체력 소모가 심하면 2라운드에서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은데. 뭐 영화 주인공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진다. ㅋㅋ 게다가 동생은 매경기 한 방에 보내고 빨리 올라왔는데도 불구하고 형한테는 그게 안 통하더라... 쩝.
몸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두 형제들이 노력을 안 했다는 거는 아니지만 밥만 먹고 운동만 하는 선수들의 노력을 무색케 만드는 경기를 보면서 이건 좀 심하다는 생각을 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선수가 무명의 선수에게 그렇게 쉽게 당한다?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노력이 더 많았기 때문에 그렇다. 머리 쓰는 거는 좀 다르지만 몸으로 하는 운동은 정말 자신이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다.
액션? No! 가족 드라마다
이 영화는 액션 영화가 아니라 가족 드라마로 봐야 한다. 물론 소재가 격투기다 보니 액션이 배제될 순 없겠지만 너무 그런 잣대로 바라보면 영화를 보면서 지루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고 실망할 수도 있는 법이다. 아버지, 형, 동생 이 세 명이 한 자리에 모이고 서로를 용서하게 되는 자리가 바로 링이다. 그들의 얽히고 섥힌 얘기들은 잘 구성했지만 그 해소 과정은 그닥 좋은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다. 과거의 얘기와 함께 갈등이 극심해지는 건 길었던 반면 해소는 너무 쉽게 된 듯한 그런 느낌?
닉 놀테: Nick Nolte
아버지 역으론 닉 놀테가 나왔다. 둘째 아들에게 무시 당하고 난 다음에 술 먹고 하는 연기를 봐라. 어우~ 정말 연기파 배우답다. 너무 잘 해~ 근데 참 많이 늙었다는 게 <워리어>를 보면서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가 70살이 넘었으니. 앞으로 영화에서 보기는 쉽지 않은 배우가 될 듯 하다.
톰 하디: Tom Hardy
어우~ 이렇게 몸이 좋을 줄이야. <워리어> 때문에 몸을 만들기도 했겠지만 상당히 좋은데? 특히 <워리어>에서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근육은 단연 승모근. 이거 만들기도 쉽지 않을텐데. 멋지다. 몸. 게다가 난 <워리어>에서 톰 하디의 캐릭터가 좋다. 타협을 모르지만 정이 있는 그런 캐릭터. 게다가 마초적인 느낌을 주는 그런 남자다움. <워리어> 보다 보니까 아 다시 운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는...
<인셉션> 이후로 그래도 꽤나 이름 있는 작품들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고 있으니 앞으로도 다른 영화를 통해서 종종 볼 배우다. 올해 7월에 개봉하는 배트맨 시리즈의 종결편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도 등장하니... <인셉션>에서는 잘 몰랐는데 <워리어>에서는 캐릭터가 맘에 들어서 그런지 이 배우 상당히 맘에 든다. ^^;
라샤드 에반스: Rashad Evans
<워리어>에서 보면 UFC라는 용어는 나오는데 실제 UFC 선수들 이름은 거론되지는 않는다. <워리어>에 등장하는 선수들은 가만히 보면 실제 선수를 모방해서 만든 캐릭터라는 걸 좀 엿볼 수는 있는데 실제 선수가 두 명 등장한다. 아주 잠깐이지만 말이다. 그 중에 하나가 라샤드 에반스(Rashad Evans) 전 UFC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이며 이번에 존 존스와 챔피언 타이틀전을 갖게 되는 선수다. 그래도 링이 아니라 영화에서 잠깐이라도 보니 반갑더라는...
예고편: Trai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