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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

연탄생고기전문점: 연탄에 구워먹는 "통" 갈매기살


여기도 웨스턴돔이긴 하나 엄밀히 말하면 웨스턴돔과 미관광장(정발산역에서 나오면 있는 광장) 사이에 있는 고기집이다. 여기에 고기집들이 좀 몰려 있는데 잘 고르면 꽤 괜찮은 고기집들 있다. 연탄생고기전문점은 예전에 내가 한 번 가보고 안 갔던 곳이다. 맛이 없어서 안 갔다기 보다는 다른 데를 자주 가는 바람에 안 갔었던 곳인데 오랜만에 찾아온 한방블르스님이랑 내가 별도로 부른 후배 건하랑 같이 가서 저녁 겸해서 들렀다.


근데 희한한 게 여기는 상호가 연탄생고기전문점인가? 다음 지도에서 "연탄생고기전문점"으로 검색해보면 바로 여기가 뜬다. 헐~ 그래도 상호보면 여기 뭐 파는 곳인지 한 번에 파악이 된다. 연탄에 생고기 구워서 먹는 곳이구나! 나중에 고기 더 시켜먹다 보니 불 하나가 약해져서 직원분이 오셔서 불 갈아드릴께요 하던데 주인 아저씨께서 뭐 하나 살아 있구만 고기도 하나 남았고 하면서 제지하신다. 음. 아껴야 잘 살지. 그쟈? 응? ^^; 사실 뭐 기분 안 나빴다. 거의 다 먹었기 때문에...


밑반찬은 이렇게


밑반찬으로 나온 계란찜이랑 된장찌개. 연탄생고기전문점에 일하시는 아주머니들은 정말 잘 해주신다. 주방 바로 앞쪽에 우리가 자리잡고 앉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계란찜도 다 먹고 나니 리필해주시고 말이다. 원래 리필해달라고 하면 주는 지는 모르겠지만 계란찜 다 먹은 거 보고 리필 해줄까 하시더니 해주시더라는 거. 찾아가는 서비스란 말이다. 앙?


나머지는 이렇게 나온다. 요즈음 내가 매운 고추 먹는 게 버릇이 되어 고추 매운 거 좋아라 한다. 입안에서 맵다는 느낌을 즐기기 시작했다는 거.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가벼. 근데 사진 보면 알겠지만 마늘이 좀 오래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쭈글쭈글한 게 말이다. 건조한 곳에 오래 놔뒀다는 얘기다. 리필인가? 음... 그래서 아주머니 불렀다. 마늘 바꿔달라고. 왜냐? 난 마늘 좋아하거든. 게다가 이런 거 보면 그냥 안 넘어가거든.

아주머니 왈 오늘 새로 깐 건데 하시는데 그럼 왜 쭈글쭈글해졌을까? 냉장고에 오래 보관해서? 아니면 바깥에 오래 놔둬서? 생마늘을 먹는 사람이 생각보다는 많이 없다. 그래서 남이 먹다 남은 거 재사용이 될 수도 있겠지. 뭐 그런 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상태를 보면 딱 봐도 안다. 왜? 나는 집에서 항상 생마늘, 고추, 양파를 먹기 때문에 하루 하루 지날 때마다 변해가는 정도를 알 수가 있거든. 뭐 그 날 깐 거는 그 날 다 먹어버리긴 하지만.


"통" 갈매기살


우리가 시킨 거는 갈매기살이다. 뭣도 모르고 이거 시켰는데 여기 파는 고기들 다양하지만 가장 잘 나가는 게 바로 갈매기살이란다. 갈매기살 맛있는 곳 하면 화정역에 있는 서래(이건 프랜차이즈인 듯 싶다.)가 있는데 싸고 맛있다. 그 외에 장비라는 프랜차이즈가 있는데 여기는 지점에 따라 맛이 조금씩 틀리다. 그래서 어떤 지점은 맛있는데 어떤 지점은 맛없다. 사실 고기집은 언제 가느냐에 따라 맛이 좀 틀리다는 걸 아는 사람은 안다.

여튼 여기서 나오는 갈매기살은 이렇게 통으로 나온다. 보통 내가 지금껏 먹어봤던 갈매기살은 양념이든 아니든 잘게 잘라서 나오는데 말이다. 한방블르스님 왈, "이런 게 맛있다" 뭐 먹어봐야 알겠지만 그런 듯 하기도. ^^;


맛? 괜찮다. 그 날 점심을 좀 늦게 먹어서 저녁을 일찍 먹는 거라 그리 배고프다거나 맛있게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는데 먹어보니 맛있더라는 거. 그렇다면 여기 맛있는 거 맞다. 3인분 시켰는데 남자 3명이서 먹기에는 조금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그래서 뭘 더 먹을까 하다가 돼지갈비를 시켰다. 그게 실수였다. T.T


고기집은 날짜 봐서 가야


돼지갈비 2인분을 시켰다. 사진이 어때 보이는가? 맛있어 보이나? 우리 다들 느꼈다. 별로일 거 같은데. 맞다. 별로다. 맛없다. 잘못 시켰다. T.T 그래서 주인 아저씨한테 그랬다. 맛없다고. 그랬더니 아직 숙성이 덜 되서 그런 거란다. 돼지갈비가 다 떨어져서 양념에 재놓은지 하루 밖에 안 되었다고. 그러면! 팔지를 말지~ 앙? 난 까다로운 입맛인데. 근데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라고. 다들 맛없다 했다고.


그렇다고 해서 뭐 내가 엄청 까칠한 건 아니다. 다른 걸로 바꿔달라 그런 요구 안 한다. 그냥 먹었다. 갈매기살 먹고 나서 그런지 더 맛이 없더라는. 원래 이 근처에 돼지갈비 잘 하는 고기집이 있었는데 혹돈 전문점으로 바뀌었다. 거기 돼지갈비 참 맛있었는데 왜 바꿨을까? 사람도 참 많았었는데. 바뀐 흑돈은 정말 욕나온다. 가격은 엄청 비싸고 맛은 별로고. 역시 돼지갈비는 돼지갈비 전문점에서 먹어야 한다는 걸 여실히 깨닫는다.


그래도 돼지는 다 국내산이다. 이 집에 가게 되면 갈매기살 시켜라. 돼지갈비 말고. 아마도 갈매기살이 주메뉴다 보니 이건 나름 재고 관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돼지갈비는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이렇게 숙성 안 된 게 나오기도 하니... 원래 고기집이 좀 그런 게 있다. 내가 자주 가던 고기집 참 고기 맛있다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추천하고는 했는데 언제는 가보니까 영 아니더라는 거. 그런 일이 몇 번 있고 난 다음에 고기집은 언제 가느냐에 따라 맛이 틀리다는 거다. 항상 맛있는 고기를 유지할 수는 없나?


갈매기살


근데 갈매기살 갈매기살 하는데 갈매기살이 어느 부위냐면 돼지의 횡격막과 간 사이에 있는 근육질의 힘살이란다. 내가 처음 갈매기살을 먹었을 때는 갈매기의 살인 줄 알았다. ^^; 찾아보니 가로막살에 접미사 '이'가 붙어 가로막이살이 되고 여기에 모음역행동화에 의해 '가로매기살' 이것이 모음탈락으로 인해 '갈매기살'이 되었다고 추정한단다. 국문학자님들도 소설을 잘 쓰시는 듯. ^^; 뭐 과학자들도 엄청 소설 잘 쓰는데 뭐...


평하자면...


맛 ★★★☆ 서비스 ★★★ 가격 ★★☆

참 애매한 곳이 아닐 수 없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할 순 없다. 시설도 허름하다. 그렇다면 이런 곳은 맛으로 승부를 해야 하는데 맛있는 고기가 있는 반면 맛없는 고기도 있었다. 원래 고기집의 특성이 그러하다 해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아주머니들 서비스는 좋다. 고기도 구워주고 잘라주고. 그런데 물기 빠진 생마늘은 안습이었다. 애매하다. 좋게 평하려고 해도 좋게 평하기가 애매하고 그렇다고 맛없다고 할 수도 없는 그런 상황.

여기 갔다 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맛집은 그 맛을 계속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누가 와도 언제 와도 그 맛을 유지하는 노력. 그게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단 말이다.  

 

 

그래도 간만에 마신 맥주. 역시 한 잔 먹고 얼굴 뻘개지는 나. 역시 나는 술은 안돼~  여기는 내가 좋아하는 d 안 팔더라. Max 판다. 나는 d가 좋은데... 어차피 d나 Max나 한 잔 밖에 못 먹는 거는 매한가지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