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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자동차

고급유와 일반유의 차이: 고급휘발유 전용차에 일반휘발유 넣으면 어떻게 될까?

고급휘발유 전용차에 일반휘발유 넣고 다녀도 상관없다는 사람이 꽤 된다. 큰 문제 없다는 거다. 뭐 문제 없이 타다가 중고로 잘 팔면 상관없겠지만 정말 문제가 없다면 왜 고급휘발유 전용차라고 구분을 지을까? 단순히 비싼 고급휘발유 팔기 위해서? 아니라는 거다. 내 IS250 F-Sport도 고급휘발유 전용인데 그럼 나는 일반휘발유 넣고 다닐까? 아니다. 왜?


휘발유의 등급을 결정하는 옥탄가

휘발유 등급을 결정하는 건 옥탄가(Octane Number)다. 이 옥탄가가 높을수록 쉽게 점화되지 않는(폭발하기 쉽지 않은) 휘발유가 되고 그게 고급유다. 국내에서는 옥탄가를 기준으로 해서 다음의 세 가지 등급으로 휘발유를 나누고 있다.

① 옥탄가 88이상: 유연휘발유
② 옥탄가 91이상: 무연휘발유
③ 옥탄가 95이상: 고급휘발유


국내 규정은 외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데 같은 기준에서 정유사마다 파는 휘발유의 옥탄가가 모두 같다고 할 순 없다. 예를 들면, SK 주유소의 무연 휘발유는 옥탄가가 92이고, GS 칼텍스의 무연 휘발유는 94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내가 들은 바로는 고급 휘발유 판매를 하지 않는 S-oil 같은 경우는 다른 정유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옥탄가가 높아 휘발유가 좋다는 얘기가 있으나 확인할 수가 없다. 그냥 들은 소리가 그렇다는...


조기 폭발되는 현상, 노킹


가솔린 엔진은 압축한 휘발유와 공기를 점화플러그의 불꽃으로 폭발시켜서 힘을 얻는다. 그런데 휘발유와 공기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조기 폭발하는 현상노킹(Knoking)이라고 한다. 노킹 현상이 생기면 엔진에서 소음이 생기고, 출력이 떨어지며, 엔진의 손상을 일으킨다는 것. 고급 휘발유 전용차에 일반 휘발유를 사용하면 생기게 되는 현상이 바로 이거다.


내 IS250 F-Sport의 매뉴얼에 제시된 최적화된 옥탄가(RON, Research Octane Number)는 95 이상이다. 연료 종류에는 무연 휘발유만 사용하라고 되어 있지만 옥탄가가 고급 휘발유 범위에 속한다. 이는 엔진을 설계할 때 옥탄가 95 이상 즉 폭발이 쉽지 않은 고급유를 사용하는 데에 최적화되었다는 소리다. 이런 고급 휘발유 전용차에 쉽게 점화되는 일반 휘발유를 쓰면 휘발유와 공기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점화되어 폭발한다는 거다. 아직 점화될 시점이 아닌 시점에서 폭발한다는 것.

처음에는 큰 문제가 안 생길 수 있다. 뭐 민감한 분들은 엔진에서 소음이 들린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내가 테스트해보니 잘 모르겠다. 얼마나 민감해야 그런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지... 내 나름 민감한 사람인데. ^^; 그런데 고급 휘발유 전용차에 계속해서 일반 휘발유를 사용하면 출력도 떨어지고 엔진 손상을 초래할 수도 있기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

역으로 일반유에 맞게 설계된 엔진에 고급유를 넣어봤자 좋아지는 건 느낌 뿐이라는 얘기도 된다. 아무리 옥탄가가 높아 쉽게 폭발하지 않는 휘발유를 사용한다 한들 엔진에서 점화플러그의 불꽃으로 폭발시키는 지점은 달라지지 않으니 말이다. 고로 일반유에 맞게 설계된 엔진에는 굳이 고급유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물론 고급유에는 다른 첨가물이 들어간다고 알고 있는데(맞나?) 그 때문에 열효율이 좋아질 수는 있을 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IS250 F-Sport 사례


내 IS250 F-Sport의 경우, 폭발할 시기 이전에 폭발하게 되면 이를 강제로 지연시키는 노킹 센서(Knoking Sensor)가 있어서 엔진 손상을 막아준다. 대신 5% 정도 출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최대 출력이 200마력이라고 할 시에 5% 정도라면 10마력이나 손실을 발생하는 셈이다. 뭐 출력에 별로 무덤덤하다거나 하면 일반유 넣고 다녀도 되겠지만 그럴려면 첨부터 출력 낮은 일반유 차를 사는 게 낫지 않나? 그래서 내 IS250 F-Sport에는 고급유만 사용한다.
 

 

사실 주유할 때 이 차가 고급유 전용차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주유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모든 차종에 대해서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같은 차종이라 하더라도 모델에 따라 디젤도 있고 하니 말이다. 그래서 주유구에 이렇게 표시가 되어 있나 보다. Premium Unleaded Fuel Only. 근데 해석을 못한다면 이 또한 말짱 도루묵 아닌가? ^^;


옥탄가도 내 맘대로 조작 가능하다?

퍼포먼스 튜닝하는 사람들이라면 알 만한 사항인데 옥탄가도 ECU(Electroic Control Unit) 매핑을 통해서 수정 가능하다. 보통 ECU 매핑이라고 하면 최고 속도 Limit 해제를 위해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옥탄가도 가능하다는 거. 일반유에 최적 설계된 엔진에 고급유를 넣어봤자 의미없다고 앞에서 얘기했지만 이렇게 ECU 매핑을 통해서 고급유에 적합한 옥탄가를 설정하고 고급유를 사용한다면 얘기가 다르다. 뭐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조작 가능하다는 것.

그냥 상식으로 알아두는 게 좋을 듯 하다. 튜닝할 바에는 돈 모아서 좋은 차를 사는 게 낫고 조금씩 튜닝해가는 맛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튜닝의 극은 노멀인지라 나중에 수천만원에서 억대 쏟아붓고 나서는 원상태로 돌리기 마련이다. 게다가 튜닝을 하면 조금씩 돈이 나가기 때문에 가랑비에 옷 젖듯이 나중에 합산해보면 차 한 대 값이 나오기 마련이고. 뭐든 있는 그대로 이용하면서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가장 낫다고 본다. 고로 고급유 전용차는 고급유를 쓰는 게 바람직하단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