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362번째 영화. 사실 2002년 이전에 본 영화들은 Database화 시키면서 가나다순으로 Sorting이 되어 정확하게 362번째 영화라고는 할 순 없지만 일단 넘버링이 그렇게 되어 있다. <러브 어페어>는 내가 <벅시>라는 영화를 1992년도에 보고(참고로 <벅시>는 사막 한 가운데에 도박 도시-지금의 라스베거스-를 만든 벅시라는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아네트 베닝의 매력이 흠뻑 빠졌고, 그 이후에 <벅시>에서 만나 결혼까지 한 워렌 비티와 아네트 베닝 주연의 영화라고 해서 비디오로 출시하자마자 봤던 영화다. 본 지가 십수년이 된 영화. 그런데 이 영화를 최근에 다시 봤다. 내용도 까먹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더라는. 개인 평점 9점의 추천 영화. 아니 연인들이라고 하면 이 영화는 꼭 보길 바란다. 강추하는 영화다.
두 번째 리메이크된
<러브 어페어>
그런데 아네트 베닝과 워렌 비티가 나오는 <러브 어페어>라는 영화는 리메이크작이다. 그것도 두번째 리메이크작. 그만큼 <러브 어페어>라는 영화는 멜로 영화로 오래도록 사랑받는 스토리를 지녔다는 얘기가 되겠다. 최초의 원작은 1939년에 레오 맥캐리 감독의 작품으로 국내 제목도 같고 영문 제목도 <Love Affair>로 같다. 이 영화는 죽기 전에 꼭 봐야할 영화 1001편에도 포함되어 있을 정도다.
원작의 리메이크는 1957년도에 나온 <러브 어페어>다. 국내 제목은 같은데 영어 제목은 <An Affair to Remember>로 다르다. 특이한 게 원작의 감독과 리메이크작의 감독이 같다는 거. 이런 경우는 매우 특이한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 지금껏 원작과 리메이크작 감독이 같은 경우가 있던가? 내 기억에는 없었던 듯 싶은데... 그 다음에 리메이크된 것이 바로 워렌 비티와 아네트 베닝 주연의 <러브 어페어>로 1994년 작품이다. 내가 고등학교 3학년 때 봤다는 얘기. 음. 그래. 3학년 때 공부 안 했지. ^^;
멜로 영화?
생각해봐야할 부분
멜로 영화라고 추천은 하지만 이 영화 스토리에 대해서는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인 남녀는 서로 애인이 있는 사이다. 그런데 둘이 우연히 비행기에서 만나고 스파크가 파바박 일어난다는 게지. 자. 이게 모럴적으로 맞다고 생각하는가? 둘은 결혼한 유부남, 유부녀가 아니니까 그럼 괜찮다? 그럼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어뗘? 좋다. 아~ 이렇게 얘기하면 글이 너무 길어져. 그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제쳐두고 <러브 어페어>만 두고 얘기하자.
둘의 관점에서는 아름답게 그려질 지 모르겠지만 그럼 이 남녀의 애인들은? 만약에 당신이 아네트 베닝의 애인이고 아네트 베닝이 비행기 타러 갔다가 눈에 스파크가 일어나서 어떤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고 하면 당신에게 멋지고 아름답게 그려질 수 있을까? 입장의 차이다? 그럼 당신도 거리낌없이 애인이 없는 자리에서 '오~ 저 여자 정말 괜찮다'하면 꼬셔야 되겠네? 근데 당신은 꼬실 자신이 없다고? 말을 붙이고는 싶은데 못 붙이고 나서 "나는 절대로 그런 사람이 아니야"라고 얘기하는 건 아니고? 그렇게 하고 싶어도 행동을 못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안 하는 경우도 있다. 즉 이건 아니다는 생각에 안 하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지. 근데 <러브 어페어>에서 워렌 비티는 전혀 그런 고민 안 한다. 일단 돌진이다. 즉 할 수 있으되 안 하는 류의 사람이 아니라 할 수 있으니까 한다는 그런 사람이란 얘기지. 단순히 아름답게만 볼 게 아니라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도 해보는 게 좋겠다 싶다.
그래도 아름다운 이유
영화는 영화니까 그렇게 볼 수 있다고 해도 <러브 어페어>가 감동적인 게 내게는 적어도 영화 때문만은 아니다. <벅시>라는 영화를 통해서 만난 워렌 비티와 아네트 베닝은 1992년에 결혼을 하고 1994년에 <러브 어페어>에 두 주인공으로 함께 영화를 찍는다. 이러한 사실만으로 감동을 주지는 못하지~ 워렌 비티는 당시 헐리우드에서는 꽤나 명성이 자자한 바람둥이였거든. 그런데 아네트 베닝과 결혼을 한다는 거 아냐. 당시에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지. 얼마 가겠냐고. 근데 한 가지. 아네트 베닝이 아깝다고 생각할 지는 모르겠지만(난 둘 다 멋지기 때문에 그런 생각 없다만) 사실 당시에 아네트 베닝은 이혼녀였다. 한 번의 결혼을 한 경험이 있다는 얘기지. 물론 워렌 비티와 같은 경우는 비록 결혼한 적은 없지만 바람둥이였고.
만약 아네트 베닝이 이혼을 하지 않았었다면, 그 둘은 <벅시>에서 만나 지금과 같이 평생의 연인이 될 수 있었을까? 또 아네트 베닝이 결혼한 경험이 없었다면 과연 바람둥이라는 워렌 비티를 사랑할 수 있었을까? 요즈음에는 한국에서도 이혼이라는 게 그리 흠이 되지는 않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이혼을 하면 상대가 초혼일 경우 부담되는 게 사실이다. 이혼이 죄는 아니지만 그런 관념이 생기기 시작하더라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더 심하지. 왜? 둘의 결혼이 아니라 집안과 집안의 결합이니까. 한국의 결혼은 정말 바뀌어야 한다. 정말 정말 잘못됐어~ 또 샛길로 샜네. ^^; 여튼 그래서 둘의 결합이 좀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는 거.
헐리우드의 유명한 커플 중에서 수잔 서랜든과 팀 로빈스가 있다. 23년만에 파경했지. 내가 볼 때는 수잔 서랜든에게 문제가 있지 않나 싶은. 왜? 수잔 서랜든이 팀 로빈스랑 갑이다. 띠동갑. 수잔 서랜든이 12살 많다고. 게다가 수잔 서랜든은 팀 로빈스와 결혼할 때 이미 이혼 경험이 있었거든. 그리고 최근에 난 기사 보면 32살 연하남과 교제하는 거 보며 수잔 서랜든은 좀 뭐랄까 영계들을 좋아하는가봐. 왠지 모르게 그런 느낌이라고. 엄청 밝히는 그런? 뭐 이런 거는 확인되지 않은 거니까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여튼 헐리우드에서는 이렇게 이혼이라는 게 그리 대단치도 않게 여겨지거든.
그러니까 오히려 아네트 베닝과 워렌 비티가 더 대단한 커플로 비춰지는 거라고. 물론 워렌 비티가 아네트 베닝보다 무려 21살이나 많다는 걸 생각해보면 워렌 비티가 죽어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사람이라는 게 기질이 있거든. 그건 쉽게 안 변한다고. 그렇다고 캐서린 제타 존스와 마이클 더글라스와 같이 혼전에 계약서를 작성한 것도 아닌 거 같은데 말이야. 혼전 계약서가 있으면 계약 관계 때문에 이혼하면 골치 아파지니까 그럴 수도 있는데 그런 것도 아닌데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거 보면 딱 <러브 어페어> 영화 스토리라는 느낌이 든단 말이지. 그래서 더욱더 <러브 어페어>라는 영화가 아름다운 멜로 영화로 그려지는 거고.
바람둥이를 잠재운 그 여자의 매력이 더 대단할까? 아니면 바람둥이 생활을 접고 한 여자에게 충실한 그 남자의 매력이 더 대단할까? 나는 누가 더 대단하다기 보다 둘이 그렇게 만나서 지금껏 행복하게 자식들 놓고 산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평생을 살면서 그런 사람 못 만나고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냥 결혼 적령기에 사귀는 사람과 결혼이라는 걸 고민해보고 결혼하는 게 일반적인데 정말 이 사람이다, 이 사람이면 평생을 함께 해도 행복하겠다 해서 결혼한다면 정말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러브 어페어>는 결혼한 다음 해에 워렌 비티가 아내인 아네트 베닝을 위해서 제작한 게 아닌가 싶다. 왜냐면 각본에도 참여했고 제작을 워렌 비티가 했으니까. 바람둥이 생활을 접고 한 여자만을 바라볼 정도로 자신에게 매력있었던 한 여자를 위한 이벤트랄까? 워렌 비티가 단순한 배우는 아니다. 배우이자 감독이기도 했고, 제작에 각본까지도 참여했으니 말이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최대의 이벤트를 선사한 게 아닌가 한다. 이러한 사정을 알고서 보다 보면 <러브 어페어>의 재미가 더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모르고 봐도 정말 아름다운 멜로 영화지만. ^^;
엔니오 모리꼬네의 OST
이 피아노 곡때문에 카테고리로 OST라고 별도로 카테고리 만들어서 이제는 OST는 따로 포스팅하려고 한다. 지금껏 봤던 수많은 영화에서 들었던 정말 좋았던 OST만 따로 올리려고.
- 러브 어페어(Love Affair) OST 중 Piano Solo by 엔니오 모리꼬네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