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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전시

오즈 미술학원 @ 부산 동래: 30년 만에 만난 초등 동창, 미술 작가가 되어 운영하는 예고, 예대 입시 전문 학원

부산에 내려가면서 참 애매했던 게 이거다. 평일에 내려가니 친구들도 다 저녁에 시간이 되는데 그 많은 친구들 저녁에 한꺼번에 보기는 힘들고, 그러다 보니 선택을 할 수 밖에 없고. 낮에 되면 얼마나 좋아. 잠깐이라도 보고 차나 한 잔 하면서 얘기나눌 수도 있을텐데 말이다. 게다가 저녁 때는 업무상 미팅을 하다가 술자리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보니(그렇다고 나는 술로 비즈니스 안 한다. 보통 술자리는 친한 경우에 한하여 일과 무관하게 하는 거지. 그러다 보니 부산 사람들과는 술자리를 많이 하는 편이다. 왜? 뭔가 통하는 게 있어~ 그런 게 있거든?) 친구들 보기가 쉽지도 않다.

부산에 있는 며칠 동안 점심 시간 때 약속이 비길래 종택이한테 전화를 했다. 카스로 알게 된 초등학교 동창인데 처음에 나를 알아보길래 김종택? 누구지? 하면서 한참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이따금씩 올라오는 카스의 사진들 속에 자신이 그린 그림을 올려놨는데 오~ 멋지더라고. 너무 어렸을 때 친구인지라 안 본지가 근 25년 되었는데 그래도 옛 모습이 얼굴에 남아 있어 알아보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예대 나와서 작품 활동하면서 예고, 예대 입시 전문 학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인 종택인지라 그래도 불쑥 전화해서 점심이나 하자고 했더니 그라자 하고 바로 만났던 거다.

* 사진 클릭하면 확대해서 볼 수 있다. 나나 종택이 어렸을 때 모습 적나라하게 보이네. ㅋㅋ

그래도 사진 찾아보니 있네. 이게 사남초등학교 1학년 4반 소풍 때 찍은 사진이다. 언젠가 나는 사진 정리하면서 디지털화시키겠다고 해서 다 스캔했는데 아직 다 하지는 못했고 그래도 옛날 사진들은 많이 스캔해뒀다. 종택이한테 카톡 보내니까 4,5학년 때 즈음에 같은 반 아니었나 하던데 찾아보니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다. 벌써 30년 전의 일이네. ㅋㅋ 30년이라니! 하~ 나이가 참... 내 기억 상으로도 종택이는 키가 컸고 까무잡잡했다. 사진으로 확인해보니 맞네. 나는 키가 작은 축에 속했고 종택이는 상당히 큰 축에 속했다. 근데 종택이가 예술가의 길을 걸을 줄이야~ 참 신기하지. 희한한 게 부산 친구들 중에 예술가의 길을 걷는 친구들이 꽤 있더라고.


입시교육 중심의 미술학원이지만 애들 교육도 하더라


종택이가 운영하는 오즈 미술학원 인근에서 점심을 먹고(부산에서 며칠 있으면서 느낀 거지만 참 싸고 맛나는 음식 많더라고) 커피나 한 잔 하자고 오즈 미술학원으로 갔는데 가면서 보니까 인근에 미술학원들이 밀집해 있더라고. 서로 경쟁 관계이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 지역에 모여 있다 보면 미술을 배우려는 학생들이 많이 찾아오니 서로 경쟁 관계이면서도 공생의 관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데는 어떤 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종택이가 운영하는 오즈 미술학원 2개 층 쓰면서 넓대? 나는 동네 미술학원이라 해서 꼬마애들 가르치는 미술학원 떠올렸는데 아니더라고.

오즈하니까 오즈의 마법사가 생각나던데 그 오즈가 아니더라. at One's Zenith에서 앞 글자만 따서 OZ라고 한 건데 '정점에'란 뜻의 숙어다. 아랫층은 입시가 아니라 애들 교육을 하는 곳이고, 윗층입시 교육 중심인데, 인근에 있는 미술학원들이 다 입시 교육 중심의 학원인지라 애들 교육하는 미술학원이 없어서 아랫층을 확장해서 애들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만들었다고 한다.


원장실이다. 올~ 원장이라고 하니까 좀 있어 보이대. ㅋㅋ 에어컨 밑에 있는 액자는 자신의 작품인데 한 250만원 정도 한단다. 호~ 작품 활동은 1년에 한 번 정도 개인전을 한다고. 캬~ 윽쑤 멋찌네.


원장실에 유독 눈에 띄었던 이거. 이것도 예술 작품이란다. 작가가 망치로 작품을 만드는 사람인데 독특하더라고 손잡이는 깎아서 피아노 건반을 만들어 놓고 아래 돌에다 구멍 뚫어서 이렇게 거꾸로 세워뒀던데 이건 종택이가 돈 주고 산 거란다. 이런 것들이 종택이가 예술가 포스를 느끼게 만들어주는 듯한 그런 느낌이 많이 들더라고. 예술가 맞네. ㅋㅋ


부산에서 봤던 미완성 그림 카스보니 올라와 있네


종택이 안내로 오즈 미술학원 둘러봤다. 나는 워낙 미술에 소질이 없어서 초등학교 때 잠깐 동네 집앞에 있는 미술학원 다닌 게 전부라 신기했다. 이 방은 입시생들이 공부하는 방. 산업디자인,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려고 하는 고등학생들이 그린 그림들이던데 내가 이 정도면 잘 그린 거 아이가 했더니 뭐 그 나이에 맞게 그린 거지 많이 모자라지? 오호~ 원장샘이야~ 원장샘~


어느 학생의 책상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공부할 때의 책상과는 사뭇 달라서 신기해서 찍었다. 비록 분야는 다르지만 그네들도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이 잘 안 그려진다, 그림 그리기 싫다 뭐 그런 생각하면서 입시 준비할까? 궁금했다.


배두나 사진을 보고 그리는 그림이던데 이건 실패작이란다. 이유는 색감이 너무 진해서 말이다.


다른 방에 다시 작업하고 있다는 게 있다고 해서 봤는데 확실히 색감이 밝다. 색감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 지조차 나는 모르겄다. 그냥 대충 알아들으라고. 난 미술에 대해서는 진짜 일자무식이거덩.


서울에 올라와서 보니까 카스에 완성작이 올라와 있더라고. 딱 알아보겠대. 아~ 내가 봤던 그 그림 완성했구나 하는. 내가 예전부터 미술은 정말 못 해서 그런지 이런 거 하는 거 보면 신기하고 대단해 보이더라고. 므찌다~


사진 볼 줄 모르는 나는 사실적으로 그린 게 좋아~


옆방에는 소묘 작품들이 벽에 걸려 있었다. 마치 흑백 사진과 같이 연필로만 그린 게 참 멋스럽더라고. 종택이 카스에 있던 사진 중에 내가 보고 뻑 간 게 하나 있다. 바로 다음 작품을 올려놓은 건데 정말 멋지더라고.


작품명 레미제라블. 휴 잭맨을 그린 건데 정말 멋지다고 했더니 나보고 사진 하나 주면 그려주겠단다. 오~ 그 때 생각한 게 여자친구한테 특별한 날 이런 거 선물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 이거 그리는데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냐고 했더니 2주 정도 걸린단다. 음.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구먼. 여튼 종택아~ 사진 하나 주면 그려준다고 했다이~ 남자가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거 아니데이~


예술의 예자는 모르지만 생긴 거는 내가 더 예술가다



나는 아랫층 애들 교육하는 데는 못 둘러봤다. 윗층 입시 교육하는 데만 둘러봤는데 복도에 걸린 그림 중에서 액자가 꽤 있어 보이길래 "이거 니가 그렸나?" 했더니만 학생이 그렸단다. 잘 그려서 이렇게 해놓은 거냐고 했더니 학생이 이렇게 액자로 만들었다고. ㅋㅋ 그래도 괜찮으니까 복도에 걸어둔 거겠지?


종택이의 현재 모습이다. 여기 함 서봐라. 사진 하나 찍구로 해서 폼 잡고 서 있는 종택이.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는 별반 차이 못 느끼겠더라고. 종택이는 나보고 니는 많이 변했네 그랬지만 말이다. 변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더 멋지게 변했재? 그쟈? ㅋㅋ


이번에는 원장실에서 한 컷. 같이 사진 찍으려고 아랫층에 있는 샘 불러서 사진 찍어달라고 했다. 생긴 거는 내가 예술가 같지 않나? ㅋㅋ 나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 항상 뭐하시는 분이냐고 물을 때 내가 맞춰보라고 하면 10명 중에 8~9명은 이렇게 얘기한다. "헤어 디자이너" 처음에는 이 소리 듣는 거 엄청 싫어했다. 뭘 봐서 내가 헤어 디자이넌데? 근데 다들 그러니까 이제는 그런가보다 하고 만다.


그래도 그냥 봤을 때는 뭐 나한테는 예술가가 아니라 그냥 동창 같은데 다른 샘한테 얘기하는 거 보면 원장샘이라는 게 느껴지고, 작품들 보니까 예술가 같더라고. 카스 보니까 와이프 임신해서 조만간 2세 나올 거 같은데 2세도 또 미술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뭐 내 아들 진강이가 내가 컴퓨터 하고 그런다고 컴퓨터 하는 건 아니니까. 봐야 알겠지만.


동래에서 입시 전문 학원을 찾는다면 오즈 미술학원으로

그래도 종택이 부산에서는 나름 인맥이 형성되어 있는 거 같더라고. 예대 입시를 위해서 찾아오는 사람도 있고 추천받아 오는 사람도 있는 거 보면 말이다. 나랑 점심 먹을 때도 입시 상담 때문에 찾아오는 부모님 있어서 잠깐 자리를 비워 혼자서 외로이 밥을 먹고 있었다지? 게다가 <친구2> 촬영차 온 곽경택 감독이랑 미술 작업 때문에 같이 모이기도 했었다고 하고. 그 때 주변에 개성 강한 친구 있으면 소개시켜달라 했다는데 아쉽네. 거 참. 좀 빨리 만났으면 바로 나도 엑스트라로 캐스팅인디~ ㅋㅋ

동래 명륜동에 미술학원 많이 모여 있으니까 아마 미술을 전공으로 하려고 하는 학생들이라면 잘 알 듯 싶다. 혹시라도 여기에 있는 미술학원 중에 아는 데가 없다면 오즈 미술학원 가라. 원장이 내 친구자네. 내 글 보고 왔다고 하면 잘 해주라고 했거든? 그러니 써무그라~ 만약 맘에 안 든다이가~ 그라마 여기에 덧글 달아~ 내 바로 원장한테 전화할끼야~ ㅋㅋ 뭐 이리 저리 비교해봐야 알겠지만 별다른 차이가 없다면 오즈 미술학원으로. 게다가 입시 교육 말고 애들 교육까지 하는 미술학원은 이 인근에 여기 밖에 없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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