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어디서 뭘 먹으려고 하면 내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하곤 한다. 난 여기가 연남동인 줄도 몰랐다. 그냥 홍대 인근에서 차로 얼마 안 가도 되길래 동교동이라 생각했거든. 내가 즐겨 먹는 점심 메뉴는 돈까스다. 아마 회사 직원들은 잘 알 듯. 요즈음에야 잘 먹지 않는 이유가 사무실 주변에 돈까스 맛있게 하는 집이 없어서다. 조금 걸어가야 하는데 귀찮아~ 여튼 검색해서 찾아갔는데 가보니 중국집이더라. 어느 동네에나 있을 법한 허름한 중국집. 차이니즈 레스토랑이라고 부르기에는 규모도 작고 시설도 허름하다. 그래도 원래 그런 집 중에 맛있는 집이 꽤 있다고. 한 곳에서 꾸준히 영업하면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말이지.
여기도 그럴까 싶었는데 음식 맛이라는 게 사실 지극히 주관적이어서 누군 맛있다고 하고 누군 맛없다고 하는 경우 많다. 그만큼 대중의 입맛을 사로 잡으려면 현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입맛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만, 그렇다고 해도 나같이 초딩 입맛인 경우에는 얘기가 다르지. 난 단 거 좋아하고, 매운 거 잘 못 먹고, 가리는 음식 엄청 많아~ 해물 이런 거는 먹지도 못해. 징그럽게 생긴 것도 못 먹고 말이지. 그러니 내 까다로운 입맛에 맞는 음식점은 찾기 쉽지 않더라고. 여튼 돈까스 나름 좋아하는지라 대만식 돈까스라고 하니 궁금해서 먹어보러 간 거였다.
소스와 단무지, 김치가 나온다. 근데 거기서 음식 기다리면서 들어보니 여기 일하시는 분들 중국인들? 아니면 연변족? 자기네들끼리 얘기할 때는 중국말 쓰대? 손님한테는 한국말 하고. 근데 한국말도 잘 해~ 원래 서양 사람들은 동양 사람들 구분 못 하지만, 동양 사람들은 동양 사람들 구분하잖아. 중국인이면 딱 봐도 중국인 같아 보이고 말이지. 근데 내가 눈여겨 보지 않고 그냥 중국말을 먼저 들어서 그런지 잘 모르겠더라고. 여튼 자기네들끼리는 중국말을 쓰는 거 보면 한국말보다는 중국말이 더 편하다는 걸 말하는 걸테고 그렇다면 중국에서 온 사람들이 운영하는 거니까 완전 오리지널이 아닐까 싶단 생각이 들었다. 이 때부터 약간 기대~
계란국. 참 오랜만에 본다. 어렸을 때도 계란국은 그닥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게 대만식 돈까스란다. 일단 특이하다고 할 만한 건 우리나라 돈까스는 양배추 잘게 썰어 그 위에 소스 뿌린 샐러드가 나오는데 여기는 채소 볶은 거 나오더라. 게다가 계란 하나 주고 밥 위에 고기 있고 돈까스도 얇다. 사진으로 보면 접시가 커보이지만 접시 크기는 그다지 크지 않다. 뷔페에서 중자 크기의 접시에 그냥 뭐 내가 먹고 싶은 거 담아온 모양새.
고기가 얇다. 한 입 베어 물어보니 특이한 항신료 맛과 향이 난다. 음. 이런 향신료를 좋아하면야 뭐 맛있다고 할 지 모르겠으나 글쎄 나는 그닥. 내가 태국에 갔을 때는 향신료 없는 것만 골라 먹는다고 카오팟(태국식 볶음밥)만 찾았다지? 그래도 양꼬치 먹을 때 찍어먹는 촬료의 향과 비스무리하다고 해야 하나? 뭐 그랬다. 그래서 나랑은 그닥 맞지 않더라고.
그리고 이건 그래도 여기 왔으니 먹어봐야지 해서 시킨 소룡포자. 육즙이 뜨거워서 그냥 입 안에 넣었다가는 입 천장 데기 쉽다. 맛? 글쎄. 요즈음 내가 입맛이 없어서 근가 왜 이러지? 그냥 그렇더라고. 와~ 맛있다 뭐 그런 것도 아니고 윽~ 맛없네 그런 것도 아니고. 그래도 한 번 먹어봤다는 데에 의의를 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