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맛집

어울더울 @ 과천: 외진 곳에 있는 정육점 식당인데 장사 참 잘 되네

후배 호열이랑 저녁 한 번 먹자고 해서 일주일 전에 잡은 약속인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보니까 어버이날이네. 그 날 서울에서 미팅이 많아서 계속 서울에 있었고 또 호열이랑 전주에 잡은 약속인지라 만나서 고기 먹으러 갔는데 어버이날 우리 가족들은 간만에 외식하고 있더라는. 참. 내가 참. 이거 참. 게다가 호열이가 쏜다고 맛있는 고기집 있으니 그리 가자고 해서 간 곳이 과천에 있는 어울더울이라는 곳인데 가족 단위로 온 손님들이 바글바글.


배는 엄청 고픈데 그 넓은 곳에 사람들이 꽉 차 있을 줄이야. 여기 소문난 곳인가 보다 했다. 호열이보고 오늘이 어버이날이라서 부모님 모시고 온 사람들이 많은갑다 했더니 호열이 녀석도 그제서야 아~ 그러더라고. 전주에 약속 잡을 때 담주 수요일로 하죠 해서 한 거였을 뿐이었는디. 쩝. 호열이나 나나 불효자라니까. 여튼 여기 과천이라 해도 외진 곳에 있더라고. 정육점 식당이 있을 법하지 않은 곳에 있는 것도 신기하지만 어찌 알고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찾아왔는지가 더 신기~

 


그러다 2층 식당을 오픈한다. 보니까 넓네. 왜 오픈을 안 했대? 사람들 그리 많아서 대기하고 있는데 말이다. 이해할 수가 없다. 호열이 말로는 여기 서빙 보시는 분들 엄청 바빠서 그닥 친절하지는 않다고 하는데 보니까 뭐 그럴 만 하더라고. 사람들이 너무 많다 보니 한 테이블에 신경을 써주지 못하는 듯.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좀 이해가 안 가는 면이 있었다. 사진 찍는데 호열이는 상태 별로 안 좋다고 지는 나오지 않게 해달라네.


그래서 스마트폰 보고 있을 때 한 컷 찍었다. 잘 생겼는데. 결혼 했심. ^^; 애도 있심. ^^; 나처럼 돌싱 아님. ^^; 여튼 밥 산다고 한 약속 잊지 않고 대접하겠다고 해서 온 데가 여기다. 한우 먹자고. 오호라~ 나 한우는 좋아하기도 하지만 한우 먹을 때는 밥도 안 먹고 고기만 꾸역꾸역 먹는디. 좋다. 먹어주지.


2층에서 보니까 아랫층에 이런 간이 테이블이 한 곳만 있는 게 아니라 뒤쪽에 또 있대? 근데 사람이 다 차? 오~ 여기 어버이날 매상 장난 아니었겠다. 호열이 말로는 그 날 사람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항상 장사가 잘 된다고. 나름 기대. 맛있는가 보다. 얼마나 맛있길래 이렇게 소문이 났을꼬.


밑반찬이다. 근데 나는 생마늘 좋아라하는데 잘라서 주지 않고 통으로 주네. 음. 이런 곳 드문디.


내가 맛본 한우는 1등급 같더라

 

우선 등심을 시켰다. 500g 나온다. 얼마더라? 내가 계산 안 해서 모르겠다. 둘이서 먹으니 한 사람당 250g 정도 꼴이겠네. 그러면 보통 한우 1인분이 가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150g~200g 정도 수준이니 1인분 이상은 된다는 얘기다. 근데 난 한우 많이 먹는 편인디~

 


숯불에다가 구워서 먹는데, 숯불 양이 많더라고. 그건 맘에 들었심. 왜? 빨리 익잖아. 배고픈데 오랫동안 기다려서 빨리 먹고 싶었다고.


호열이보고 고기 구우라고 했다. 집게로 등심을 들고서 가위질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한다고 했다. 니는 고기 안 구워봤재? 예. 가위질하는 폼이 영 아니더라고. 그래서 내가 구웠다. ^^; 맛을 보니 음. 내가 볼 때는 1등급이다. 내 블로그를 보면 알겠지만 나는 한우는 1+등급 이상을 먹어야 맛있다고 한다. 1등급과 1+등급의 맛 차이는 크지만 1+등급과 1++등급의 맛 차이는 1등급과 1+등급 차이에 비해서는 적다. 그래서 한우를 먹을 때는 적어도 1+등급을 먹어야 한다는 거다. 먹을라면 제대로 먹어야지~

호열이가 대접하는 자리인데 강남에서 호열이 픽업하고 과천까지 넘어와서 오랜 시간 기다려서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와~ 맛있다 그런 느낌 없었다. 오히려 부산에서 먹었고 한우가 훠얼씬 더 맛있더라고. 난 한우 맛있으면 고기 좋네요 한다니까~ 물론 내가 먹어보고 이건 1등급이라고 해서 여기 나온 한우가 1등급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고기를 워낙 좋아해서 집에서도 일주일에 2번 이상은 저녁에 고기를 먹는지라 고기 맛 좀 안다.

어떤 때는 음. 이거 예전에 먹던 그 고기 아닌데 하면 어머니께서 그러신다. 메이커가 다른 거라고. 역시. 어쩐지 맛이 다르더라 했다. 뭐 그 정도? ㅋㅋ 한 때 고기집을 운영했기 때문이라고 남들한테는 그렇게 얘기를 하곤 하지만 사실 우리집이 운영하던 고기집에서는 고기를 많이 못 먹어봤다. 왜냐면 내가 대학교 다닐 때 고기집을 해서 말이다. 부산에 안 살았잖아~ 대신 한 번 내려가면 소 한 마리 잡을 때 아주 적게 나오는 최고급 부위만 먹긴 했지. ㅋㅋ


등심 먹고 나서 호열이가 일어나서 다른 데 가자고 한다. 나는 먹은 거 같지도 않다고 해서 다른 부위 먹자고 해서 시킨 게 갈비살이다. 이건 어떨까 싶었다. 음. 매한가지다. 내 입맛으로 봤을 때 여기 고기 1등급이다. 내 입맛에서는 맛있다는 느낌이 별로 없다. 그 날만 그랬던 건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근데 호열이는 배부르다며 갈비살 몇 점 먹지도 않는다. 갈비살도 500g인가 그랬던 거 같은데 나머지 거의 다 내가 먹었다. 나름 고기로 배를 채우긴 했다만 썩 맛있다는 얘기는 못 하겠네.

원래는 고기집이 아니라 호텔에서 식사 한 번 대접하겠다고 해서 내심 호텔에서 식사 한 번 하겠네 했는데 고기집이라고 하길래 그것도 호열이가 사는 동네인 용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강남도 아닌 과천까지 시간 내서 왔는데도 불구하고 내 입맛에는 그닥 맛있다고 할 수 있는 고기가 아닌지라 실망만 했다. 그래도 장사 잘 되는 거 보면 나름 이유가 있긴 하겠지? 싼가? 호열이는 오히려 내게 미안한 듯. ㅋㅋ 너무 솔직해서 탈이야~ 그래도 나름 많이 먹었는디~

원래 맛이란 게 주관적이기도 하고 그 날의 입맛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기에 몇 번 가봐야 어떻다고 얘기할 수 있는 면이 많다. 게다가 나같이 초딩 입맛은 맛에 대해서 뭐라 말할 그런 사람도 못 되기도 하고. 그러나 고기를 워낙 좋아해서 고기 맛은 좀 안다는 내가 맛보기에는 그닥 좋은 고기라고 할 수는 없는 거 같다. 메뉴판에는 부위만 나와있지 등급을 선택하는 그런 게 아닌 거 같더라고. 내가 산 게 아니라서 모르겠심. 한우는 1+등급 이상을 먹어줘야 한다. 그래야~ 야~ 맛있다는 소리가 나와~ 그런 소리가 안 나오기 떄문에 내가 생각하기에는 1등급 같더라는 게지.



- 주소: 경기 과천시 갈현동 175-2
- 전화: 02-503-6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