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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더 테러 라이브: 시청률에 목숨 거는 언론과 여론에 목숨 거는 정치를 비꼰 사회 풍자가 볼 만


나의 3,267번째 영화. 예고편 보고 재미없을 거 같아서 안 봤는데 보고 나니 왜 이걸 이제서야 봤는지 후회될 정도다. 이 영화 꼭 보길 바란다. 왜? 사회 고발적인 요소가 다분히 있는데, 요즈음에도 자행되는 부분이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요즈음에는 정치나 사회에 관심이 없어서 뉴스도 안 보곤 하지만, 가끔씩 그런 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아직도 정치판에서는 자기들의 과오를 덮기 위해서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기사에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게끔 만들고, 때로는 그런 기사 거리를 조작한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언론은 공정성과 시시비비를 가리기 보다는 오직 시청률(신문의 경우는 구독률)에만 신경을 쓰고, 정부와 결탁하여 여론을 조작하고 말이다.

<더 테러 라이브>는 테러를 생중계 한다는 소재로 스토리는 전개되지만 그게 스토리의 핵심은 아니다. 그건 얘기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전달시키기 위한 하나의 설정이다. 사실 이 때문에 예고편을 보고선 테러범 잡는 얘기인 줄 알고 별로 보고 싶지 않았었다니까. 우리나라 영화는 스토리가 취약한 게 많아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있을 법하지 않을 일을 영화로 만들었으니 뭐 얼마나 잘 만들었겠냐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런 내용이었다면 영화관에서 봐줘야 했는디. 영화관에 상영할 때 주변에서 본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내가 관심이 없어서 그런지 아예 볼 생각조차 안 했다는.

스토리 전개는 매우 빠르다. 그래서 몰입도도 좋은 편이다. 그가 왜 테러를 하게 되었는지를 밝혀나가는 과정 속에서 다양한 사회 고발적 요소들을 보여준다. 나는 영화 보면서 참 세상에 저런 류의 인간들 많은데 하는 생각 많이 들었다. 떠오르는 인물들도 몇 명 있고 말이다. 말은 마치 남을 위한 듯 하지만 기실 자기 이익만 생각하고 남을 활용하는 무리들, 남이 어떻게 되든 내가 필요하면 온갖 설득을 해대면서 자신은 진실한 척을 하지만 자기가 원하는 바를 이루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돌아서는 무리들. 정말 싫다. 그래서 그럴 가능성을 다분히 갖고 있는 이들은 아예 상종을 안 한다. 

왜냐면 같이 있으면 엮여. 그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그들에게 좋은 소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나는 편하게 얘기하는데, 그들은 의도를 갖고 자기 유리한 말만 남들에게 전달하고, 때로는 이간질 시키는 데에 활용하기도 한다. 게다가 그런 이들 옆에 있으면 나도 그런 인간 취급을 받기 때문에 같이 있을 때야 별 문제없지 나중에 뭔가를 알게 되고 나면 나도 그런 사람인가 하고 보게 된다니까? 그래서 그런 이들과는 아예 상종을 안 하는 게 좋다. 그런 이들의 논리가 <더 테러 라이브>에서도 잘 드러나더라고. 한 번 보길 권하는 영화다. 요즈음 같은 시대에는 더더욱. 개인 평점 9점 준다.


이번 역은 그닥 별로, 하정우


개인적으로 하정우를 좋아하지만 이번 역은 그닥 어울리지는 않았다고 본다. 캐릭터 자체가 맘에 안 들어서가 아니라 연기 잘 하는 배우인데 <더 테러 라이브>에서는 그닥 그런 게 안 느껴지더라고. 아나운서와는 어울리지 않더라는. 뭐 사람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더란 얘기지. 나는 자기의 이득을 위해 사람을 상대로 장난 치는 이들이 딱 <더 테러 라이브>에서 하정우 꼴이 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장이 자기 이익을 위해 하정우를 활용하듯이 하정우도 담당 PD 활용하잖아. 자기 이익을 위해서 말이다. 결국 그런 녀석들은 그렇게 똑같이 당해야 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 게 그네들끼리 싸고 돌아서다. 나쁜 짓거리를 자기네들이 다 해쳐먹고 계속해서 그걸 유지하기 위해서 자기네들끼리 싸고 도는 거다. 어찌보면 누가 더 나쁜 짓거리를 하느냐로 서로 경쟁하는 듯한.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비즈니스라는 게 이익을 내는 행위라고 해도 이익만 내는 행위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 많다. 나는 그런 경우에는 나도 그들과 똑같이 그렇게 대하지만 사실 나는 좀 접근 자체가 달라서 내 주변에는 그런 이들이 별로 없다. 나는 일을 떠나 그런 이들과는 별로 상종 안 한다. 오래 가지도 못 한다고 생각하고.

내 주변의 경우를 보다 보면 누구든지 다 인간적인 요소를 다분히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속한 사회가, 조직이 그러하지 않기 때문에 물들어간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래서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거 같다. 


1인 미디어 논하기 전에 명예훼손죄부터 폐지해라

세상 많이 변했다. 1인 미디어라는 블로그를 통해서 자기 목소리를 높일 수도 있고 말이다. 점점 의식 있는 이들이 많아져간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잡소리에 놀아나는 사람들 또한 많아졌다는 생각도 든다. 잡소리가 많아지니 생각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더욱더 많아졌고 그런 이들이 일단 어떤 입장을 취하게 되면 다른 잡소리는 제거하려고 들고. 뭐든 일장일단이 있는 법이다. 그런데 자기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의식 있는 애들이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그냥 남 듣기 좋은 잡소리를 하는 사람 밖에 안 되요~


1인 미디어라 해서 나름 자기 브랜드를 구축하라는 미명 하에 자기가 원래부터 즉 알려지기 전부터 마치 마인드 있었던 것처럼 얘기하는 이들 보면 난 구역질 나온다. 그들은 자기 생각이 읍써~ 그냥 남들이 적은 거 읽어보고 남의 생각을 자기가 베끼거나,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얘기를 한단 말이지. 논리도 없어. 그냥 감성적으로 접근해. 그런 수준 낮은 애들도 있지만 나름 논리를 갖고 얘기하는데 자기 브랜드를 위해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얘기를 하는 수준 높은 애들도 있거든. 자기 생각이라기 보다는 남들을 의식하는 게지. 수준은 높다만 보인다. 퉤! 침 한 번 뱉고~

그래도 의식 있는 사람들의 들을 만한 목소리도 있다는 게 고무적인 거다. 요즈음에야 나는 그런 데 관심 자체가 없다 보니 내 생각을 글로 적지는 않지만 적어도 나는 내 블로그에서 화장하고 대하지는 않는다. 남들을 의식해서 이왕이면 좋은 말로 한다거나 그렇지는 않는다는 거다. 때로는 사람이니까 화장을 할 수도 있지. 그러나 항상 그렇지는 않다. 게다가 내가 워낙 내 스타일이 강한 편인지라 좆같으면 좆같다 해야지 그냥 넘어가는 경우는 드물거든. 물론 나이 드니까 귀찮긴 하더라만.

그래서 명예훼손죄로 이러저러한 일들 많이 겪었다. 집행유예도 받아봤고(이건 내 잘못 인정), 벌금형도 받아봤고(이 일로 확실히 사람들은 똥 누러 갈 때랑 누고 나올 때랑 다르다는 거 절실히 느낌. 그래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내 돈으로 다 벌금내고 툴툴 털어버렸다), 최근에도 법정에 나가기도 했다. 뭔 말을 하면 씨바 명예훼손죄래. 내가 좀 상대를 상당히 기분 나쁘게 하는 묘한 능력이 있긴 하지만 근거 없이 얘기하는 거 아닌데 말이다. 게다가 내가 봤을 때 잘못한 부분이 있다고 수긍할 만하면 인정하는데...

상대도 사실 여부를 근거로 얘기하면 되잖아. 그리고 사실 여부는 확인하면 되는 거고. 근데 괜히 말 나와봤자 좋을 게 없다는 논리로(실제로를 켕기는 게 있으니까) 입막음부터 하려 든다. 이런 걸 기득권에서 잘 활용하고 말이다. 명예훼손죄라는 게 있으니 일단 입막음부터 하려고 드는 게 문제라는 거다. 사실 여부를 근거로 명확하게 밝히기 보다는 입막음 하는 게 더 간단하니까. 그래서 부정적인 얘기도 자연스럽게 나오려면 명예훼손죄가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 이거 안 없어지나 싶어서 뒤적거려봤을 때 박영선 의원이 안건 발의했던데 아직까지 통과가 안 되네. 없어져라 제발.

적어도 권력을 가지지 않은 이들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여론이다. 권력을 가진 이들은 국민의 눈을 한쪽으로만 보게 만들어서 여론 몰이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에 비밀은 없다. 언젠가는 다 드러난다. 그러나 지금 시대와 같이 급변하는 시대에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적절한 타이밍에 알려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매번 당할 수 밖에 없다. 그럴려면 명예훼손죄가 없어져야 한다. 그래야 바람직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이런 저런 얘기들이 자유롭게 나올 수 있는 거다.

물론 부정적인 면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근거 없는 유언 비어를 퍼뜨리는 경우도 있을 거니까. 근데 그런 거는 근거가 명확한 얘기가 있으면 달라지겠지. 그러나 일반인들이 봤을 때는 어떤 게 맞는 얘기인지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시시비비를 가리기가 쉽지 않은 경우 많을 거라 본다. 왜냐면 그런 유언 비어들도 권력층이 잘 활용하는 것 중에 하나니까. 결국 이러나 저러나 매한가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적어도 명예훼손죄가 없다면 의식 있는 이들이 근거 갖고 얘기하면서 브랜드 쌓을 수 있고 그런 브랜드를 구축하게 되면 얘기가 틀려지지. 적어도 그들은 거짓말하지는 않으니까. 그래서 없애는 편이 더 낫다고 보는 거다.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