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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하이 눈: 보안관의 내면적 갈등에 초점을 맞춘 고전 서부극 (1952)



나의 3,372번째 영화. 오랜만에 본 고전물로 흑백 서부극이다. 1952년작. 서부극이라고 해서 우리가 흔히 떠올리기 쉬운 <석양의 무법자>와 비슷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하이 눈>은 그런 서부극과는 조금 각이 틀리기 때문. <하이 눈>은 보안관의 내면적 갈등에 초점을 그리고 있다. 그래서 현란한 총질을 기대하면 오산이다. 게다가 1952년작인 만큼 건 파이트 씬이 그닥 멋지진 않아. 그 당시 권총은 뭐 쏘면 다 맞나봐~ ㅋㅋ 고전이라는 거 감안하고 봐야 한다. ^^;


<하이 눈>의 특이한 점이라고 하면 스토리의 진행이 리얼 타임이라는 거다. 어떤 영화였지? 리얼 타임으로 만든 영화가 있는데 기억이 안 나네. 그러니까 87분이라는 러닝 타임이 영화 속에서도 87분이라는 얘기다. 즉 87분 동안 벌어지는 사건을 그렸다는 얘기. 1952년에 말이지. 거의 리얼 타임 영화의 시초격이 아닌가 싶다. 이런 점과 기존 서부극과는 각이 좀 다른 면 때문에 명작으로 꼽히는 게 아닌가 싶은데, 요즈음과 같이 현란한 CG를 앞세운 SF 영화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게는 재미없다 시시하다 뭐 그런 평을 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뭐 1952년 영화를 볼 정도면 영화 매니아 정도 되어야 하니 그렇게 생각은 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개인 평점은 6점 준다. 재미없다 재밌다 뭐 그런 걸 별로 못 느끼겠더라고. 그냥 1952년작 하나 봤다는 정도? 그래서 6점이다. 또 이렇게 얘기하면 뭐 영화를 모르니 어쩌니 얘기할 지 모르겠으나 나는 그랬다고. 영화? 난 몰라. 단지 많이 볼 뿐. ^^;



보안관역, 게리 쿠퍼



주인공인 보안관 역은 게리 쿠퍼(Gary Cooper)가 맡았다. 1901년생이니 당시 <하이 눈>에 출연했을 당시만 해도 50살의 나이였다. 당연히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 1961년에 전립선암으로 사망했다. 그 당시에는 전립선암은 치료 불가능했었나? 지금은 암 중에서도 가장 완치율이 높은 암이고, 말기라고 해도 완치가 가능한 암인데 말이다. 여튼 <하이 눈>으로 게리 쿠퍼는 그의 두번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다. <하이 눈>에서는 좀 늙어 보이지만 젊었을 때의 게리 쿠퍼는 정말 핸섬 가이였다.


젊은 시절의 게리 쿠퍼



뭐 이 정도? 멋지지? 이렇게 잘 생겼는데다 키도 컸다고. 191cm. 지금도 191cm라고 하면 큰 키인데 1900년대 초반에 이 정도 키에 이 정도의 외모라면 뭐 가만히 있어도 여자들이 붙을 수 밖에 없었을 듯 싶다. 게리 쿠퍼는 결혼을 했을까? 안 했을까? 했다면 어느 정도 미모의 여자와 결혼을 했을까? 궁금하지 않아? ㅋㅋ 


게리 쿠퍼의 부인 빅토리아



게리 쿠퍼는 산드라 쇼(Sandra Shaw, 이건 배우로서의 예명이고 실제 이름은 빅토리아 발페-Victoria Balfe-다)란 배우 출신과 1933년에 결혼하여 1937년 딸 마리아를 낳는다.(마리아 쿠퍼는 화가다.) 어찌 생겼나 궁금하지? ^^; 사실 사진 찾아보다 보면 이쁘지 않게 나온 사진도 있다. 그래서 일부러 이쁘게 나온 사진 골라온 거다. 어떤 사진 보면 르네 루소와 싱크로율이 높게 나오는 사진도 있다. 둘은 행복하게 잘 살았을까? 설마. 헐리우든데 말이지. 당연히 문제가 생겼다. 1949년에 <마천루>라는 영화에서 상대역이었던 패트리샤 닐(Patricia Neal)과 불륜을 저질렀단 말이지. 


불륜 관계, 패트리샤 닐



근데 패트리샤 닐과 게리 쿠퍼의 나이 차이가 얼마냐면 무려 25살! 허걱. 나도 40대에 20대 만나보고 싶다만 아직 40대가 아닌지라. 그보다도 더 심한 거 아냐. 25살이라니. 멋지심~ 존경~ 부럽~ 여튼 패트리샤 닐과의 관계 때문에 빅토리아와는 별거를 하게 되고, 이후 패트리샤 닐은 임신까지 하게 되는데, 빅토리아가 이혼을 안 해줘서 애를 지웠단다. 이런. 패트리샤 닐은 그래도 오래 살았다. 2010년에 사망했으니. 결혼했다면 1961년부터 미망인 신세였겠네.


게리 쿠퍼의 작품들


작품이야 많이 찍었지만 국내에도 잘 알려진 두 작품만 소개한다. 바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을 영화화한 두 작품이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1943)와 <무기여 잘 있거라>(1932). 이 중에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봤다. 참고로 게리 쿠퍼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란 영화에 출연 제의를 거절했었단다.



보안관의 부인역, 그레이스 켈리



게리 쿠퍼의 상대역은 그레이스 켈리가 맡았다. 그러나 <하이 눈>에서는 그닥 비중이 많은 역은 아니다. 조연급. 올해 나온 영화 중에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의 실존 인물이 바로 그레이스 켈리다. <하이 눈>은 그녀의 두번째 작품으로 이후에 출연하는 작품들이 좀 유명하다. 부유한 가정에 태어나 젊은 시절부터 모델로 활동하다가(키가 170cm) 영화배우로 데뷔하여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까지 수상하고 26살의 젊은 나이에 모나코 왕자에게 시집을 가서 왕비로 살다가 52세의 나이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짧고 굵게 살다 갔네 그려. 그녀의 출연작 중에서 현재까지 내가 본 작품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이창>이 유일하다. <하이 눈>을 봤으니 이제 두 작품 보게 된 셈이네.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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