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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스쿠버

다이빙 로그 #4 @ 강릉 사천진리 나들목 포인트: 앞으로 뱃멀미하면 다이빙 안 할란다

오픈 워터 코스의 4회 바다 입수 마지막 다이빙이다. 이 다이빙을 끝으로 나는 오픈 워터 다이버가 된다. 지난 3회 입수까지 매번마다 새로운 경험을 했지만, 물에 들어가는 게 두렵다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런 상황들을 겪음으로 인해 비슷한 상황이 생겼을 때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고, 어떤 상황은 내가 컨트롤하면 겪지 않을 상황이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미리 연습을 충실히 더 해둬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있고 말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원래 나는 뱃멀미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근데 이번에 다이빙하면서 처음 뱃멀미를 해봤다. 나는 통증이나 그런 걸 잘 참는 편이다. 어지간해서는 아프다는 얘기 잘 안 하고. 근데 내가 못 참는 게 있다. 편두통이다. 원래부터 머리가 안 돌아간다는 느낌이 드는 거 싫어했는데(보통 밤샘해서 졸리면 집중력 떨어져서 머리가 안 돌아가는 경우들 있다. 그 땐 잠이 보약~!) 편두통의 경우는 못 참는다. 편두통이 생기면 일단 약부터 챙겨먹고 쉰다. 


뱃멀미가 편두통과 같지는 않다. 그러나 머리가 어지럽다는 느낌 정말 싫더라. 게다가 속도 울렁거리고. 세번째 다이빙 시에는 다이빙 끝나고 승선한 후에 구토를 두 번 한 게 내 생애 처음하는 뱃멀미였다. 그게 끝일 줄 알았다. 점심을 먹고 좀 쉬다가 마지막 네번째 다이빙을 할 때는 날씨도 좋았어요. 게다가 입수하니 바닷물도 따뜻하고 말이다. 정말 이번에는 제대로 즐기면서 다이빙을 하겠구나 생각했지. 근데 왠 걸? 결국 또 소중한 추억 하나 남겨주시네. 


이번에도 뱃멀미다. 다이빙도 잘 했어. 근데 수면에서 보트 기다리면서 미식거리더라고. 파도는 아니지만 너울이 좀 있기는 했지. 허나 그 정도 너울은 바다니까 당연히 있는 정도 수준이었거든. 근데 속이 미식거리대. 그래서? 해수면에서 구토 3번 정도 했다. 바다에 둥둥 떠서 구토하니까 거 구토하기는 편하더만. 점심에 먹은 거 다 토했다. 쩝.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 지는 모르겠지만 바다 속에서 구토가 나온 거는 아니니까. 상승 시에 안전 정지할 때만 해도 구토가 나오거나 속이 미식거리지도 않았었거든.


다만 이번에도 보트 타고 다이빙 포인트로 향할 때 뱃멀미 증상이 있었다. 속이 미식거리고, 어지럽고. 아. 그 느낌 정말 정말 싫다. 그래서 이번에 네번째 다이빙 하면서 각오한 게 있다. 뱃멀미 나면 다이빙 안 한다는 거. 이건 내가 세운 원칙이다. 머리가 어지럽고 그런 거 못 참겠다. 그리고 다이빙 전날 술 절대 안 마신다. 워낙 술을 못 먹는 체질이기도 하지만 적당한 음주라고 하더라도 나는 안 하는 게 맞는 거 같다. 혹시 내가 다이빙 시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가 싶어서 다이브 마스터 수홍이한테도 물어봤는데 자신도 미식거리는 거 겨우 참았다고 하더라고. 여러 모로 체크해보니 뱃멀미 문제가 맞는 거 같다. 뱃멀미 나면 이제 다이빙 안 해!



나침반 사용법 교육


이건 바다에서 배운 게 아니라 육지에서 배웠다. 세번째 다이빙 하고 점심 먹고 나서 네번째 다이빙 들어가기 전에 남는 시간 활용해서 말이다. 원래 이건 오픈 워터 코스에서는 간단하게만 배운다는. 수중에서 어떻게 나침반을 보고 방향을 찾는지에 대한 교육이었다.



나들목 포인트


사실 다이빙 포인트가 어딘지 현재로서는 내겐 중요하지 않다. 왜냐? 제대로 즐기지 못해. 연습해야지. 아무리 즐기면서 하는 취미 생활이라고 해도 말이지. 그래도 4번 정도 입수하고 나니까 점점 여유가 생기긴 하더라. 사실 회수 때문이 아니라 바다 상태가 그러해서 그런 거라 생각하지만... 나들목 포인트 최대 수심은 18m란다. 딱 오픈 워터 교육하기 좋은 최대 수심이다. 뭐 다이빙 시에 그냥 교육만 했던 건 아니지만 마지막 다이빙 시에는 교육보다는 유영하면서 이리 저리 구경을 많이 했다만, 해외에서 보던 수중 환경 생각해서는 안 됨. 쩝. 에메랄드 빛에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떼지어 다니는 그런 건 없심. ㅋㅋ



나의 네번째 로그



오픈 워터 다이버가 되기 위한 마지막 다이빙에서는 수심은 그리 깊지 않았다. 오픈 워터 코스에서는 아무리 깊어봐야 18m 정도 밖에 안 내려간다. 마지막 다이빙에서의 최대 수심은 13m. 바닥 온도는 19도. 11도와 19도의 차이는 실로 엄청나게 크다.  그러나 마지막이라서 그런지 가장 오랜 시간 동안(37분) 물 속에 있었다는. 비록 수면에서는 구토를 했을 지언정 마지막 다이빙은 참 즐거이 했다. 물만 따뜻하고 조류가 쎄지만 않다면 다이빙 할 만해. 네번의 다이빙을 끝내고 나서 느낀 점은 해외에서 좋은 수중 환경에서 다이빙하는 거는 정말 국내에서 다이빙하다 가면 껌일 듯 싶다는. 국내 다이빙에 익숙하다 보면 그렇게 될 듯 싶더라고.



국내 다이빙에선 드라이 슈트가 진리!


바다 교육을 하고 나서 결정하려고 했다. 뭘? 슈트를 말이다. 따뜻한 물에 적합한 웻 슈트, 찬 물에 적합한 드라이 슈트, 그 중간 정도인 세미 드라이 슈트. 이번에 다이빙하면서 느낀 바 국내 다이빙에서는 드라이 슈트가 진리다. 물론 국내 다이빙을 한다고 해도 드라이 슈트가 필요하지 않은 시기가 있다. 바다에도 여름이 있으니까. 물이 데워지려면 조금 시간이 걸리니 바다 여름은 우리네 여름보다 한 템포 늦으니, 곧 드라이 슈트를 안 입어도 충분한 시기가 올 듯. 그러나 7월달에는 그렇지 않더란 얘기. 그렇게 따지면 드라이 슈트 입는 시기가 많을까? 안 입는 시기가 많을까? 당연히 입는 시기가 많지. 그래서 드라이 슈트 사야겠다고 맘 먹음.


이 날 다이빙하는데 드라이 슈트 입는 사람들 얼마나 부럽던지. 물론 웻 슈트가 착 달라붙고 보기는 좋아. 그러나 거의 저체온증 직전까지 가본 나는 가오고 나발이고 일단 다이빙을 즐기려면 드라이 슈트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드라이 슈트는 슈트 안에 공기가 들어가기 때문에 부력 조절하는 법을 또 연습해야 한다는 거. 드라이 슈트 샀다고 해서 바로 입고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냐~ 그래도 나는 드라이 슈트로 결정했다. 세미 드라이? 어설퍼~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드라이 슈트의 장점이라고 하면 슈트 입은 상태에서 샤워하고 머리 감고 슈트 벗으면 그만이다. 슈트 안에 물이 안 들어오니까 슈트 안에 옷 입으면 되거든.


여튼 이번 4번의 다이빙을 통해서 이런 저런 많은 경험을 하고 왔다. 그리고 결국 돌아와서 드라이 슈트로 주문했다는. ^^; 다이빙하려면 돈 좀 들어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