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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대화

대화
김용옥 외 지음/통나무

알라딘에 이미지가 없어서 이리 저리 다른 데 이미지가 있는가 싶어서 찾아봤더니 없다. 이럴 수가. 예전에 스캔한 이미지 다 버렸는데... 인기없는 책이라서 그런가??? 아래부터는 2003년 11월 8일 정리한 내용을 다시 읽어보면서 약간의 수정 및 추가를 해서 올린다.

어떻게 봐야할 지를 모르겠다. 김우중 대우 그룹 전 회장이라는 사람에 대한 정보가 나에게는 많이 없었다. 단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 밖에는...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난 다음에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을 단순히 내가 믿는 차원이라면 또 얘기가 다르겠지만 이 책은 도올이라는 사람의 글로서 전달되는 것이라 그 사람의 머리라는 해석의 여과 과정을 거쳤다고 생각하면 글을 믿는다는 것 그리고 거기서 얻은 느낌을 지극히 의지한다는 것은 사실 굉장히 큰 위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그렇게 김우중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좀 알고 싶다고 느끼게 된 이유는 남다른 부분이 적어도 발견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어떻다를 떠나서 그에 대해서 알고 싶다. 그래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김우중씨의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김우중(당시 대우그룹 회장)과 김용옥의 대화다. 대화 + 아프리카 기행 + 도올 사설이다. 그 중에서 가장 관심있었던 것은 단연 대화다. 이는 마치 '달라이 라마와 도올의 만남'에서 기행은 관심이 없고 3권부터 나오는 달라이 라마도올의 대화를 관심있게 본 것과 마찬가지다.

많은 지식인들이 그러하듯이 도올도 자신의 지식을 뽐내는 듯하다. 그래서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그만큼 지식이 넘쳐나서 그렇다고 이해한다. 그러나 조금은 내가 agree 할 수 없는 부분은 비즈니스를 모르는 사람이 비즈니스를 두고 철학적으로 뭐라 한다는 것은 내가 볼 때는 좀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 직접 해보면 안다. 예전에 문화일보 부장님과 술자리에서 도올선생에 대해서 물어보았었다. 인간적인 부분을 말이다. 왜냐면 당시에 문화일보 기자로 활동했었기에... 다른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존경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옳지는 않다. 비즈니스를 두고 얘기하지는 말아줬음 한다. 왜냐면 그 방면으로는 급이 낮다.

도올이라는 사람을 지식인으로서 존경한다. 허나 인간적으로 존경하지는 않는다. 왜냐면 그도 인간이고 나도 인간이고. 그도 실수하고 나도 실수한다. 그도 욕을 잘 하고 나도 욕을 잘 한다. 그도 아닌 것을 보면 고집을 피우고 나도 그렇다. 인간적으로 솔직히 존경할 구석이 없다. 내가 덜한 게 없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말하는 것과 그것도 철학이라는 주제를 두고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행동에 있어서는 크나큰 모순을 범하는 것을 보면 그도 인간일 뿐이다. 단지 배운 게 많은 인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러한 배움과 학문에 대한 존경은 있지만 인간에 대한 존경은 없다. 단지 그를 통해서 배운 게 있으니 스승으로 간주할 뿐이다.

허나 이 대화라는 책을 통해서는 솔직히 짜증이 났다. 이유는 김우중이라는 비즈니스맨과 김용옥이라는 사상가와의 대화 속에서보면 김용옥은 무조건 이기려든다. 김우중은 그에 비해 정말 정말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다. 회장이라는 직책이 자칫 자신의 오만과 편견 그리고 고집의 틀 속에 빠지기 쉽게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 그는 적어도 책을 통해서 내비치기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깨어있는 것이 아닐까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도올 선생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무슨 쓰잘데기 없는 이런 저런 얘기하면서 끼워맞추기 식이다. 나도 잘 안다. 얘기를 막 하면서 자기의 아는 것들을 끄집어내다 보면 나중에 결론이 딱 들어맞게 나오는 마무리. 나도 많이 경험해 봤다. 그런 것이 보인다는 것이다.

자신이 모르면 모른다고 할 줄도 아는 것이 지식인의 자세다. 마치 비즈니스를 앉아서 공부하는 것과 같이 생각해서는 절대 큰 오산이다. 도올 김용옥 교수가 범하는 가장 큰 인간적인 오류가 바로 여기에 있다. 비즈니스는 복합적이다. 단순히 이거는 이거 저거는 저거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 그리고 역학 구도등등 정말 파악하기도 힘든 것이 비즈니스이다. 허나 도올은 이러한 비즈니스를 해본 경험도 없으면서 비즈니스라는 것에 대해서 마치 다 아는 양 자신의 주장을 나름대로 철학적으로 돌리면서 얘기하고 있다.

솔직히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지식인들(물론 다른 사람들이 나를 두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왜냐면 그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데는 합당한 이유가 있겠고 적법하면 나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나 자신을 가만히 돌아봐도 인정해야할 부분이 분명 존재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이 범하는 오류가 아닌가 생각한다. 지식의 방대함에는 나도 자연 고개가 수그러들지만 그러한 것을 앞세워 자신의 얘기를 무조건 옳다는 그러한 태도는 솔직히 보기 흉했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서 미루어 보건대, 왜 김우중 회장이 도올선생을 좋아하고 같이 다니려고 했느냐는 것을 생각해보면서 만약 나라면 이렇게 생각했을 거 같다.

'이렇게 해박하고 얘기거리를 가진 사람도 드물다. 결국 같이 가는 데에 돈 얼마 안 들이지만 대화 속에서 내가 뭔가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논리로 이기려든다 하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목적은 내가 뭔가를 얻는다는 데에 있지 내가 그의 논리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직장 생활에서 내 밑에 있는 사람과 싸울 필요가 없는 이유와도 일맥 상통한다.

이 책은 오히려 도올 선생이 Spot Light 를 받기 보다는 김우중이라는 사람에게 더 관심을 끈 책이었다. 아마도 뭔가 있을 듯한 느낌이다. 왜 대우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나? 이것이 단지 정치계의 어떤 논리로 밖에 안 되는 것이었나? 도대체 김우중 회장은 왜 이런 일을 당했어야 했나? 아니 김우중 회장이 절대적으로 믿고 있는 무엇인가가 결국 아니었다는 것인가? 등등 수많은 질문들이 꼬리를 물고 내 머리 속을 맴돌았던 것이다.

그것은 김우중이라는 인물을 이 책을 통해서 대단하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난 이 한국이라는 나라의 정치판에 대한 믿음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난 이 책을 통해서 김우중이라는 인물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는 것이다. 다음은 항상 그러하듯이 나를 위한 정리이다. 나를 위한...

오래전 읽은 책 정리를 옮겨오면서 김우중에 대해서 검색을 해보다가 좋은 글이 있어서 소개한다. 요즈음 이리 저리 블로거랍시고 올리는 글들 수준이 떨어진 사람들 많은데(글 양만 수만 올리려는 의도인 듯) 이 글은 참 좋은 글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 방문해서 보길 바란다. 일독!

대우와 김우중, 냉정하게 바로보기 (이정환님 블로그)

김우중 서문에서

p20
대화의 매카니즘, 즉 교육이나 매스컴 그리고 인간적 만남 등등의 채널이 정직하고 올바르게 그리고 신뢰를 바탕으로 작동하기만 한다면 우리 사회의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으리라는 신념을 나는 가지고 있다. 문제는 근본적으로 "대화를 원치 않는다"는데에 있는 것이다.

현재의 경제학

p218
도올: 미국경제학의 특징은 경제학과에서 경제학사를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것은 매우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고 봅니다. 당나라때도 변방제국의 유학생들에겐 역사를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추상적 경학만 가르쳤지요. 역사 의식을 갖게 되면 반드시 중국 중심의 중화 질서에 반감을 갖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학문이 역사와 이론을 경시하는 경향은 바로 이러한 제국주의의 음모와 관련이 있다고 저는 봅니다. 변방제국의 자제들을 세뇌시키는 과정에서 경제사를 안 가르치고 경제 모델의 수식만 가르치는 것은 바로 그들이 경제학사의 역사 의식을 갖게 되면 필연적으로 미국 경제에 대한 반감을 갖게되기 때문입니다. 즉 현 시점의 경제학이라는 역사적 틀을 벗어나 자유롭게 근원적으로 생각하는 포괄적 문제의식을 갖게된다는 것이지요. 미국의 학문은 이러한 의식을 변방 제국의 학생들이 못갖도록 철저하게 규제하고 있습니다. 미국 철학에도 철학사에 대한 연구가 미미합니다. 그리고 오로지 분석철학이라는 수리철학만 가르칩니다. 이것은 바로 주변 국가의 인테리에게 몰가치적 사유를 가르침으로서 그들의 문화적 지배를 영속화시키려는 음모의 일환입니다.

그래서 경제학회나 철학회에 가보면 이미 과거에 다 끝나버린 논쟁들을 단지 언어의 옷이 좀 색다르다는 착각 속에서 새삼스럽게 되풀이하면서 매우 창조적인 신학문을 하고 있는 듯이 착각하고 있는 우매한 군상들, 마치 펠리니의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우스꽝스러운 꼴들을 자주 목격하곤 합니다.

김우중: 참 재미있는 말씀이십니다. 저도 장사를 하는 사람이지만 경제학이야말로 장사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학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장사란 경제학의 모든 가능성을 상황적으로 운용할 뿐이며, 어떠한 경제학의 진리의 체계에도 집착할 하등의 의무감을 지니지 않습니다.

한샘의 창업주 조창걸

p240
서울공대 건축과대학원 수료
깨끗한 회계
30평짜리 아파트
4시 기상 - 요가
7시 출근
저녁에는 비즈니스 없음
비즈니스로 술을 입에 대본 적 없음
금연 금주의 실천자
방대한 독서의 양

도올 선생이 만나본 조창걸이라는 한샘의 창업주에 대해서 기술한 부분을 요약한 것임. 그래도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희망을 주는 부분이었음. but 내 스타일과는 맞지 않음.

- p337 부터 시작되는 玄土氣行 부분부터와 그 이후들은 읽을 필요가 없는 부분이었음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책을 다 읽었음. T.T

이 책이 쓰여진 때가 10년도 넘는 때이니 10년이 지나 지금 읽어보는 때에는 많은 생각을 남기는 부분들도 있었다. 또한 도올의 지금과 그 때의 도올이 얘기하고저 하는 것의 맥락은 같을 지언정 풀어나가는 과정이 사뭇 달랐다는 것 그리고 현재의 글들이 더 매끄럽다는 것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