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각해야할 게 많아서 포스팅을 못 하기도 했지만 사실 5회전은 쓸 말이 별로 없다. 장동민의 플레이가 인상적이었고, 오현민은 뭐 원래부터 이리 붙고 저리 붙을 녀석인지라 장동민과 오현민이 팀을 이뤘던 것 그 자체는 그닥 신선하지는 않았지만 둘의 궁합이 참 잘 맞더라는... 뭐랄까 일도 손발이 맞아야 착착 진행이 되는데 그런 느낌이었다는. 데스 매치는 내가 좋아하는 양면포커였지만 유수진의 결정적인 실수가 안타까웠을 따름이고. 그래서 5회전 리뷰는 없다. 쓸 말이 별로 없어서.
장동민과 오현민의 궁합
강력한 우승후보라고는 얘기할 수 있겠지만, 그건 모른다. <더 지니어스>의 게임 자체가 너무 변수가 많아서. 다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리드하고 있는 인물 세 명 중에 두 명이 힘을 합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건데, 이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러니까 둘이 힘을 합쳐서 리드를 할 수 있는 게임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게임도 있을 수 있다는 얘기. 그건 그 다음 회의 메인 매치가 그렇게 되게 준비하면 되는 거다.
3회전 때를 보자. 강용석 변호사가 2회전 데스매치에서 상당히 강한 인상을 남기면서 플레이를 하다보니 3회전 메인 매치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캐릭터를 선택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고, 그로 인해 결국 데스매치를 갈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자신이 하기에 따라서 게임의 양상은 많이 달라졌겠지만 이미 시작 시점부터 모든 플레이어가 강용석 변호사를 도외시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으니 쉽지는 않았으리라 본다. 그렇게 데스매치에 가서 승리를 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 보니 아쉬울 따름.
이렇듯 <더 지니어스>의 게임들은 각 회전이 독립된 것처럼 보이지만 플레이어들의 심리적인 부분이 많이 반영이 되다 보니 연결성을 어느 정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메인매치 또한 그에 적절하게 선정하면 일방적으로 어느 쪽으로 유리하게 전개되는 게 아니라 게임의 재미를 배로 높이면서도 전체적인 텐션을 조절할 수가 있는 거다. 이 정도는 제작진이 게임 결과를 보고 충분히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다만 지난 시즌2에서처럼 게임 중간에 플레이어들을 통해서 과정 자체에 개입하는 거는 아니라고 보지만 말이다. 시즌2에서 제작진의 개입이 없었다고 하지만 나는 안 믿는다. 방송이라는 걸 모르는 바도 아니고 말이지. 여튼 두 번이나 장동민과 오현민의 합심의 결과가 이러했으니 다음 메인매치는 둘의 결합으로는 승부가 나지 않는 메인매치를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런다고 해도 둘이 하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둘이 살아남을 수 있을 수는 있겠지만.
경매 방식
이거 보고 나는 말려들면 안 되는데 했다. 플레이어들이 플레이어들끼리 경쟁을 하면서 가격이 올라가다 보니 가넷 13개로 정보를 받고 그걸로 6회전 메인매치를 장동민과 오현민의 둘이 좌지우지하는 식이 되긴 했지만, 나는 이걸 보고 플레이어 대 플레이어가 아니라 이런 거는 제작진 대 플레이어 관점에서 접근해야 했다고 본다. 그러나! 만약 내가 시즌3에 참여한 플레이어라고 해도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 밖에 없었다 본다. 왜냐면, 게임의 분위기를 리딩하는 이는 3명이고, 그 3명이 2명이 한 팀, 1명이 다른 팀이 되어 있다 보니 경쟁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거다.
그러나 이건 제작진도 생각치 못했을 거다. 왜냐면 이번 6회전에서 장동민과 오현민이 합심하리라 생각치는 못했을 거니까. 다만 경매 방식이 되어야만 가넷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 그리고 그게 너무나 잘 이번에 발휘된 거고. 제작진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우승 상금을 줄여야 제작비(?)가 줄어드는 거 아니겠냐고. 그러다 보니 시즌2와 달리 시즌3에서는 데스매치에서 지게 되면, 보유한 가넷은 이긴 사람이 가져가는 게 아니라 소멸되는 걸로 했던 거고. 물론 2회전인가? 거기에서부터 데스매치 상대자 결정하기 전에 보유한 가넷을 다른 플레이어에게 맡기는 식으로 플레이어들이 머리를 쓰긴 했지만 그런다 하더라도도 꼴찌해서 데스매치 가게 되는 사람의 가넷은 소멸되는 거 아닌가.
거짓 정보를 흘렸다면...
나는 게임을 보는 도중에 거짓 정보가 나올 거라 생각했다. 예를 들어 1번 김정훈과 2번 김유현이 공유하고 있는 정보는 세 개다. 2번 김유현과 3번 하연주가 공유하고 있는 정보는 세 개다. 1라운드야 처음 게임을 하는 거다 보니 정보를 얻으려는 데에만 급급하고, 1라운드 게임을 하다 보니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걸 느끼는 식으로 게임이 진행되겠지만 2라운드에서는 양상을 조금 바꿀 수 있었다고 본다. 김유현은 분명 그걸 눈치챘고 시도하려고도 생각을 했었다. 근데 김유현은 자신이 보기에 특정 인물들하고만 연합을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문제다. 그러니까 오현민, 장동민 잘 안 통하니 그나마 연합하려고 하는 인물이 이종범이란 거지.
양쪽에 있는 김정훈과 하연주는 설득하기가 쉽다. 그러면 김유현은 김정훈, 하연주와 연합을 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되, 다른 사람에게는 거짓 정보를 흘려주는 식으로 했으면 게임이 더 재밌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장동민이 4회전에서 하연주의 그런 약점을 잘 이용했던 것처럼 말이다. 물론 장동민과 오현민이 각각 5번, 4번이었기 때문에 둘이서 거짓 정보를 흘릴 수도 있었다. 둘이서만 합의하면 얼마든지 가능했겠지.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그렇게 하지 않고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판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괜히 거짓 정보를 흘린 게 들통나면 둘이 힘을 합친다고 생각하고 배격될 수도 있으니까.
결국 김유현이 그런 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었던 플레이어라고 보는데 그렇지 못한 게 좀 아쉽다. 처음에는 오현민과 궁합을 맞춰서 잘 해나가다가 오현민이 장동민에게 붙자 꼴찌는 안 된다 해도 게임을 리딩하지 못하게 되다 보니 스스로 속이 많이 상할 듯 싶은데, 그렇다 해도 나름 판을 잘 읽으면 충분히 뭔가를 할 수 있었다고 본다. <더 지니어스>의 게임은 충분히 그런 요소들이 많은 게임들인지라. 나는 이번 메인매치에서 거짓 정보가 안 나왔다는 게 뭐랄까 좀 신기했다고나 할까?
김정훈 심리게임에는 상당히 약하네
이번 6회전 탈락자는 김정훈인데, 지금까지 <더 지니어스> 게임에 참여해서 이렇다 할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여린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고 해서 머리가 나쁘다, 이미지 깎였다는 생각은 안 든다. 순진하고 너무 착해서 심리게임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데스매치에서는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 있었기에 완벽한 심리게임이었는데(물론 베팅을 어떻게 한다는 건 머리싸움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너무 말려든 듯. 상대인 이종범이 심리전을 잘 했다고 보이진 않는다. 그 또한 초반에 심리적으로 흔들 수 있었던 거를 자기 스스로 말리기도 했으니까. 다만 마지막에 승부수를 띄운 거는 도박 같았지만 스스로는 확신이 있었기에 그렇게 한 거라 신의 한 수라 생각한다. 내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나는 그렇게 베팅 안 했을 듯. 물론 그 전에 그런 상황을 만들지는 않는 쪽으로 했겠지만 말이다.
오현민은 뭘 해도 돈은 벌겠네
개인적으로는 다음 회가 기대된다. 5회전, 6회전에서 오현민과 장동민의 연합으로 판이 돌아갔기 때문에 그렇게 안 돌아가게끔 메인매치가 나올 듯 하고 그렇게 되면 또 재미난 양상이 벌어질 듯 하기 때문이다. 근데 이번 6회전 보면서 오현민에 대해서 들었던 생각. 오현민은 아직 어리긴 하지만 싹수를 보니 돈은 잘 벌겠다. 뭐 직장을 다닌다고 해도 잘 갈아타는 식? 뭐 그런 식으로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데에 능할 듯. 똑똑하고, 눈치 빠르고, 열정도 있지만 인간미 있다거나 하지는 않은. 그러니까 돈은 많이 벌어도 존경받는 사람이 되지는 않는. 그런 사람이 될 듯. 그래도 지금 세상에는 이런 애들이 잘 되긴 하더라. 그래도 크게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실력이라도 있으니 말이다. 실력없이 인맥이랑 말로만 그러는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