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친.구.들. 제목만 봤을 때는 <친구>와 같은 스토리를 떠올렸었다. 그래서 그런지 괜시리 보고 싶은 생각이 그닥 들지는 않았던 영화. 그러나 정작 <좋은 친구들>을 보니 <친구>와는 각이 좀 틀리더라. 어떤 사건을 계기로 그들의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하여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지는데, 그 사건이 뭐랄까 현실에서는 다소 있을 법하지는 않은데, 이는 캐릭터의 환경 설정에서 기인된 부분이 크다고 본다. 즉 캐릭터의 환경이 있을 법하지 않다는 얘기지.
주인공 현태란 캐릭터의 설정을 보면 좀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 부모님은 도박장을 운영해서 돈은 많은데, 자신은 부모님 도움 받지 않고 언어 장애인 아내와 착실하게 산다는 게 말이다. 일반적으로 부모님이 음성적으로 돈을 벌든 아니든 돈이 많다면 아들이 부모의 뜻에 반하는 결혼을 하기는 쉽지 않다. 현실에서 그런 사람이 전혀 없는 건 아니기에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그런다 해도 결혼 상대가 언어 장애인인 경우는 있을 법하지는 않단 말이지.
그러나 그런 설정을 그러려니 하고 받아 넘긴다면 <좋은 친구들>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그리 현실성이 없다고 할 수도 없다. 그리고 그 사건의 성격이 오래된 우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 만한 게 아니었기에 비극적인 결말로 치닫게 되는데, 내러티브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뭔가 관객들을 사로잡을 만한 무엇이 없어서 흥행은 하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 나쁘진 않은데 그렇다고 해서 좋다고 할 수도 없는. 그래도 배우들의 연기는 볼 만했다.
TV를 거의 안 보는 나지만 이광수가 '런닝맨'에 나온다는 건 안다. 가끔씩 몇몇 컷을 보다 보면 뭐랄까? 키만 크고 좀 모자란 듯한 인상을 받곤 했는데, 연기는 잘 하더라. 그래도 <좋은 친구들>에서 눈에 띄는 배우라고 한다면, 주지훈이 아닐까 싶다. 뭔가 강렬한 무엇을 남기기에는 부족한 캐릭터였지만 캐릭터를 잘 소화해내는 걸 보고 다른 캐릭터도 능히 소화할 수 있는 배우라고 보이기 때문.
예고편
나의 3,437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7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