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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브라질: 현대 사회 시스템을 풍자하면서 비판한 영화 (1985)


<몬티 파이튼의 성배>를 보고 나랑 영 맞지 않는 코드의 감독이라 생각했던 테리 길리엄의 작품이지만 아래 리스트에 올라와 있는 영화인지라 챙겨봤다. 



근데 이 영화는 <몬티 파이튼의 성배>와는 좀 다르네. 1985년도 작품이라 그 당시가 어땠는지를 떠올리면서 봤는데, 분명 그 때보다는 미래 사회를 그린 거 같은데 또 꼭 그렇지만은 않다. 왜냐면 애플의 매킨토시가 1984년에 처음 나왔거든? 1985년도 작품이라고 하면 1984년도에 제작이 되었을 거고 그렇다면 그 당시에도 PC라는 개념이 있었을 거라 보는데, <브라질>에 비춰진 PC(엄밀히 말하면 PC라기 보다는 단말기 형태)는 좀 더 이전의 모습인 듯 해서 말이다.


이 영화도 예술 영화 냄새가 조금 나긴 하지만, 이 정도는 충분히 봐줄 수 있을 듯. 그래도 개인적으로 이런 영화는 추천하진 않는다. 대중적이진 않아. 이런 거 보고 이게 무슨 의미냐는 걸 읽어낸다 해서 그게 대단하다 생각치도 않고 말이지. 정말 뛰어난 감독이라고 하면 어려운 얘기를 쉽게 전달하면서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는 그러니까 영화 보고 난 다음에 여운이 남고 가슴에 뭔가를 느끼게 해줘야 한다고 봐. 그렇지 않고서는 내 생각을 맞춰봐 뭐 그런 영화라 생각하기에 별로 보고 싶지가 않지.


그래도 <브라질>을 달리 보는 건 테리 길리엄 감독 영화 중에 바로 전에 본(며칠 전에 본) <몬티 파이튼의 성배>가 영 나랑 안 맞았거든. 그래서 <브라질>도 그런 영화 아닌가 싶은 잣대로 보다 보니 아니길래 <브라질>은 좀 다르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지 개인적으로는 이런 류의 영화 별로 안 좋아한다.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미래 사회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브라질> 만드는 시절에도 그랬을 거라 보니까) 현대 사회의 시스템을 비판한 거다.


단순히 어떤 면만 강조해서 보여주기 보다는 전반적인 시스템의 문제를 아주 해학적으로 보여주는데, 이게 테리 길리엄 식이라고 한다면 그만의 코드가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예를 들자면, 지나가는 길에 보면 산타 할아버지가 꼬마에게 "뭘 선물 받고 싶니?"라고 하는데 꼬마가 그런다. "신용카드" 뭐 이런 식이다. <브라질>을 보니 왜 테리 길리엄이 팀 버튼, 리들리 스콧 감독과 함께 미국 영화계 최고의 비쥬얼리스트로 손꼽히는 지 알 수 있었다. <브라질> 보면서 팀 버튼이 떠오르더라니.


만약 <몬티 파이튼의 성배>란 영화만 봤다면 테리 길리엄 감독에 대해서 나랑 코드가 맞지 않다고 단정지어 버렸을 거 같다. 실제로 <몬티 파이튼의 성배>를 보고서는 테리 길리엄 감독 나랑 안 맞다고 리뷰에도 적었고. 그래서 이 감독의 작품은 안 보고 싶었는데 워낙 내가 챙겨볼 영화 리스트 여기 저기에 언급되어 있다 보니 본 거다. 적어도 <브라질>을 통해서 테리 길리엄 감독의 진가(?)를 엿볼 수는 있었던 듯. 그래도 이런 류의 영화는 내 코드랑은 그닥 맞는 영화는 아냐.



근데 왜 제목이 <브라질>이지?


1985년도 즈음에 브라질에 뭔 일이 있었나? 왜 제목이 브라질이지? 궁금했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영화 주제곡이 브라질이라는 거다. 원래 브라질이란 제목을 붙이기 전의 영화 제목은 <1984 1/2>였단다. 여기서 1984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뜻하고(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해서) 1/2은 페데리코 펠리니의 <8 1/2>이란 영화를 뜻한단다.(이 영화에서 시각적인 부분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서) 근데 개인적으로 페데리코 펠리니의 <8 1/2>은 나랑은 너무나 안 맞는 영화. 그런 영화에서 영향을 받았으니 당연히 나랑은 전반적인 코드가 안 맞는 게지. 여튼 원래 영화 제목은 <1984 1/2>이었다는데, <1984>란 제목의 영화가 개봉해서 제목을 바꾼 게 <브라질>이었다는 거다. 



예고편



나의 3,442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7점. 아 그리고 <브라질>에 로버트 드 니로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