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예고편이 나올 때부터 예고편을 통해서 접해왔던 <폭스캐처>다. 존 듀폰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데이비드 슐츠를 살해한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한 영화다. 1차 예고편이 나올 때 이미 다 뒤적거려서 실화에 대해서는 알게 되었지만 예고편이 그리 재밌지는 않아서 땡기지는 않았던 영화. 막상 보고나니 그래도 재미는 있더라. 게다가 지금까지 채닝 테이텀 연기 좋은 줄 몰랐는데, <폭스캐처>에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운동 선수의 이미지 그대로를 잘 보여줬던 듯. 극장가에서 흥행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괜찮다는 평은 충분히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영화다.
명문가 듀폰? 듀퐁 라이터 말하는 거?
결론적으로 아니다. 우리가 듀폰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건 듀퐁 라이터. 듀퐁 라이터의 브랜드는 에스티 듀퐁(S.T. Dupont)이고 여기서 나오는 명문가 듀폰은 DuPont는 화학 회사다. 초기에 화약 팔아서 시작했다는. 원래 전쟁 중에 이런 군수 사업하면 돈 많이 벌잖아. 뭐 어느 정도 되는 회사냐를 가늠하기 위해 2013년도 매출만 얘기하자면, 357억 달러(1달러 1,100원으로 가정했을 때 우리나라 돈으로 39.27조 정도 된다. 이렇게 얘기하면 감이 안 올 듯하니 삼성전자와 비교하자면, 삼성전자 분기 매출에 못 미치는 정도. 삼성전자가 훨 크다는 얘기다.
존 듀폰은 억만장자?
그럼 존 듀폰은 얼마나 부자일까? 억만장자라고 하면 순자산 규모가 10억달러(약 1조 1,000억원 정도)가 되어야 억만장자라고 한다. 존 듀폰이 상속받은 자산은 2억달러(약 2,200억 정도)니까 억만장자는 아니고 백만장자는 되는 수준. 그래도 그게 어디야.
마크 슐츠와 데이비드 슐츠
마크 슐츠와 데이비드 슐츠 둘 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단지 둘은 체급이 다르다.
형인 데이비드 슐츠는 웰터급, 동생인 마크 슐츠는 한 체급 높은 미들급. 둘 다 그레코로만형이 아닌 자유형 선수. 그럼 <폭스캐처>에 나왔던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는? 6회전에서 탈락했다는데, 6회전이면 몇강인지는 모르겠다.
마크 슐츠가 종합 격투가로 출전한 대회
UFC 9다. <폭스캐처>에서는 상대 선수가 백인으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흑인이다. 선수 이름은 우리나라에도 종합격투기 매니아들이라면 알만한 선수, 게리 굿리지. 팔씨름 세계 챔피언 출신으로 에밀리아넨코 효도르와도 경기 전적이 있는 선수다. 에밀리아넨코 효도르한테 맞아서 머리를 움켜잡고 엎드려 있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 최근 7연패의 늪에 빠져 있는 선수. 여튼 마크 슐츠와의 경기 결과는? 마크 슐츠의 TKO승.
그럼 마크 슐츠는 계속 종합 격투가로서 활동을 했나? 안 했다. UFC 9에서 경기한 게 1996년이었는데, 이후에 2003년에 듣도 보도 못한 단체의 경기에서 트라이앵글 초크로 서브미션 패한 전적이 있기는 하다. 7년이나 지나서 왜 경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UFC 9에 데뷔하게 된 것도 원래 게리 굿리지가 상대하려고 했던 선수가 있었는데 대체 선수로 투입된 거였거든. 그래서 종합 격투가의 길을 걷고자 경기에 나갔던 건 아니었다는.
듀폰가에서는 <폭스캐처> 제작 방해하지 않았을까?
우리나라 사회 고발성 영화들 보면 개봉 못하게 한다거나 하는 짓거리를 기업에서 하곤 하는데, 그런 걸 생각해보면 듀폰가에서 <폭스캐처> 제작이나 개봉 방해는 하지 않았을까? 기업하고는 무관하다 하더라도 자기네 가문의 명예에는 그닥 좋지는 못하잖아? 그러나 그렇지는 않았다고.
제작에 도움을 준 데이비드 슐츠 아내
데이비드 슐츠의 아내(당시 남편인 데이비드 슐츠가 존 듀폰에게 권총으로 살해당하는 걸 목격했던)는 <폭스캐처> 제작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영화 속에 나오는 데이비드 슐츠(마크 러팔로)가 쓴 안경 또한 실제로 데이비드 슐츠가 쓰던 안경을 아내가 빌려준 거라고. 게다가 사건 현장에서 목격을 했을 당시에, 자신에게도 존 듀폰이 총구를 겨눴던 장면도 사실과 같단다.
영화배우 vs 실존인물
① 존 듀폰
전체적인 모습은 비슷하다. 존 듀폰 역은 스티브 카렐이 맡았는데,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니 내가 본 영화 중에서 눈에 띄는 역을 맡은 건 짐 캐리 주연의 <브루스 올마이티>에서 앵커 역으로 나왔었던 배우. 이미지가 영 다르다. 역시 배우다움.
② 마크 슐츠
실제 마크 슐츠와 채닝 테이텀. 이렇게 놓고 보니 채닝 테이텀 훈남이네. 마크 슐츠는 채닝 테이텀 닮았다기 보다는 오히려 데이비드 슐츠 역을 맡은 마크 러팔로 닮았다.
③ 데이비드 슐츠
데이비드 슐츠 역은 마크 러팔로가 맡았는데 사진 보고 비교해봐바. 실제 마크 슐츠랑 많이 닮았어.
④ 낸시 슐츠(데이비드 슐츠 아내)
<폭스캐처>에서는 시에나 밀러가 맡은 역인데, 아무래도 배우가 낫긴 하네.
그리고 존 듀폰의 변호인단은 이후에도 판결에 불복해서 대법원에 항소를 했지만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나름 변호인단이 그러는 건 존 듀폰이 정말 잘못해서 그렇다기 보다는 그렇게 해야 지네들이 돈을 벌잖아. 게다가 돈 많은 존 듀폰인데 말이지. 최고의 변호인단을 구성하지 않았겠냐고. 그래서 나는 변호사 이런 직종들을 이렇게 본다. 돈 주면 내 편 들어주는 사람들. 시시비비 그런 거 별로 안 따져. 그냥 돈 주잖아. 그럼 내 편이 돼. 그게 변호사란 얘기. 여튼 존 듀폰은 형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망상형 정신 분열증으로 고생하다가 2010년 12월 9일 7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예고편
나의 3,454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8점.
- 이 글은 스티코 매거진(http://stiblish.co.kr)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