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방원 역의 장혁. 장혁은 말을 안 하면 괜찮은데 말 하면 좀 깨는 스타일인지라 대사를 해야 하는 연기 또한 그랬는데, <순수의 시대> 이방원 역은 꽤 잘 어울렸다. 흰옷을 입고 칼로 말을 베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장혁이 맡았던 이방원은 실존 인물인데, 조선왕조 3대 왕인 태종이다. 이방원하면 유명한 게 고려 말 충신 정몽주와의 대화인데,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란 시를 읊었던 게 이방원. <순수의 시대>에서는 이후의 일에 대해서는 안 나오지만 자신이 바로 왕의 자리에 오르진 않고 자신의 맏형을 왕에 오르게 한 후에 몇 년 있다가 자신이 왕에 오른다. (그렇다고 해서 <순수의 시대>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건 아니다. 역사적 배경 속에 허구의 인물들을 등장시켜 스토리를 만든 거다.)
2.
김민재 역의 신하균. 아우~ 몸 이뻐. 엄청 운동했는가벼~ 누구냐? 가희(강한나 분)와의 베드 씬 찍을 때의 등짝. 캬. 므찌네. 그런 거 보면 운동하고 싶게 만든다니까. 김민재는 허구의 인물이다. 너무 티나지 않나? 저런 남자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 그 자체가 허구스러우니. 원래 영웅은 여자들을 좋아하기 마련이라. 우리가 존경하는 대부분의 인물들도 여자 관계는 복잡했거든. 한 여자만을 사랑하고(뭐 여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어) 그 여자가 어떤 의도로 자신에게 접근했는지를 알면서도 끝까지 사랑하고(이건 이해가 안 가지) 그 여자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다.(목숨보다 소중한 사랑이라. 크. 말이 돼?) 멋진 역이긴 한데 너무 현실성 없는 캐릭이다.
3.
<미생>을 통해 알게 된 배우 강하늘. <순수의 시대>에서는 정도전의 아들(친자는 아니고) 진 역으로 나오는데, 하는 짓이 참 뭐랄까 부모 잘 만난 망나니? 뭐 그렇다. <미생>, <쎄시봉>에서의 연기와는 많이 다른 연기를 보여줬는데, 엄청 잘 어울리. 실제로는 안 그렇겠지만 외모랑 참 잘 어울리더라는.
4.
위 세 명 가운데 한 명의 여자가 있었으니 그 인물이 가희라는 인물로 강한나란 배우가 맡았는데, 열연했다. 베드씬도 많았고, 베드씬 또한 한 명이 아니었으니. 근데 <순수의 시대> 흥행 실패를 했으니(100만이 채 안 된다.) 아쉬울 따름이다.
5.
그리 나쁘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흥행 참패를 맞은 영화. 이유가 뭘까? 요즈음 사극은 그래도 꽤 잘 팔리는데 말이지. 나름 콘텐츠를 보는 눈은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하는 나라고 하더라도 보면 콘텐츠업은 확률 게임이 존재하는 시장인지라. 그러니까 누가 몇 편을 만들면 그 중에 몇 할은 흥행한다는 식의 확률 게임 말이다. 생각보다 나쁘진 않다. 저 정도로 흥행 참패할 영화는 아니라 본다. 개인 통산 3,487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7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