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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완벽하지만 특이성욕자, 과연 사랑이란 이름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원작


원작은 동명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이다. 출간 당시 미국에서는 3개월 만에 2,100만부가 팔렸다고 하니 가히 반응은 폭발적이라 할 수 있을 듯. 저자가 전문 소설 작가도 아닌데 이런 반응이 나왔으니 저자 돈방석에 앉았을 듯. 권당 12,000원에 인세를 10%라 가정한다면, 252억 정도 된다. 여기에 영화로 제작되었으니 이에 따른 라이센스 비용 받았을테고. 이렇듯 소설의 경우에는 베스트셀러가 되면 돈방석에 앉는다. 경제/경영서에서는 보기 쉽지 않은 그런 현상. 경제/경영서는 스테디셀러가 되어 꾸준히 팔리면서 많은 책을 내야 하는.


#개인평


원작을 안 본 내가 봤을 때는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평점은 뭐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낮다. 소설에서 느꼈던 감흥을 잘 전달하지 못해서인가? 그렇다면 이건 뭐 감독의 책임이지. 3부작으로 제작한다고 하는데, 1부에서 이렇게 망가지면 2부나 3부는 어쩌려고 그러는지. 물론 그들이 이런 결과를 기대하고 그렇게 제작한 건 아니겠지만 여튼 관객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전국 관객 36만 정도 동원한 수준. 그래도 나는 재밌게 봤다. 개인 평점 7점.


#특이성욕자


살다보면 가끔씩 이런 사람에 대해서 듣곤 한다. 물론 나는 아직 이런 사람 못 만나봤지만. 모 이쁜 네이버 블로거가 있었다. 그 블로거의 남자친구 왈, 관계를 가질 때 때려달라, 얼굴에 침을 뱉어달라는 요구에 더이상 못 만나겠더라는. ㅋㅋ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긴 있구나 싶었다. 얼굴이 궁금해서 블로그를 방문해서 봤더니 전혀 그런 스타일이 아닌 이쁘장한 블로거던데. 물론 방송에도 나왔던 이력이 있는.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 해당하는 것이기에 그걸 두고 뭐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서로 안 맞으면 헤어지면 그만인 거고. 그러나 확실히 드물기 때문에 이상하게 여겨지는 건 사실 아닌가.


#용어


특이성욕자. 후배가 일러준 말이다. 원래 이 표현을 변태성욕이라고 명명했는데, 어감이 좋지는 않았거든. 별다른 표현을 찾지 못해서 그냥 변태성욕자라고 했는데, 내 블로그 글은 페이스북에 연동되서 자동 게재되다 보니 페이스북의 후배가 이 글을 보고 덧글 달았더라고. 특이성욕자라는 표현이 어떨까 한다고. 오~ 좋네. 그래서 변태성욕자라 하지 않고 특이성욕자라 명명한다. 나는 변태성욕이라고 해서 부정적으로 생각치는 않거든. 일반적이지 않긴 하지만 그렇다고 지극히 사적인 부분을 일반적이지 않다고 변태성욕이라고 하는 게 좀 그래서 말이다. 근데 좋은 표현을 알려주더라고.


#사디즘


주인공 크리스찬 그레이는 사디즘(Sadism)이다. 근데 과거에는 자신이 사디즘의 여성에게 당했다는 것. 그러니까 어렸을 적에는 마조히즘(Masochism)의 위치에 있었다는 거다. 거기서 성적 흥분을 느꼈다면 자신이 마조히즘의 위치에 있어야 하는데 성장해서는 사디즘의 위치에 있다니 나는 이런 쪽을 잘 몰라서 그런지 몰라도 이해가 안 된다. 내 리비도(Libido)의 범위 바깥인지라 이해할래야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나는 정상적인(?) 그레이의 상대역 아나스타샤 스틸이 어떻게 처신하는 지가 궁금했을 따름이다. 정말 완벽한 남자 그리고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남자지만 유일한 단점이자 치명적인 단점이 특이성욕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말이다.


물론 내가 보기에 정도가 강하지 않으면 그 또한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사실 나의 경우, 어른들이 얘기하는 속궁합이라는 게 안 맞으면 상대에 대한 매력을 잃어버리곤 하니까. 관계 시의 스킬도 굉장히 나는 중요하게 보는 사람 중에 하나다. 할려면 제대로 아니면 말고 주의. 영화 속에서 눈을 가리고 얼음을 이용하는 거라든지 그런 건 뭐 충분히 특이성욕의 범주에 놓지 않아도 될 정도라 나는 생각하니까. 내가 그래서 그런지 아나스타샤 스틸의 입장에서 그녀의 행동이 충분히 이해가 되더라고. 나는 그래서 그런지 재밌게 본 듯.


#다코다존슨


여주인공 아나스타샤 스틸을 맡은 배우 다코다 존슨(Dakota Johnson). 처음 보는 배우인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본 이후로 얼굴을 익히다 보니 <블랙 메스>(조니 뎁이 미국의 악명높은 갱스터로 나오는 영화, 아직 미개봉) 예고편에 나오는 걸 봤다. 영화의 흥행을 떠나 그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존재감은 인식시켜준 계기가 되지는 않았나 싶다. 참고로 영화를 보면 다코다 존슨의 전라의 몸과 함께 털도 보인다. 아마 국내 극장에서 상영할 때는 이 장면 삭제되지 않았나 싶다. 그리 이쁘다고 할 순 없는데 뭐 나쁘진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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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특이성욕자에겐이 영화가 괜찮을 지 모르겠다. 나는 변태성욕자는 아니지만 변태성욕자를 대하는 일반인이 어떻게 대처하는 지에 관전 포인트를 두고 봐서 그런지 괜찮았던. 개인 통산 3,482번째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