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나의 3,509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9점. 생각치도 않았던 영화가 개봉하자마자 흥행하면 거기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내 기준에서는 1,000명 이상의 네티즌이 참여한 평점인데, 8점대 이상의 점수를 기록할 경우가 그렇다. 이런 경우엔 주변에 본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고 괜찮다는 게 지배적이면 영화관으로 향한다. 영화가 극장에서 내려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1.
연평해전에 대해서는 솔직히 나도 몰랐다. 그래서 내겐 몰랐던 그러나 묻혀서는 안 될 이야기를 해준 영화라 감사하게 생각한다. 게다가 내가 항상 그렇듯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 그 배경이 되는 걸 조사하다 보니 이런 저런 걸 많이 알게 되어 더욱 좋았고. 이래서 실화 기반의 영화를 나는 좋아하는 편이다. 영화 그 자체만으로 미장센, 오마주 이런 거 찾아보는 거는 솔직히 영화가 취미다 보니 절로 알게 되는 것들이지 그거 자체를 많이 안다고 해서 뭐 똑똑하다든가 그런 거랑은 별개다. 항상 그런 거 중심으로 보는 이들은 말을 어렵게 해. 똑똑하지 못하다는 반증. 똑똑한 사람은 어려운 얘기를 쉽게 전달하는 사람이거든.
2.
개봉작 리뷰로 올리려다가 영화 vs 실화 코너에 올렸다. 그래도 스티코 매거진은 초기 설계할 때 폭소노미가 아니라 택소노미 기반으로 설계를 해서 개봉작 리뷰로 검색해도 연평해전 리뷰가 나오긴 한다. 여튼 나름 영화를 보고 나서 내가 조사한 걸 기반으로 정보 중심으로 적었다. 근데 조사하다 보니까 이거를 또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걸 보고 참 진짜 정치인들은 정말. 아휴. 쓰레기 새끼들. 제2연평해전이 왜 일어났는지, 제2연평해전이 일어날 때의 배경(햇볕정책, 월드컵, 김대중 정부), 교전과 해전의 차이, 교전 규칙과 당시의 4대 교전 수칙, 6명의 전사자들, 제2연평해전이 미친 영향, 전사자들의 보상, 실제와 달랐던 부분, 기타 이러 저러한 얘기들을 담았다.
→ 영화 vs 실화 #8. 연평해전 - 묻혀서는 안 될 일을 드러내준 영화
3.
<연평해전>을 보고 나면 여기에 등장하는 군함이 좀 작다고 생각할 거다. 게다가 군함 명칭을 듣다 보면 이게 어느 정도 되는 군함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이 참에 정리했다. 군함의 분류 기준, 클래스(급)와 번호 및 함명 부여 규칙, 그리고 7단계로 나눈 군함 분류. 상식적으로 알아두면 좋을 듯.
→ 만재배수량을 기준으로 나눈 군함과 명칭 및 번호 규칙
4.
가끔씩 내 블로그에 영화로 딴지 거는 이들이 있다. 보면 영화 많이 본 게 자랑이냐? 그 정도 봤는데 이 정도 리뷰 밖에 못 하냐? 뭐 그런 식이다. 내가 너네들보다 대가리가 나빠서 그런 거 아니다. 나는 영화를 보는 이유가 영화를 통해 재미나 감동을 얻고 싶은 거고, 내가 스토리를 좋아하니까 내용 중심으로 보는 거다. 그리고 나는 너네들이 영화 보고 난 다음에 영화평이나 뒤적거리고 앉아 있을 때, 나는 영화 보면서 궁금했던 부분들 그러니까 시대적 배경이나 사건 등에 대해서 정보를 찾는다. 그러면서 정보 영역을 확장하고. 어줍잖게 남의 영화평이나 보고서 마치 자신의 생각인 양 아는 척 하는 무리들 역겹다. 왜 남의 생각에 휩쓸려 사니? 쪽팔리게. 주체적인 사고 불능자들. 게다가 나는 다르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항상 다르게 뭔가를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는 사람도 있는데, 다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왜 다른지에 대한 이유가 중요한 거다. 그 이유가 들어볼 만해야지 인정해주지. 그래서 나는 <연평해전> 보고 난 다음에 제2연평해전부터 시작해서 제1연평해전까지 거슬러 훑었고, 군함에 대해서도 조사하면서 이렇구나 알게된 거다. 나는 그런 데에 능하지 예술적인 부분은 꽝이거든. 왜? 정답이 없어. 그냥 느끼면 되는 건데, 웃긴 게 정답이 없는 데서 정답을 내리려고 하는 이들이 많다는 게지. 난 이해를 할 수가 없다고. 그러면서 지네들은 똑똑한 척 하더라고. 답답.
5.
자식을 키우는 부모가 되다 보면 영화를 볼 때 감정이입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지더라. 나보다 소중한 존재가 세상에 있음을 알게 되는 순간 죽음이라는 단어를 맞닦드려도 강인해질 수 있는 이유가 그런 거 아닐까 싶다. <연평해전>으로 전사하는 장면은 나에게 큰 감흥을 주지는 못했다. 지금까지 그런 장면을 영화 속에서 보지 않았던 것도 아니기에. 내가 울컥했던 건 자식을 떠나보내는 부모들의 모습이었다. 만약 내 아들이 저렇게 죽었다면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참기가 쉽지가 않더라. 이 세상 어떤 죽음보다도 가장 슬픈 죽음을 나는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떠나는 거라 생각한다. 부모가 죽는다 한들 그렇게 슬프지는 않을 거다. 부모는 나보다 더 많은 생을 살았고 나이가 들면서 언젠가는 맞닦드려야할 현실이라 누구든 생각하기에 슬퍼도 충분히 받아들일 만하지만 자식의 경우에는 상식적으로 내가 죽어도 생을 영위할 거라 생각하기에 자식의 죽음은 그 어떤 죽음보다도 슬픈 법이다.
6.
특히 박동혁 의무병의 모친(김희정 분)이 언어 장애인으로 설정되어(이건 사실이 아니다. 실제는 안 그렇단 얘기.) 더 슬펐다. 게다가 모친 역을 맡은 배우 김희정이 너무 리얼하게 연기를 해서 아... 너무 슬프더라. 가슴 찢어질 듯한. 자식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이 공부를 못 해도 바르게 크고 건강하게만 자란다면 정말 그게 행복이라 싶다.
7.
감동이 있고, 또 잊어서는 안 될 우리 역사의 일단락이다. 그래서 강추하는 바다. 이런 영화보고 영화적인 해석을 한다는 거 자체가 인간미가 없고 인간이 덜 된 인간이라 본다. 핵심을 몰라. 맨 오마주니 클리셰니 미장센을 떠들어댈 지언정 존나 무식한 겨. 사람이 울어줄 일에 울어줄 줄 알고, 웃을 일에 웃을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한 번 즈음 보길 권하는 영화다.
8.
단, 정치적인 해석은 자제. 니미 새누리당은 이걸로 뭔 또 짓거리를 하는지. 햇볕정책에 대해서 이리 저리 얘기할 순 있어.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지만 또 문제도 있었던 건 사실이니까. 다만 문제를 보완하면서 나가야하는 거지 무조건적으로 실패다 운운하면서 너네들 논리를 내세우려 하지마라. 노무현 정부 때 NLL 문제 나왔을 때만 해도 진실을 왜곡하면서 언론에서 떠들어대던 거 생각하면 너네들은 어떤 애기를 해도 안 믿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