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여행 간 가족

0.

가족들 여행갔다. 나만 빼고. 나도 가려고 하면 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른 데에 눈 돌리고 싶지가 않다. 미쳤다니까. 그러다 최근에 몸살 기운마저 생겼는데 그 때 푸욱 잤더니 다시 충전되더만. 역시 잠이 보약인 듯. 내 눈은 24시간 실핏줄 터진 상태다. ㅠㅠ 그래도 이럴 때에 이래야지 또 내가 신경 안 쓰게 되는 순간이 오면 아예 쳐다도 안 보는데 뭐. 내가 그런 걸. 뭐. 여튼 그래서 어제도 집에서 혼자 자고, 오늘은 사무실에서 잤다.


1.

그래도 아들은 매일 카톡한다. 상황 보고. 그나마 놀러 간 지라 그리 자주 하지는 않는다. ㅋㅋ 요즈음에는 방학이라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카톡 오는데. 매일 놀아달라고. 어디 가자고. 유도 심문하고 말이지.


2.

우리 가족이랑 같이 놀러 간 사촌은 친가쪽이 아니라 외가쪽이다. 원래는 친가쪽이랑 친했는데, 친가쪽 사람들이 좀 그렇다. 상당히 셀피쉬하고 그런. 그래서 아버지마저 형제, 남매지간이지만 별다른 정이 없다. 오히려 외가쪽 사람들이랑 친하지. 외가쪽 사람들은 정이 많고 순수하다. 난 그런 사람 냄새 나는 사람들이 좋다. 작년에 한 번 큰이모 팔순 잔치를 펜션에서 모여서 했을 때 뵈었었는데 참 재미나게 사신다. 행복은 돈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그만큼 할 수 있는 게 많고 또 걱정 거리가 줄어들긴 하겠지만, 그 외사촌들과 같은 그런 얼굴 모습을 하긴 힘들다 본다. 


3.

나는 몰랐었다. 외사촌들이랑 같이 가는 줄. 나는 외삼촌네에 가는 줄 알았더니만. 사실 나는 그 외사촌들과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나서 웃고 떠들고 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작년에 큰이모 팔순 때문에 다 모였을 때 그 얘기가 나왔는데 나는 정말로 내가 돈을 대서라도 그러고 싶다. 정말로. 진심. 왜냐면 이게 사람 사는 거라는 걸 나는 느끼는 자리니까. 


4.

특히 사촌 큰누나네를 보면 큰누나랑 동창인 매형과의 사이를 보면서 참 아름답다고 느꼈다. 아직도 사랑한다. 어렸을 때 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모습. 그리고 지금도 어린 아이들마냥 장난치는 모습을 보면 참 행복해보인다. 저런 것 또한 복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많이 번다고 저럴 수 있을까 싶은 생각에 나와는 다른 뭔가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진정 부럽다.


5.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갈 수 있었을텐데. 몰랐다. 그래도 지금은 내가 뭐에 꽂혀 있으니까 눈에 들어오지도 않겠지만 나중에 돈 벌면 다같이 해외에서 놀면서 그런 시간 가졌으면 좋겠다. 그런 데 쓰는 돈은 하나도 아깝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