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나의 3,522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6점. 무속 신앙을 소재로 한 영화인데, 좀 많이 아쉽네. 우선, 영화의 재미가 별로라는 점을 들 수 있겠고, 둘째로 이렇게 무속 신앙을 그려버리면 무속 신앙은 믿을 게 못 되는 영역의 것으로 치부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 무속 신앙이 사이비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되어 그렇지 실제로 신을 모시는 무속인들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그런 이들이 봤을 때, 이건 좀 말이 안 되는.
1.
나는 어떠한 지식을 받아들이는 데에 있어서 유연한 사고 체계를 가진 사람이다. 아마 내 주변 지인들도 내가 이런 거에 관심을 갖고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를 수도 있다. 잘 얘기 안 하니까. 기실 나도 무속 신앙에 대해서는 믿을 게 못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건 사실 어찌보면 사이비들 때문에 기인된 것이리라.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 보면 꼭 그렇다고 할 순 없다. 안 그러면 해석이 안 되는 부분들이 생기기 때문.
2.
그러나 <퇴마: 무녀굴>에서는 실제랑 다른 게 있는데, 그 중에 가장 큰 것이라고 한다면 바로 영적인 존재가 물리적인힘을 가한다는 점. 뭐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조차 갖고 있지 않은데, 이걸 이렇게 그려버리면 당연히 가짜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지 않겠냐고. 영화 속에서 그려진 부분 중에 실제도 있고 가짜도 있는데 말이지. 그냥 몽땅그려서 다 가짜라고 생각하게끔 만드니 이런 부분은 좀 그렇지 않나 싶다. 영은 물리적인 힘을 가할 수 없다. 빙의라고 불리는 것과 같이 사람의 몸에 들어올 수는 있지만 말이다. 무속인들의 접신도 그런 것 중에 하나. 단지 그런 영을 다룰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빙의냐 접신이냐의 차이지.
3.
처음에는 흥미롭게 보다가 중간에 '아 이건 아니지' 이런 생각에 좀 실망스러웠다. 언제 기회가 되면 이런 거에 대해서 좀 자세히 다뤄보고 싶은데, 글쎄. 이런 거는 한 번 다루면 끝장을 봐야 하거든. 왜냐면 대부분이 선입견을 갖고 있어서 그걸 깨뜨리기 위해서는 끝장 볼 정도로 다뤄야지 안 그러면 흐지부지하게 되니까. 쩝.
4.
개인적으로 김성균은 이렇게 표정 많이 변하지 않고 하는 연기가 좀 잘 어울리는 거 같다. 다른 역들은 좀 어색했던 면이 없지 않았는데 말이지. 아. 뭐지? 응답하라. 거기서는 그래도 괜찮았었는데, 다른 역들은 그닥. 그래도 <무녀: 퇴마굴>에서는 꽤 잘 어울리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