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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인스타그램 계정 비공개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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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일에서도 전면에 나서기 보다는 뒤로 빠졌다. 그래서 미팅 같은 거 내가 안 한다. 나는 뒤로 빠져서 내 역할에만 충실하려고 한다. 내가 공부해본 내 사주는 나는 '나를 따르라'는 장수가 아니라 '너는 이렇게 싸워라'하는 군사가 적합하다. 이를 두고 리더가 아니라 참모 역할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그건 표면적인 역할의 차이일 뿐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런 얘기를 많이 듣곤 한다. 리더는 어떠해야 한다. 나는 그런 소리를 들으면 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가 하는 얘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보면, 정형화된 리더란 없다. 삼국지의 유비를 그렇게 허구화해서 표현했듯이 그럴 듯하게 보이게 만드는 것일 뿐. 마치 좋은 게 좋은 거잖아 식이다. 중요한 건 어떤 이가 리더가 되어야 하느냐가 아니라 그게 어떤 리더라 하더라도 리더가 이끄는 팀의 조화다. 즉 강한 사람이 리더라고 하면 유한 사람이 참모가 되어야 하는 밸런스가 중요하다는 것. 그런 건 얘기를 해주는 이가 없다. 왜? 모르니까. 그냥 남들이 그렇게 얘기를 하고 그게 그럴 듯하게 와닿으니까 그런 거다.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이나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어떤 리더였는지를 떠올려봐라. 그들은 결코 그런 류의 리더가 아니었다.


#1

그런 현실의 변화와 맞물려서 이제는 온라인에서도 허울 좋은 소통, 관계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거에만 집중하고,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거에 덜 신경 쓰도록 하려고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 그 첫번째로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원래는 계정 삭제를 하려고 했었지만, 몇 가지 이유로 비공개로 전환했다.


첫째, 나중에 생각이 바뀌면 공개로 전환할 수 있다.

둘째, 지금까지 올린 사진들이 아깝다. 물론 원본은 내가 갖고 있지만.

셋째, 운영하면서 신경 썼던 시간들이 아깝다. 뭐 그래도 즐겼으면 됐지만.

넷째, 탈퇴하면 해당 계정명으로는 다시 가입 안 된다.


사실 다른 이유는 이미 생각하고 있었던 바로 삭제하려고 했었는데, 네번째 이유가 걸렸다. 내 계정명이 artofwar다. 풀어서 얘기하자면, the Art of War. 손자병법의 영문 표현이다. 아깝다는 생각에 삭제를 하지 않고 비공개로 전환했다.


#2

조만간 페이스북도 정리할 생각이다. 소통? 개뿔. 관계? 개뿔. 다 허울 좋은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페이스북은 내가 지인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했었기에 친구 수도 200명 정도 조금 넘는 수준 밖에 안 되는데. 이젠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다들 좋은 얘기만 한다. 좋은 아빠 허세, 좋은 리더 허세, 좋은 사람 허세. 좋은 게 좋은 거라는 건 이해하겠는데, 완벽한 당신 나는 인간미 못 느끼겠다.

둘째, 정치 얘기는 비판적이다. 언제부터 그리 관심이 있었는지. 이제 직장에서 좀 위치가 되니까 그러는 건지. 우습다.

셋째, 앵벌이. 제일 짜증나는 건데, 이거 뭔 품앗이도 아니고 뭘 가입하라고 좋아요 눌러달라고 요청이 오는지. 그것도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조만간 정리할 생각이다. 어떤 식으로 정리를 할 지 생각 중인데, 가급적 내 손이 덜 가는 식으로. 뭘 정리하고 그럴 것도 없다. 


#3

오직 블로그만 할 생각이다. 왜? 글 쓰는 거 좋아하니까. 대학생 때부터 그랬다. PC 통신 시절에 1달이 되면 글 쓴 사람들 순위 동호회에서 발표하곤 하는데 보면 내가 참여한 동호회는 내가 1등이었다. 나 때문에 자게에 도배 기준이 마련될 정도였으니. 그러나 운영을 좀 예전과는 달리 하려고 한다. 워낙 달려드는 애들이 종종 있어서 말이다. 물론 내가 과하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럴 수 있는 거 이해한다. 이해 못 해서 그런 건 아니지만, 신경 쓰기 귀찮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그런 덧글에도 일일이 답글로 맞대응했는데 최근 1년 정도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심하면 삭제하고 말아버리곤 했다. 이제는 아예 덧글을 못 달게 할까도 생각 중이다. 소통? 뭔 소통. 어차피 글 하나 읽고 나에 대해서 오해하는데 뭔 소통이고 관계냐.


#4

여튼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나와 소통하거나 관계를 맺는 건 점점 힘들어지게 할 생각이다. 현재 일에 있어서도 내가 미팅을 안 하고 있으니. 나한테 연락이 오면 다 위임한다. 나보다 동생이 하는 게 훨씬 낫다. 왜냐면 나보다는 성격이 유순하고 유도리가 있으니까. 나는 과한 편이라 오해를 받기 쉽다. 게다가 큰 뜻을 품고 준비하고 있는 일에만 신경 쓰다 보니 거기에만 집중하고 싶고. 나중에 잘 될 때를 준비해서(나는 강한 확신이 있다.) 잘 되고 나면 또 날파리들 달라붙는 거 미연에 방지도 하고. 


뭐 이런 거다. 언제 연락했다고 '너 그럴 줄 알았다. 역시.' 그런 개소리 하지 마라. 힘들 때도 끝까지 믿어주고 힘을 줬던 이들 아니면 다 듣기 좋은 사탕발림 밖에 안 된다. 언제 얼마나 봤다고 친한 척? 됐다. 내가 과하게 표현하게 된 것들도 따지고 보면 살면서 숱하게 당하면서 상처받아서라는 생각해본 적은 없겠지. 언젠가 어떤 어른이 나더러 그런 얘기를 하더라. '한이 많구나' 몇 마디 나누지도 않았는데 그러길래 내가 좀 당황했었다. 나는 새로운 관계를 맺기 보다는 기존 관계를 더 돈독하게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5

최근에 나에 대한 얘기를 두 개 정도 들었다.


하나, 한 때는 잘 나갔던 친구

두울, 정말 똑똑한데 일이 잘 안 풀렸던 친구


직접적으로가 아니라 한 다리 건너서 그런 얘기를 듣곤 하면 그냥 웃고 만다. 그건 평가가 아니다. 애가 사탕 사달라고 했는데 집에 사탕 많으니까 안 된다고 하니 애가 아빠 미워했다고 하자. 그게 평가인가? 아니다. 그냥 투정일 뿐이다. 나는 그런 얘기를 나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지향하는 바, 내가 이루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모르니까 하는 거지. 그러나 그들이 나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그렇게 하는 얘기가 아니라는 걸 알기에 이해한다. 그러나 간혹 어줍잖게 얘기하는 이들도 있다. 나중에 보면 그 사람은 나를 아는데, 나는 그 사람을 모르는 경우다.


나름은 가슴 속에 칼을 갈고 있다.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꼭. 보여주마. 내가 어떤 녀석이라는 걸. 복수 그런 게 아니다. 나란 녀석에 대한 증명이다. 그리고 몇 개월 전에도 얘기했지만 나름 나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단단히 준비하는 게 있다. 나에겐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한다. 뭐 아직 젊다면 젊다고 할 수 있지만 내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나는 원래부터 뭔일을 할 때 배수진을 치는 식이다. 마치 이순신 장군의 필생즉사필사즉생처럼 말이다. 나는 강한 확신이 있기에 나름은 준비를 하는 거다. 큰 뜻을 품고 꿈을 이룰 일을 선보이기 전에 주변 정리하는 식? 뭔가 나오면 빵 터진다? 아니. 나중에 봐바. 알게 될 수 밖에 없게 내가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