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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외에서 물건 잘 안 사는 편이다. 잘 모르면 안 산다는 주의. 뭐 여행에서 이리 저리 손해보는 건, 경험에 대한 투자라 생각하지만 물건 사는 건 낭비라 생각한다. 그러나 여권지갑은 하나 장만해야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 그러다 요시다 컴퍼니(KURA CHIKA YOSHIDA & COMPANY)의 PORTER 매장에서 하나 구입. 후쿠오카 하카타 역 지하 상가에 있는 매장에서 구입했다. 하카타 역 주변에 몇몇 곳을 둘러봤는데, 여기 PORTER 매장에 내가 원하는 디자인이 있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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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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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나 명품 좋아했지 나이 들어서는 하우스 브랜드가 좋더라. 그러니까 특정 카테고리의 제품만 장인 정신을 갖고 생산하는 브랜드. 물론 그런 지금에도 몇몇 제품 카테고리는 일반적인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긴 하지만... PORTER 제품 좋다는 건 아는 사람들은 다 알테고, 일본의 장인 정신을 높이 사는 나로서는 디자인만 괜찮다면 괜찮다는 생각이었는데(꼭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물건 사는 거 아니잖아. 내가 만족하면 그만이지. 그래도 싼 게 비지떡이라고 싼 데에는 이유가 있다만, 비싸도 브랜드 이름값 때문에 그런 거는 별로라고 봐. 명품들 중에 그런 제품들 꽤 있어.) 제품 질도 괜찮고 가격도 적당해서 맘에 들었다.
내가 산 여권지갑 크기. 아이폰 세로 길이랑 비슷하다. 딱 여권 들어가는 사이즈라 생각하면 된다.
안에는 항공권 꽂아두는 포켓, 여권 포켓, 카드 포켓 둘 있다. 심플. 깔끔. 맘에 듬.
여권 꽂아두고 카드 포켓에는 일본, 중국 교통카드 넣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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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지갑 가격은 10,500엔(115,500원 정도). 물론 면세로.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면 난 만족한다. 내가 갖고 다니는 지갑이 까르띠에 카보숑 머니 클립인데 지금 생각 같아서는 PORTER에 괜찮은 지갑 있으면 교체하고 싶다. 까르띠에 카보숑 머니 클립이 안 좋아서가 아니다. 맘에 들어서 샀고, 4년 넘게 잘 쓰고 있지만, 항상 오른쪽 뒷주머니에 넣고 다니다 보니 앉았다 일어났다 해서 많이 휘었지. 내 신용카드도 보면 반듯하지 않고 약간 휘어 있는 것도 그 때문. 그래도 아직까지는 더 쓸 만하니 나중에 바꾸게 되면 PORTER 제품 고려해볼 듯 싶다. 까르띠에는 넘 비싸. 제품이 나쁜 건 아니지만. 그에 비해 PORTER 제품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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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이폰으로 찍은 건데(요즈음은 귀찮아서 그냥 아이폰으로 찍어버리) 회사명과 PORTER 마크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다. 작은 글씨인데 아주 또렷하게. 난 이런 디테일을 사랑한다. 왜냐면 다른 사람들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소한 면이라고 하더라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놓치지 않고 신경 쓴다는 얘기거든. 매장에 있는 명함에는 이렇게 적혀 있더라.
Heart and Soul into Every Stitch
만약 이런 문구가 우리나라 제품에 적혀 있다면? 나는 잘 안 믿는다. 왜냐면 쇼핑몰에 파는 수많은 제품들 대부분 구라거든. 거짓 광고까지 일삼는 판국에 뭐 말 다 했지. 거짓 광고는 잘못된 거고, 과장 광고는 정도껏 하면 그래도 이해한다만. 못 믿겠어. 다들 돈 버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듯. 그런 거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 의식 수준 일본인에 비할 바 안 된다. 따라잡으려면 한참 걸릴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