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속한 사람 윈 형제.폴 해터웨이 지음, 고석만 옮김/홍성사 |
2005년 3월 13일에 읽은 책이다. 정말 읽기 힘들었던(hard to endure) 책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려고 읽었던 것은 아니다. 즉, 자아 의지의 발현으로 내가 선택한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버지께서 구정 때 선물로 주신 책이다. 선물로 책을 받았으면 최소한 선물한 사람의 성의를 위해서 읽어줘야 한다. 이것도 하나의 강박관념이다.
다른 이도 아닌 아버지께서 주신 선물이기에 더더욱. 그래서 나는 책선물을 해도 상대가 원할 만한 책을 주지 그냥 주는 것은 상대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받으면 읽어야 하는데 내가 선택한 책이 아니라면, 읽고서 도움이 안 된다면... 그런 생각들이 들기 때문이다.
종교 책이다. 기독교 책이다. 종교 자체에 대한 얘기가 아니라 간증에 대한 얘기다. 나 또한 한 때 독실한 크리스챤이었기에 기독교에 대해서는 좀 아는 편이다.(학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내가 정말 읽기 힘든 것은 내용이 어렵다는 것이 아니라 disagree 하는 부분이 많았다는 점이다.
내가 지금의 내 입장의 반대에 선다면 가슴으로 이해해야지 왜 머리로 이해하려고 하느냐라고 내 스스로에게 반문할 수도 있겠다. 맞다. 종교는 머리로 이해해서는 되지 않는다. 마음부터 동해야하는 것이다. 문제는 나는 마음이 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머리로 이해하려고 했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다.
종교는 이성으로 이해하기가 힘들다. 태생 자체가 그렇다. 답이 없는 것에 대한 얘기에 누가 답을 내릴 수 있으리요. 근데 왜 유독 기독교만 답을 내리고 배척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기독교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항상 부모님들과 종교 얘기 때에는 티격태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종교는 종교라고 명명되면서부터 이미 종교의 순수성과 의미보다는 와전되어 구전되어 왔다고 생각하기에 현실에서의 종교는 이미 종교라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 NGO 적 성격을 가진 일부도 있지만 이익단체인 경우도 있다. 이것은 기독교든 불교든 다 그렇다고 본다. 일부를 갖고 전체로 확대 해석을 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일부도 분명 존재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어쨌거나 나는 논하고 싶지 않다. 기독교에 대해서 논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기독교 집안이다. 제사도 지내지 않는 독실한 크리스챤 집안이다. 그래서 어떠한 마찰을 원하지도 않는다. 아버지께서 추천해주신 책인데 이런 얘기하는 것이 좀 그렇긴 하지만 내가 읽었을 때 적어도 이 책은 나에게는 맞지 않는 듯 하다.
이 책을 가만히 보다 보면 저자가 슈퍼맨이라 생각된다. 기적이라고 불리기에는 너무나도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많다. 과학적으로 말도 안 된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실제 과학적으로도 말도 안 되는 일도 벌어지니까. 책을 읽다 보면 앞뒤가 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나는 주목할 뿐이다.
그러나 종교인으로서의 순수한 그 마음은 높이 살 만 하다. 그 외에는 없다. 아직 나는 마음의 문이 열리지 않았다. 내가 교회를 나간다 해도 아마 믿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분위기 때문에 나가지 않을까 싶다. 교회라는 테두리 내에서는 그 어떤 사람이라도 서로 챙겨주는 분위기라 그것이 좋을 뿐이다.
종교나 정치에 대해서는 글을 적을 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답이 없는 경우도 있고, 상대의 상황이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고, 남이 믿는 바를 갖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부의 결과만 나오기 때문이다. 독실한 크리스챤들에게는 매우 미안한 얘기였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고 그들 중에 당신이 있다고 생각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