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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우아한 세계: 괜찮지만 아쉬움이 남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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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3,691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7점. <우아한 세계>란 영화가 있는 지도 몰랐다. 제작 년도를 보니 2007년. 그 해에 100편이 안 되는 영화를 봤을 정도로 2007년은 영화에는 그리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때였던 듯. 

#1
영화 재밌다. 근데 나는 아쉬움이 좀 남아. 이유가 너무 갔어. 그렇다고 해서 내용이 황당무개하다 그런 건 아닌데,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고 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게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사는 한 남자(송강호 분). 그 남자의 직업은 조폭. 가족을 지키기 위해 조폭을 그만두려 하는 과정 뭐 그런 거까지는 좋았다. 거기서 비극이든 희극이든 뭔가 마무리를 지었어야 한다고 봐. 

그런데 더 나아가 기러기 아빠상까지 담아내고 있거든. 조폭을 하면서 번 돈으로 자녀들 유학 보내고 혼자서 굳은 일 해가는 모습 속에 직업을 떠나 우리 시대의 아버지상을 녹여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영화를 보면 그렇게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 코미디도 아니고 말이지. 그게 좀 아쉬운 면이다. 느와르에 충실했다고 보기 힘들어. 그러나 그게 중요한 건 아니지. 느와르에 충실했냐 아니냐가 말야. 다만 나는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다 보니 포커싱이 분산된 느낌이 들더란 게지.

#2
송강호는 연기를 연기같이 않게 하는 배우다. 물론 캐릭터에 맞춘 연기를 했다는 건 아니지만(이 말은 송강호가 맡은 캐릭터를 보면 어떤 캐릭터든 송강호가 연기한다는 느낌이 들게 하니까. 그만큼 송강호란 배우의 색채가 짙어서 그렇다고 봐.) 연기가 연기같지 않고 자연스러운 느낌. 물론 이게 연기를 잘 하는 거라 할 수도 있겠지만(분명 송강호는 연기는 잘 해. 그건 인정.) 잘 한다는 말 한 마디로 표현하기에는 너무 잘 하는 배우들이 많다 보니 조금씩 차이가 있다는 게지.

#3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친구 현수(오달수 분)과 국밥집이었나? 허름한 음식점에서 장난 치면서 물싸움 하던 장면. 나이 들어서 서로 다른 파에 있으면서도 이런 우정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쉽지 않을 건데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친구>에서 보이는 그런 극단적인 상황이 연출되는 게 당연하다는 걸 얘기하는 건 아니지만, 나이 들면 어릴 때의 어떤 사심없는 우정보다는 자신의 이해득실을 먼저 따지게 되는 경우 많으니 하는 소리다. 이거 보면서 이런 관계의 친구가 얼마나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되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