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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장애인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갖게해준 <오체불만족>

오체 불만족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 전경빈 옮김/창해

2005년 9월 19일에 읽은 책이다. 아무리 쉬운 경영, 경제 서적이라도 이와 같은 수필보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예전부터 익히 들었던 책이었는데 추석 때 e-Book 으로 읽었다. 사회적인 성공이라기 보다는 개인의 인생 극복 수기 정도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장애인이라는 것에 대해서 조금은 시각을 달리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장애인과 벽을 쌓는 어른들이라는 부분이다.

아이와 같은 경우에는 팔 다리가 없으면 "왜 없냐?"고 물어보곤 하지만, 자신의 아이가 장애인에게 그러면 어른들은 "죄송하다"라고 하면서 미안해 한다. 이것이 어른들이 장애인과 쌓는 벽이라고 저자가 얘기한다. 궁금한 것은 당연한 것이고 장애인인 자신은 상대가 그렇게 물어왔으면 한다는 부분에서는 내가 장애인이 아니라고 해도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장애인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신체적인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라도 인간 개개인에 따라서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전에 지하철 사건이 생각난다. 고등학교 시절인가 어머니랑 같이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노약자 석에 자리가 생겼다. 어머니 바로 앞 자리였기 때문에 어머니 보고 앉으라고 했다. 근데 어머니가 노약자석 바로 옆 출입구에 서 있는 한 장애인을 봤다. 그리고 장애인 보고 앉으라고 손을 잡아 끄는 거였다.

솔직히 난 그 때(분명히 기억하는데) 그건 별로 좋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장애인은 장애인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에 대한 차별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비록 자리 하나 양보하는 게 장애인 대우를 받는 것이라고 확대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고는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 장애인은 정신 박약 처럼 보이는데 딸은 정상인이었다. 딸은 가서 앉자고 하는데 그 장애인은 앉으려고 하지 않고 어머니 손을 뿌리친다. 이런 사건을 생각하면서 나는 오체불만족의 저자가 얘기하는 부분에 수긍을 하면서도 모든 장애인이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장애인 각각의 성격이 그렇기도 하겠지만 자라온 환경에서 겪은 정상인들과의 관계에서도 있다고 하겠다.

팔 다리가 없는 저자이지만 항상 생각이 밝고 적극적인 사고를 하는 저자의 태도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이런 사람도 있는데 사지 멀쩡한 정상인이 무엇을 못하랴는 것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그것은 어린 애들에게 이 책을 보여주고 다 읽고 난 다음에 할 수 있는 얘기지, 나처럼 사람은 상황에 따라 경험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는 장애인이나 정상인이나 똑같다고 생각한다. 다만 장애인은 가지지 못한 것을 기본 전제로 했기에 더 나아 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