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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다큐

F1, 본능의 질주: 포뮬러 원 인사이드 (넷플릭스)

#0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인기가 높지 않은 모터 스포츠인 F1. 그래서 그런지 영암에 서킷을 만들어 GP 대회를 유치하기도 했지만 몇 년 하다 이제는 안 하게 된 모터 스포츠. 국내에서 인기가 없는 이유는 아무래도 F1 레이서나 팀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물론 앞으로는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내가 볼 때는 쉽지 않아~

#1
<러쉬>라는 영화를 통해 나는 F1을 처음 접했는데, 이 영화의 예고편 영상에 이런 표현이 나온다.

More Powerful in the fear of death is the will to win

물론 남자로서 이런 말을 들으면 멋지긴 하지만, 머리로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 목숨보다 중요한 게 세상에 어디에 있을까? 그러나 <F1, 본능의 질주>를 보다 보니 조금 이해가 되더라. F1이라는 모터 스포츠에 얽히고 섥힌 관계 그리고 극심한 경쟁 관계 속에서는 그런 생각을 충분히 갖을 수 있다는 게지. 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잖아?

#2
F1 레이싱팀은 전세계 10팀, 각 팀별로 레이서는 2명, 결국 전세계 F1 레이서는 20명이 전부다. 게다가 F1 레이서들이 점점 젊어지고 있는 추세고. 결국 F1 레이서가 되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카트 타면서 꾸준히 실력을 쌓아, F3, F2를 거쳐야 하니 이 또한 조기 교육이 아니면 F1 레이서가 될 수 없단 얘기.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F1 레이서 나오기가 쉽지 않은 거고. 

물론 달리는 것만 보면 뭐 나도 칼치기도 잘 하고 빨리 달리고 슈퍼카도 몰아봤는데 못 할까 싶겠지만, 시속 300km/h를 넘나들면서 급브레이크 시에는 중력의 5배 정도를 견뎌내야 하고, 2시간 넘게 쉬지도 않고 집중해서 달려야 하는 레이싱을 단순히 재미로 레이싱하듯 모는 거와 비교할 순 없겠지. 그래서 우리가 기억하는 월드 챔피언(한 해의 GP 포인트를 누적해서 결정하게 되는 그 해의 챔피언)만 대단하다고 할 순 없는 노릇이다. F1 레이서 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부분이니까.

#3
다큐보면서 좀 씁쓸하다 생각하는 건, 오직 우승만을 위해서 달리려고 하는 레이서의 자세였다. 물론 경기에 임하면 우승을 하는 게 의미가 있지만, 스포츠 정신보다는 오직 우승을 위한 경쟁에만 치우치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어서 말이다. 천문학적인 팀 운영비에, 우승을 해야 의미가 있으니 경쟁 속으로 레이서들을 몰아넣고, 또 그런 자세가 되지 않으면 레이서가 아니라는 듯한 뉘앙스를 보면서 마치 십수년을 달리기만 하여 경주용 말이 된 듯한 인간을 보는 듯해서 씁쓸하더라.

그런 환경에서 그런 것만 보고 자랐고, 우승의 꿈을 갖고 십수년을 달려왔기에, 또 젊다 보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겠지만 그들도 나이를 먹고 삶을 뒤돌아보게 된다면 얘기가 많이 달라질 거라 본다. 물론 성공만 해서 잘 나가는 경우에는 그런 생각 조차 못하고 사는 사람들도 더러 있긴 하더라만. 

#4
시즌 2까지 있던데, 시즌 1만 보고 시즌 2는 안 볼 생각이다. F1에 대해서 잘 알게 된 부분은 시즌 1으로 충분하다고 봐. 그 이상은 그 세계에 대해서 별로 보고 싶지는 않더라고. 보고 배울 게 읍써. 내가 좋아하는 다큐들 보면 그래도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고 내 삶을 돌아보게 해주고 그런 면이 많이 있는데, 이 다큐는 그런 면이 전혀 없어서 그냥 재미용으로만 봐야할 듯. 시즌 1 3~4편까지는 참 재밌게 본 거 같다. 뭐랄까 다른 세계의 얘기니까. 근데 그 이후부터는 글쎄.

#5
유투브에 넷플릭스 추천하는 영상들 많은데, 광고인지 아닌지 잘 가려야할 듯. 물론 광고라고 표기된 것도 많고 광고라고 하더라도 뭐 내용 보고 선택하는 건 우리 몫이니 그걸 두고 뭐라 할 순 없다만, 광고는 결코 나쁜 얘기 안 한다. 항상 좋은 얘기만 한다. 그래서 광고를 볼 때는 그들의 말을 다 믿기 보다는 무엇을 얘기하지 않는지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내 경험상 있는 그대로 애기를 하기 보다는 사람들은 혹 하는 거에 쉽게 눈이 가더라고. 그래서 소비자가 현명해지지 않는 이상 그런 광고는 계속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본다. 

#6
여튼 F1에 대해서 볼 만한 영상을 찾는다면 시즌 1은 추천, 그러나 다큐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시즌 1보다가 중간에 그만 보게 될 확률이 많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일단 시작했으니 끝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시즌 1은 봤지만 시즌 2는 안 볼 생각임. 배울 게 없음. 재미를 위해 본다면 차라리 영화나 미드를 보는 게 낫다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