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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다큐, <프리 솔로>는 어떠한 안전 장치 없이(로프 하나 없이) 암벽을 등반하는 암벽 등반가 알렉스 호놀드의 요세미티(맥 유저라면 잘 알 듯) 국립 공원에 있는 엘 캐피 탄(El Capitan)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은 다큐다. 2019년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상 수상작.
#1
이걸 두고 놀라운 도전 정신이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무모한 도전이라고 해야할까? 어느 것이든 택일을 하게 되면 반대의 얘기에 부정적으로 얘기할 수 밖에 없는 입장에 놓이곤 하지. 아마도 암벽 등반가가 아닌 이상 대부분은 두가지 생각을 동시에 하지 않을까 싶다. 어느 쪽의 생각으로 치우치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라도 말이다.
#2
목숨을 건다는 관점에서 보면 F1 드라이버와 비슷하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F1 드라이버는 그들이 놓인 환경 때문에 그렇게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 암벽 등반과 같은 경우는 자기와의 싸움이라 조금 다른 면이 있지 않나 싶다. 안전 장치 하나 없기에 더욱더 집중을 해야 하고 그런 순간을 즐긴다는 걸 두고는 뭐라할 수는 없겠다만, 아무리 자신이 최선을 다하고 집중을 한다 하더라도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법인데 말이지. 목숨을 담보로 그렇게 한다는 건 솔직히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지 않나?
#3
그의 도전정신은 숭고하고 높이 사되, 그 도전정신을 다른 데에 쏟아붓는 게 어떨까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물론 이미 그렇게 살아온 인생이라 그러기도 쉽지 않겠지만. 나는 다큐 보면서 내 아들이 저런다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저런다면? 그런 생각을 해봤는데 끔찍하다. 본인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그걸 알기에 존중해준다고 해도 항상 마음 졸이면서 지내야 하는 그런 상황. 아. 생각만 해도 힘들 듯 싶다. 그게 더더군다나 자식이라고 한다면... 세상에서 가장 큰 불효는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죽는 거라 생각하기에 나는 상상조차 하기도 싫을 듯.
뭔가를 이뤄내고 수많은 잡지에 표지를 장식하고 유명세를 탄다 하더라도 아마 부모 입장에서는 살아돌아오면 제발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고 할 듯 싶다. 즉 뭔가를 이뤄냈다는 달성의 기쁨보다는 실패를 했다 하더라도 살아돌아왔다는 거 자체만으로도 기쁠 듯 싶다는.
#4
글쎄. 통계를 몰르긴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스포츠가 윙 슈트 입고 날라다니는 건데, 이것도 거의 그 정도 급 아닐까 싶은 생각이다. 물론 이번에는 성공했다 하더라도 또 다른 도전을 할 거 아닌가? 그렇게 따지면 언젠가는 사고를 당할 수 밖에 없다고 보는 입장이라 지금이라도 다른 데에 관심을 두는 게 더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5
다큐를 다 보고 나서 위대한 도전 정신, 인간 승리 그런 거 보다는 무모하다, 가족들을 생각해라 그런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던 다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