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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패션

캐드 재단 vs 테일러 재단, 다른 요척량(원단 사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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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오운핏은 치수에 따라 원단 사용량(요척)을 자동 계산해서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서, 덩치가 작은 사람일수록 조금은 저렴해진다. 나는 이게 합리적이라 생각했기에 그렇게 한 건데, 이 때문에 사실 계산이 복잡해지긴 한다. 왜냐면, 코트의 경우에는 같은 덩치라 하더라도 반코트냐 롱코트냐 즉 코트 기장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도 있고, 원단이 체크 원단이면 요척이 달라지기도 한다. 체크 원단은 무늬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원단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힘든 부분이 생기기 때문.

 

게다가 더블 브레스트로 할 것이냐, 아웃 포켓으로 할 것이냐 등 스타일 옵션에 따라 요척이 달라지기도 한다. 결국 요척을 자동 계산하기 위해서는 치수, 원단, 스타일 옵션 모두 다 연동될 수 밖에 없다. 이런 기능을 추가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사실 복잡도가 많이 달라지는데, 이렇게 한다고 해서 매출이 더 올라가거나 누가 알아주는 게 아니다 보니 이렇게 개발하진 않지. 그래서 유어오운핏의 차별화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전세계 어디에서도 가격 계산을 이렇게 하는 데는 없으니.

 

#1
기성복 공방이든 맞춤복 공방이든 캐드로 재단하게 되면 요척 올라간다. 기계로 하면 사람이 하는 거 보다 좀 더 효율적으로 재단해서 원단 사용량이 줄 거 같지만 그렇지 않다. 생각보다 꽤 많은 원단 로스가 생겨서 캐드로 재단하는 게 요척이 더 많이 나온다. 그래서 유어오운핏 요척은 모두 사람이 재단하는 기준으로 계산한다. 고가의 원단이면 생각보다 가격 차이가 꽤 나온다.

 

#2
그렇다고 해서 캐드로 재단하는 게 무조건 안 좋냐? 그건 아니다. 캐드로 하면 패턴을 디지털화해서 저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기성복에서는 캐드로 재단하는 건데, 기성복이야 기성 원단으로 엄청 많은 양을 사오니 요척에 따라 가격 차이가 생각보다 그리 심하지 않다. 게다가 이미 정해진 치수로 패턴화가 되어 있으니 디지털화시키는 게 더 낫지.

 

반면 맞춤복은 같은 치수로 제작되는 게 아니고, 체형 보정 사항도 들어가기 때문에 캐드로 한다 하더라도 매번 패턴에서 수정해야 한다. 물론 재단사가 재단하는 거보다는 당연히 디지털화되어 있으니 편하겠지만 그건 업체의 입장이지 고객의 입장은 아니다. 그만큼 고객은 업체의 편의를 위해서 원단 사용량에서는 손해를 보게 되는 거지.

 

#3

기성복이야 뭐 원가 대비 몇 배의 판매가를 설정하니까 그런 부분을 따지는 거 자체가 의미가 없다만, 맞춤복의 경우에는 원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크다. 특히나 고가의 원단일 경우에는 더더욱. 이런 이유 때문에 요척 자동 계산한 거지만, 사실 사업을 영위하는 입장에서는 이거 하나 때문에 파생되는 복잡도를 생각하면 요척 자동 계산 안 하는 게 맞다. 그래서 나는 사업가가 되지 못하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