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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해서? 아니~
나이가 들면 건강을 위해서라도 운동하는 게 일반적이다. 대부분 GYM을 다니거나, 등산을 하던데, 나이가 들수록 GYM보다는 등산을 선호하는 거 같다. 등산하면서 연애하는 건가 싶기도. 그런데 희한하게도 나는 등산이 그리 땡기지가 않더라. 물론 등산해서 정상에서 맛보는 그 느낌이 좋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리 땡기지가 않네. 어릴 적 골프 배우라는 얘기를 그리 들어도 골프보단 당구가 땡겼던 것과 비슷한 맥락. 저마다 취향은 다른 거 아닌가.
40대 중반 정도 되고서는 확실히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오십견이 와서 한 때는 어깨를 120도 정도 밖에 못 돌렸었고(많이 나아진 지금이라도 오른쪽 어깨는 좀 불편하다.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줘야할 듯.) 골반 틀어진 거 때문에 척추도 그닥 좋지 못하다. 그렇다고 디스크나 측만증 정도는 아니지만 그 이전 단계 정도. 그래서 작년 말에 꾸준히 치료 받아서 좀 나아졌는데, 자세가 잘못돼서 그런지 또 그러네. 이런 거 제외하고는 난 병원에 다녀본 적이 거의 없다. 아. 치과는 예외.
나름 건강하다. 면역력도 나쁘지 않고. 담배를 하루에 한 갑씩 꾸준히 피우고 있는데도 아직까지는 말이다. 그래서 특별히 건강을 위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다시 시작한 건 아냐.
#1
헬창이 유행이라서? 아니~
유투브 보면 헬창들 많더라. 웨이트 트레이닝 좋아하는 연예인 김종국도 그렇고. 근데 나는 사실 그런 몸 그닥 좋아하고 부러워해본 적이 없다. 물론 친구 중에 그런 몸을 가진 친구 있지. 면전에선 멋지다고 얘기하곤 하지만 내가 그런 몸을 갖고 싶지는 않아. 그건 자기 만족인데, 나는 거기에는 자기 만족에 대한 욕구가 없다. 어느 정도 이쁜 몸을 만들려고 하는 거지 내가 선수급으로 몸을 만들려고 하는 건 아니기에 그렇게 빡세게 하고 싶은 생각 없다.
GYM에서 벌크 크고 무거운 중량으로 운동하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초보들은 주눅들기 십상이지만 난 전혀~ 오히려 보란 듯이 가벼운 무게로 정확한 자세로 천천히 운동한다. 그래도 말라서 데피(잔근육)랑 힘줄은 내가 더 많이 나오거든? 이게 체형에 따라 다른데, 어떤 이는 벌크가 커지는 장사 스타일이고, 어떤 이는 데피가 많아지는 이소룡 스타일이고. 이거 책에도 나와 있어. 내가 표현을 그리 했을 뿐이지. 자기 체형에 맞게 하면 되는 거다. 게다가 몸무게도 저마다 다르잖. 굳이 무거운 거 친다고 부러워할 필요가 므 있노.
내가 알기론 프리 웨이트로 벤치 프레스를 기준으로 말하자면, 본인 몸무게의 1.5배까지 드는 게 일반인 맥시멈이라고 안다.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리 들었었어. 선수급은 2배 이상 친다고 하고.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내 몸무게의 1.5배까지 드는 걸 목표로 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나는 보기 좋은 몸을 만들려고 하는 것일 뿐인데. 헬창도 아니고 말이지.
게다가 벌크도 크고 데피도 많이 나온다 치자. MMA 수련한 사람에게 개발리는 경우 많잖. 그냥 보기만 좋은 근육이지 실전 근육은 아니잖. 물론 그걸 업으로 삼는 이들은 그렇게 해야지. 업인데. 마찬가지로 MMA 선수들은 벌크 커지만 둔해지는 것도 그렇지만 반응 속도 느리고 쉽게 근육이 쉬이 피로해지니까 안 키우는 거거든.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그렇게 힘 키우는 게 과연 힘을 키우는 건가? 그 힘 어디다 쓸라고? 근데 보면 웨이트 좀 했다고 꼭 힘주고 다니더라. 그러다 쳐맞으면 덩치값 못한다 소리 들을 건데 말이지.
그래서 나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도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도 않고, 어느 정도 이쁘게 몸이 만들어지면 다른 운동을 하는 게 더 낫다고 봐. 차라리 복싱을 배우든, 주짓수를 배우든 그러는 게 낫다고 본다.
#2
핏 때문에? 아니~
옷빨 잘 받으려면 말라야 한다. 마르면 왠만한 옷들 다 소화된다. 보통 자기 키에서 100을 뺀 게 적당 몸무게고, 110을 뺀 게 모델과 같이 말라서 옷빨 잘 받는 몸무게가 된다. 나는 후자거든. 말랐지. 그런데 옷빨은 잘 받아. 게다가 재단사 선생님도 그랬지만 키에 비해 다리 길고, 어깨 넓고. 나름 비율 좋은 편이다. 물론 나보다 더 좋은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비율이 안 좋은 건 아니란 얘기. O자 다리라서 그게 좀 아쉬워서 그렇지. O자 다리만 아니였으면 키 더 컸을 거고, 다리도 더 길었을텐데 아쉽노. 교정할까? 이 나이에?
옷 만드는 사람이니 옷을 잘 입고 다녀야 하는데, 예전에는 그렇지 못했다. 보이는 부분보다는 안 보이는 부분에만 신경을 썼던 거 같다. 물론 안 보이는 부분 중요하지. 그렇다고 보이는 부분을 도외시할 순 없거든. 그래서 요즈음에는 옷 잘 입고 다닌다. 여튼 핏을 생각한다면 굳이 몸을 만들 필요 없다. 게다가 벌크 많이 커지면 지금 갖고 있는 옷들 안 맞아서 입지도 못할텐데... 이 옷들 돈이 얼만데. 그렇게 비싼 옷들 만들어두고 입지도 못한다면 섭하지. 그래서 핏 때문에 그런 건 아니다.
지금은 키에서 110을 뺀 몸무게지만 105를 뺀 정도의 몸무게를 만들면서(그 정도면 지금 옷들 충분히 입을 수 있다고 본다) 근육을 붙여서 보기 좋게 만들려고 하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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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캉스 근육
나는 바캉스 근육이라고 부르곤 한다. 그냥 보기 좋은 근육. 여름철을 위해 만든 근육. 그렇다고 해서 이게 나쁜 소리라고 생각하진 않거든? 나는 내가 생각할 때 이 정도면 됐다 싶은 정도가 되면 굳이 중량을 더 들기 위해서 노력한다거나 매일 운동하러 간다거나 하고 싶은 생각 없다. 그냥 그 상태를 유지하면서 일주일에 2-3번 정도만 가는 게 적당하다고 봐. 남는 시간에 다른 걸 하는 게 낫지 않나? 세상에 배울 게 얼마나 많은데 꼭 이거 하나만 고집해야 하노.
다만 이번에 GYM을 1년 끊었거든? 보통 운동을 해본 사람은 열심히 하면 2개월 정도 되면 예전 몸까지는 쉽게 만든다. 그럼 나머지 10개월은? 예전엔 부족했던 부위에 집중할 생각이다.
- 복근: 정말 잘 안 나온다. 마른 나라고 해도 말이다. 보통 조진다고 하는데 그렇게 해도 반짝 나오고 마는 정도라.
- 전완근: 이거 운동하기 힘들다. 해보면 알 듯
- 허벅지: 이건 노력하면 된다. 안 해서 그렇지.
- 종아리: 이것도 왠만히 운동해서는 안 되더라.
이런 거를 좀 더 집중할 생각이다. 잘 나오는 부위라고 그 부위만 하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밸런스를 생각해서 조화롭게, 이쁘게. ㅎ
#4
좋은 취미
꼭 웨이트 트레이닝이 아니라 하더라도 운동을 하는 건 다 그렇다. 잡생각이 없어지고, 정신이 맑아진다. 좋은 취미 아닌가? 그렇다고 여기에만 집중하는 헬창은 내 취향상 안 맞고. 난 어느 정도 몸 만들면 다른 운동을 하거나, 전시나 보면서 문화 생활을 하거나, 여행이나 다니고 싶지 GYM에 쳐박혀서 소리 내며 고중량 들려고 노력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거든. 그러나 꾸준히 가져야할 취미 중에 운동은 나이도 있고 하니 필수가 아닌가 싶다.
오늘 운동 첨하고 왔는데, 돌아오는 길에 날씨가 포근하고 좋아서 그런 지는 몰라도 상쾌하고 개운하더라. 이런 느낌 오랜만에 느껴보는 듯. 물론 하다 보면 현타 와서 하기 싫은 때도 있겠지만 지금은 간만에 하는 거라 좋았던.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 어느 정도 수긍하는 말이긴 하다만 난 이렇게 단순한 명제들을 보면 아닌 케이스들이 막 떠올라서 말이지. 건강한 육체를 가졌는데 정신이 쓰레기인 경우들도 많잖아? ㅎ 그래서 나이 들면서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경우들도 많아졌다. 그게 속 편해. 상대가 뭐라 생각하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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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GYM 등록하고, 이것 저것 산 거 오늘 도착 다 해서 오늘 처음 다녀왔는데, 앞으로 열심히. 2달 뒤면 예전 몸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