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모임이라고 하면 교회 모임을 가장 많이 한다. 화요일 남성공동체 모임 행복모임, 수요일 셀모임, 일요일 양육과정까지. 1달인가 2달에 한 번은 교회 청소를 하곤 하는데, 지난 주 토요일이 그랬다. 근데 말이 청소지 여럿이서 분업해서 닦고 하면 30분이면 끝. 그리고 항상 같이 식사하러 가는데, 항상 맛난 것만 먹거든. 교회가 대화동 쪽에 있어서 그 근처로 가는데 생각보다 대화동 쪽에 맛집 많더라. 지금까지 가는 데마다 다 맛있었던 기억이...
나는 순대 못 먹는다
엄밀하게 얘기하면 안 먹는다고 해야겠지. 못 먹는 건 아니니. 왜 안 먹냐? 뭔 맛인지 난 잘 모르겠더라. 맛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나에겐 무맛이란 얘기. 그렇다고 식감이 그리 좋은 것도 아니고 그래서 안 먹는다. 그러나 못 먹는 건 아니니까 순대국밥 먹으러 가자는데 거기서 저는 그거 안 먹습니다 하고 내 입장만 고려할 건 아니라 그냥 간 거다. 나는 굳이 내가 스스로 순대국밥 먹으러 가진 않아. 그런 나도 여기는 추천할 만한 게 맛나더라. 정말 추천한다고 해서 데려간 데에는 이유가 있더라는.
추천메뉴
대나무찜 정식
지구덕 집사님이 추천해준 대나무찜 정식을 시켰다. 양이 조금 많은 편이라고 하시던데 먹어보니 진짜 배부르다. 소사골 순대국에 공기밥 나오고 그리고 대나무찜까지 나온다. 소사골 순대국에는 내장도 푸짐하게 들어 있는데, 사실 나는 물에 빠진 고기는 잘 안 먹어서 내장은 죄다 건져서 아들한테 줬다. 아들은 환장하거든. 소사골 순대국은 내장이 들어 있어서 약간 내 비위에 살짝 거슬리긴 했지만 이 정도는 그냥 먹을 만하다.
소사골 순대국에 다대기랑 새우젖 넣고 휘휘 저어 뿌옇던 국을 뻘겋게 만들어 밥 한공기 넣고 먹다 보니 그 옛날 조선 시대에 주막에서 국밥 먹는 느낌.(이 음식점은 현대적이다만) 아마 그 당시에는 국밥이라고 해도 상당히 비릿했을 거야 싶은 생각이 들더라. 여튼 냄새에 민감한 내가 그래도 먹을 만하다고 하면 그게 맛있는겨. 난 아니다 싶으면 아예 입에도 안 대는 스타일이라. 그리고 대나무찜. 숙주 나물을 아래에 깔고 순대와 수육과 버섯을 쪄서 주는데 와~ 수육 진짜 진짜 맛있더라.
수육을 내가 못 먹는 건 아냐. 그러나 그닥 선호하진 않아. 난 뭐 족발도 그리 선호하지 않는 사람인데. 근데 만약 이 대나무찜의 수육과 같다면 나 수육 좋아할 거 같다. 두께가 좀 두꺼운 수육인데 부들부들하니 아... 성시경의 먹을텐데 같은 거 보면 성시경 정말 맛있게 먹던데 그게 이런 맛일까 싶더라는 생각이 들더라. 정말 맛있었다. 담에는 수육집 맛있는 데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물론 이런 거 먹다 보면 소주 한 잔 생각나겠지만 나는 술도 못 하는지라 술 생각은 전혀 안 나더라. 아마 소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백퍼 소주 시켰을 듯.
대화동 먹자골목 참 맛집 많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