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정리하면서 필요 없다 싶은 건 다들 그렇겠지만 당근에다가 내다 판다. 근데 이건 테이블이어서 부피가 되다 보니 누가 가져가겠나 싶었다. 그래서 좀 싸게 올렸더니, 왠일? 하루 만에 몇 건의 문의가 오는 거다. 내가 너무 싸게 올렸나 싶긴 했는데, 그래도 돈 주고 폐기물 처리하는 거보다 낫다 생각해서 그렇게 한 거. 동생은 누가 사겠나 했는데, 올리자 마자 하루 만에 거래되더라.
거래자가 왔고, 같이 들어줬다. 문제는 차가 경차라 안 들어가는 거다. 허허. 이거 어떻게 한다? 나보고 2만원 드릴테니 내 차를 이용하면 안 되겠냐고 하더라. 일단 생각 좀 해보자고 하고, 집 위치를 파악해봤더니 편도 30분, 왕복 1시간이더라. 음. 뭐 어쩌겠나. 살다보면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데. 이왕 그런 거 기분 좋게 해야지. 그래서 일단 옮겨줬다. 렌치가 없어서 옮기고 난 다음에 조립도 해주고.
내 1시간과 왕복 기름값(요즈음과 같은 고유가 시대에 고급 휘발유인데) 생각하면 거래 안 하는 게 맞겠다는 이성적인 판단이 들지만 사람 사는 게 그런 게 아니다. 그래서 기분 좋게 내가 배달해주고 왔네. 그렇다고 추가 2만원 입금 요청도 안 했다. 그랬더니 후기 남기면서 저렇게 기프티콘을 쏘더라. 굳이 그렇게 안 해도 되는데, 미안했던 모양이다. 이런 거 보면서 그래도 이런 게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닌가 한다. 사소한 일이지만 기분 좋네. 그냥 흐뭇하고.
참고로 구매자는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다. ㅎ 오해할 수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