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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20일. 인스타그램을 그만두기로 했다.
내가 페이스북을 그만둔 이유는 지인들의 착한 사람 코스프레가 진절머리가 나서고, 이번에 인스타그램을 그만둔 이유는 내 인스타그램이 개허접 같아서였다. 대부분 인스타그램은 허세를 위한 채널 아니던가? 물론 나는 그런 걸 싫어해서 그래도 인간적인 냄새 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지내긴 했지만, 그렇다고 소통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소소한 일상을 지인들에게 전달하는(나 이렇게 살고 있다) 정도 수준이었는데 그게 과연 무슨 의미인가 싶었다. 게다가 허세 가득한 인스타그램에 개허접 사진이나 올리는 내가 한심해보이기도 했고. 왜 쓸데없는 데에 시간을 낭비하는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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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도 정리했다.
나는 나만의 루틴 같은 게 있었다. 아이폰으로 촬영한 사진은 블로그에 적어야만 비로소 아이폰에서 삭제를 한다. 그러나 요즈음은 시간이 없다보니 블로그에 글을 적지 못했던 것일 뿐.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블로그도 쓸데없는 짓을 많이 하고 있던 거 같다. 그래서 책이나 다큐 리뷰, 소소한 생각을 적는 메뉴 이외에는 죄다 비공개로 전환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그런 글은 안 적을 생각이다. 굳이 적어서 뭐하게? 나름은 내 인생을 기록한다는 생각으로 2000년 초반부터 운영하던 개인 홈페이지를 블로그로 전환하고, 아주 오랫동안 수많은 글(그 중에는 글 같지도 않은 글도 있다만)을 적어댔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다 부질없는 나의 루틴이었던 거 같다. 거기에 들인 시간이 아깝긴 하지만 앞으로 안 그러면 되는 걸. 그래도 내겐 재미있는 취미였다고 생각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