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라고 하면 노래방에서 내가 불러서 잘 부를 만한 가요나 듣곤 하는 게 고작인 나랑, 초등학생 때부터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을 들어왔고, 지금도 아침에는 클래식 밤에는 재즈를 듣곤 하는 여친이랑은 음악으로는 공통 분모가 없다. 사실 여친이 전에 만났던 남자들의 경우에는 음악(또는 미술)을 통해 예술적 교감을 하곤 했다는데, 나랑은 전혀 그러지를 못해 아쉽다고 하지만 그래도 나는 젤 끌리는 남자잖아.(내가 젤 외모적으로 뛰어난 건 아니라고 해도 여친 말로는 레어템. 유니크한.) ㅎ 남녀 사이는 그게 가장 중요하지 않나?
음악
Music
나는 가사 중심으로 음악 아니 엄밀하게 얘기하면 노래를 듣는다. 여친은 멜로디 중심으로 듣는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느낀 점은, 왜 내가 요즈음 음악은 도통 안 듣게 되는지를 알 거 같더라. 가사가 안 들려. 뭔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물론 그런 노래들 중에서도 간혹 멜로디가 딱 꽂히는 그런 노래들이 있긴 하지만.
영화도 그렇다. 나는 내용 중심으로 보고, 여친은 캐릭터 중심으로 본다. 미대 출신이라 그런지 예술적인 부분에서는 뭔가 많이 다르다. 그래서 나는 그런 부분은 여친에게서 얘기 듣는 걸 좋아한다. 아무리 들어도 그런 감각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나는 대신 이성적 사고는 능하니 그걸 이성적으로 이해하면서 극복하려고 하지.
여친이 들어보라고 하는 음악을 듣다 보면 뭐랄까 심심하다? 막 기교가 들어간 게 아니라 뭔가 음... 뭐라 해야하지? 내가 확실히 이런 거에는 약한 듯. 그렇다고 시끄러운 음악을 안 듣는 것도 아냐. 힙합이나 하우스 음악도 듣고. 하여간 음악에 있어서는 폭이 상당히 넓다. 음악 없이는 못 살 정도니. 그래서 작년까지만 해도 풀 파티 가서 음악 듣고, 콘서트 다니고 했던. 그래도 나 만나서는 국내 가요도 듣더라. 나와 같이 듣기 위해서. 일종의 '고객 맞춤'이란다. ㅎ
오르페오 한남
Orfeo Hanam
사운즈 한남. 이런 데가 있는 지 첨 알았다. 아무래도 음악에는 취향이 없다 보니. 오르페오는 사운즈 한남 5층에 있다. 사운드 영화관이라고 해서 일반 영화관에 비해서 사운드가 좋다고 하는데, 솔직히 더 좋은 지는 모르겠다. 우리가 본 게 '라라랜드'였는데, 일반 영화라고 해도 뮤지컬적인 요소가 있어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봤지만, 사운드가 더 좋은 지는 저언혀 모르겠더라는. 내가 막귀라서 그런 건 아니다. 여친도 그렇다고 했으니. 여친이야 여기를 첨 온 건 아니지만 적어도 '라라랜드'로는 사운드의 차이를 느끼기는 힘들다는 것.
오르페오는 예약제다. 카카오톡 채널을 추가해서 예약하고 결제는 현장에서 했다. 인당 25,000원. 영화관보다 가격이 더 비싸지만 그래도 이런 경험도 한 번 해본다 생각하면(사운드가 좋은 건 전혀 모르겠고) 이용해보길. 영화관은 조그맣다. 6명이 한 줄, 총 5줄이니까 30명이 관람 가능한 규모라 영상도 그리 크지 않다. 앞좌석하면 고개가 아프지 않을까 싶긴 했는데 2번째 줄에 앉았는데도 전혀 그런 느낌이 안 들더라. 그냥 집에서 프로젝터로 보는 느낌? 근데 여친은 왜 영화는 안 보고 내 몸을 만져싸. ㅎ
포토존
Photo Zone
오르페오 입구 앞에는 이렇게 LP판을 들을 수 있는 헤드셋이 갖춰진 소파가 있다. 여기서 사진 찍으면 분위기 산다고 해서 몇 컷. 근데 인물 사진은 나보다는 여친이 잘 찍긴 하더라. 내가 사진 못 찍는 사람이 아닌데, 결과물을 보면 그렇더라고. 그래서 그런 부분의 센스도 좀 터득해야할 듯. 찍다 보면 늘겠지. 여자들 사진은 여자들끼리 다니면서 잘 찍는다고 그러던데 그렇게 많이 찍다 보니 는 거겠지. 근데 여친은 나랑 있으면 본인 사진은 잘 안 찍으려고 하고 내 사진을 찍어준다거나 커플 사진 정도만 찍는다.
그래도 찍은 사진이 맘에 들어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