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정도 청담동 VVIP 1인 헤어샵 '더 에이'에서 머리를 하고 나면, 압구정 쪽을 구경하곤 한다. 그러니까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압구정 투어를 하는 셈. 여친은 압구정이 익숙해서 그런지 편하다고 하고, 여기서 사람들 구경하는 걸 재미있어 한다. 이렇게 압구정 투어를 할 때면 항상 들리는 데가 바로 하우스 도산. 여기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가면 내부가 항상 바뀌어 있어.
하우스 도산
Haus Dosan
이번에 갔을 때는 유리관 안에 사람이 있는 줄 알았는데, 로봇이더라. 근데 얼굴만 보면 사람인 줄. 잘 만들었대. 1층 제품 진열대에 로봇이 쓰고 있는 선글라스 있길래 써봤는데, 쪼금 어울리는 거 같기는 한데, 너무 튀어서 나이 든 나는 쓰기가 좀 그런. 이거 팔려고 만든 거 맞나 싶기는 한데, 너무 미래적인 디자인이라 누구 쓰고 다니는 사람 있을라나 싶다. 전신 거울이 있으면 항상 커플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 여친. 희한하게 독사진은 못 찍게 하고, 커플 사진만 본인이 찍으려고 한다. 물론 내 사진 종종 찍고.
스페이스 도산
Space Dosan
지나가다가 입구에서 연기가 나오길래 이거 뭔가 해서 들어가봤는데, 화장품 브랜드에서 만든 '스페이스 도산'이란 공간이더라. 나름 '하우스 도산'과 같은 느낌으로 연출하려고 만든 거 같긴 한데, 뭔가 부족해. 이렇게 만들어두고 또 바꾸기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 확실히 젠틀 몬스터는 팀이 있어서 그런지 전문적이고 다르다는 느낌을 주는데, 여기는 따라했다? 뭐 그런 느낌이 더 강해서 그닥.
소망교회
Somang Church
그리고 잠시 들린 소망교회. 여기서 여친이랑 같이 기도하고 나옴. 소망교회 근처에 있는 길고양이. 저렇게 앉아서 자는데, 사람들이 가까이 가도 꿈쩍도 안 한다. 사람이 익숙한 길고양이인 듯.
스투시
Stussy
나는 스트리트 브랜드 그닥 선호하지 않지만 여친이랑 같이 들러서 이쁜 먹색 후드 집업 하나 겟. 둘이서 같이 입자고 내가 묵는 호텔에 놔두라는데, 지퍼 위치 보니까 여성옷. 여친이 입으면 루즈핏, 내가 입으면 저스트. 요즈음 스트리트 브랜드 옷은 핏이 좀 크게 나오는 모양이다. 뭐 이쁘면 그만. 게다가 스투시 로고가 등판에 똻 있는 그런 것도 아니고 왼쪽 가슴에 작게 있어서 티가 안 나서 좋아.
올데이 사운드 바
Allday Sound Bar
가로수길로 넘어가서 들린 사운드 바. 어둑어둑하니 분위기는 있는데 DJ 타임 이전에 나와서 음악을 제대로 즐기진 못했네. 뭐 사실 나는 음악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여친이나 좋아하지. 젊은 애들 속에 늙은 우리가 있으니 뭔가 영해지는 느낌? ㅎ
한 달 전인가도 압구정 데이트를 즐겼었는데, 코스는 달랐을 뿐 들리는 데는 대부분 비슷. 둘 다 옷은 좋아하는 편이라 뭔가를 사지 않아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게다가 사람 구경까지. 젊은 친구들의 옷차림, 스타일 보면서 요즈음 어떤 트렌드인지 보는 재미가 있긴 한데, 그렇다고 그 트렌드를 따라갈 것도 아니고 나이 먹고서 따라하면 주책일 거 같아서 구경만 하는 걸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