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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

딱 1개월 전에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하는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을 관람하고 왔다. '절규'야 워낙 유명한 작품이긴 하지만 나머지는 모른다. 아무 것도 모른 채로 전시 관람했다는 얘기. 왜? 유명하니까. ㅎ 그래도 전시 관람할 때는 벽에 빼곡히 쓰여진 글들 죄다 읽어보면서 작품을 이해해보려고 노력은 한다. 그 덕분에 1시간 정도는 훌쩍 지나가버린다는. 그래서 그런 게 안 맞으면 나랑 같이 전시보기 힘든데, 다행히 여친도 천천히 관람하는 편이라 다행.

그래도 가장 유명한 작품인 '절규'를 봤지만, 솔직히 감흥은 모르겠다. 아무래도 유명하다 보니 '절규'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관람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작더라. 나름 내용 꼼꼼히 보고 작품 보면서 미대 나온 여친이랑 대화하면서 관람하다 보니 그래도 작품만 감상하는 거 보다는 낫더라. 작품에 대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건 모르겠고, 시기별로 판화가 조금 다르다. 아마 심적인 부분이 작품에도 많이 반영되었거나 본인이 집중하는 게 달라졌던 듯. 

사실 나는 이런 작품 보면서 왜 내가 이 사람이 어떤 의도로 그렸고, 어떤 심정을 표현한 거고 그런 걸 유추하고 맞춰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긴 하는데(내가 맘대로 그리고 나서 내 의도나 내 심정을 니가 맞춰봐라 할 수도 있잖아) 나름 유명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요즈음은 이렇게 디지털라이징해서 좀 더 변주를 주곤 하던데, 나는 이건 전혀 감흥이 안 나더라. 예전에 전시 쪽 많이 관람할 때도 반 고흐 미디어 아트보면 원본 작품이 주는 그 느낌을 디지털에서는 느끼기 힘들어. 물론 뭐든 일장일단이 있긴 하지만, 실제 작품을 보고 디지털라이징되어 모션이 추가된 그런 미디어를 보니 감흥이 완전 다르더라는. 확실히 아날로그 감성은 디지털 감성이 따라잡을 수 없는 매력이 있어.


그래도 미대 나온 여친이랑 전시 보면서 물어보고 하며 대화나누는 게 좋았다. 나는 전시 보면 글을 죄다 읽기 때문에 좀 천천히 보는 편인데, 관람 템포도 비슷했고. 여친은 가끔씩 자신이 보고 싶은 전시는 찾아서 본다고 하는데, 앞으론 항상 함께 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