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식가가 아니다. 그래서 음식에 그닥 욕심이 없다. 맛있는 곳이 있다 하더라도 굳이 찾아가거나 하는 그런 스타일도 아니다. 그렇지만 이왕이면 맛있는 곳을 가는 게 좋겠지. 잠실에서 데이트하다가 여기 마제소바 맛집 있다고 해서 그게 먹어보러 가보자 해서 갔던 곳인데, 강추하는 맛집이다.
멘야 하나비. 멘야는 국수가게란 뜻이고, 하나비는 불꽃이란 뜻. 히스토리를 읽어보니, 대만 요리사가 개발한 대만 라멘이 나고야의 명물이 되었고, 나이야마라는 요리사가 이걸 배워서 본인만의 라멘집을 창업했는데, 그게 '멘야 하나비'였단다. 본인이 창업한 곳에서 대만 라멘을 만드는 연습을 하던 중에 실패하다 탄생하게 된 마제소바는 국수로 따지면 비빔국수인 셈. 이후 나고야 대표음식으로 선정되면서 유명세를 타고 각종 상을 타면서 일본 전국에 열풍을 일으켜 유명하게 되었다고.
일단 비빈다. 여기서 만든 다시마 식초를 조금씩 뿌려서 먹으면 감칠 맛 나고 풍미 있다는데, 그건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 비벼서 먹는데, 맛.있.다. 면도 쫄깃하고. 면 다 먹고 난 다음에 남은 양념에 밥 비벼 먹을 수 있는데, 밥은 조금만 준다. 한 두 스푼 정도? 돈 내면 공기밥을 시킬 수 있지만 이건 서비스로 맛만 보라고 하는 거라 조금만 준다. 그냥 맛만 보는 정도로도 족한. 면이 워낙 맛있어서. 근데 공기밥 서비스 달라고 할 때 "오이메시"라고 얘기해야 한단다. 그게 공기밥이란 뜻인데, 나는 공기밥 달라고 했다. 여기는 한국이니까! ㅎ 참 나는 반골 기질이 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