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말에 지인이 집으로 찾아왔다. 살다보면 참 혼자 힘으로는 버티기 쉽지 않은 때도 있다. 그런 경험을 해본 나다 보니 그런 처지의 지인의 마음이 공감이 되고. 그래도 어쩌겠는가. 죽으라는 법은 없더라. 견뎌내야 하는데 도움은 되고 싶고. 안타깝다. 한 때는 잘 나가던 매니지먼트 대표였는데, 지금은 좀 힘들다. 많이. 나이를 먹으면 약해지는 게 어쩔 수 없다. 열정이 덜해서가 아니라 내게 주어진 기회가 많지 않아서다. 그래서 어릴 때처럼 배짱 피우지도 못하고 참 많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지.
그렇게 이런 저런 얘기하면서 수원 시내 걸어서 돌아다니다가 저녁 때가 되어 밥 먹으러 가자고 했는데, 검색하더니 여기 가자고 하더라. 채식뷔페? 베지테리언이었나? 나는 고기 좋아해서 고기나 먹을라 했는데, 여기 가자 하길래 뭐 원하는 바에 응했을 뿐이다.
일산에 애니골과 비스무리한 느낌의 음식점들이 있는 곳. 처음 와봤다. 시골 같은 한적한. 뜰안채 채식뷔페. 건물을 허름하다. 옛날 교회같은 그런 느낌.
메뉴를 죽 살펴봤는데, 고기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메뉴가 떨어지면 다른 메뉴로 대체되더라. 지인이 죽 메뉴를 둘러보더니 하는 말. "풀무원이네. 대표님. 죄송합니다. 이거 완전히 풀무원이네예" ㅎㅎㅎ 왜 오자 했어. 난 고기 먹으면서 맥주나 한 잔 할라 했는데. 뭐 그래도 본인이 오자고 한 거라 무안 주기는 싫어서 뭐 담에 고기 먹으러 가면 되지 하고 먹었다.
요즈음 현미밥을 먹다 보니 밥도 현미밥으로 떠서 먹었는데, 음. 잔치국수가 제일 맛나더라. ㅎㅎㅎ 뭐랄까. 맛집? 이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그냥 동네 어르신들이 밥하기 싫을 때 찾을 만한 곳? 그냥 가정식 백반집으로 뷔페식으로 나오는 데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들고. 좀 많이 아쉽더라. 담엔 맛있는 거 쏠테니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돈 쓸 준비 했는데 여기로 안내해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