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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공무원의 혁신 그 사례를 보여준 <주식회사 장성군>

주식회사 장성군
양병무 지음/21세기북스(북이십일)

2006년 5월 22일 읽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배운 것이나 얻은 것은 없다. 그러나 책을 꼭 배우려고 얻으려는 목적 의식만 가지고 읽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당시에 나는 업무에 관련된 책이나 배우려고 읽는 책이 대부분이라(사실 시간이 안 되다 보니 업무 관련된 책만 보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권수가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긴 하다.) 가볍게 읽을 책을 고르다가 선택한 책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들 중에서 베스트 셀러에 있는 책들은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 뻔한 얘기 길게 장황하게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는데 그것을 마음의 양식이라고 할 수가 있을까? 물론 그 중에서 괜찮은 책들도 있는게 사실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 책은 적어도 한 가지는 주었다. 희망. 나는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업종이 몇 개 있다. 고리타분하고 일하기 싫어하는 공무원. 몸갖고 돈벌어 먹으려고 작정하는 개인병원 의사(물론 제대로 된 의사도 있지만...), 합법적인 사기꾼 M&A 전문가, 계약이 되어야 양쪽에서 수수료를 받아먹는 중개사. 지금 바로 생각하기에는 이 정도 수준이다.(분명 더 있을 듯 한데)

내가 그 업종을 하지 않아서도 아니고 그 업종을 앞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서도 아니다. 그 업종 종사자의 대부분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선입견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 일단 그런 직종은 선입견을 갖고 대한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는 지에 따라 선입견이 즉각적인 행동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공무원도 이럴 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 이런 작은 변화가 공무원 전체에도 퍼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희망 정도를 보았던 것이다. 당시에는 시사토론은 종종 봤다. 이유는 논쟁을 보는 것이 아주 재미있어서이다. 내 마음속으로 누가 이겼구나 하는 판단을 하는 것이 재밌다. 엎치락 뒤치락. 어떻게 대답할까 생각하면서 얘기를 들으면 참 재미있다. 특히나 손석희 같이 냉철한 이성을 가진 사회자라면 더욱더...

그 시사토론에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두 명이 떠오른다. 한나라당의 김문수, 열린우리당의 진대제. 두 사람의 논쟁 중에 한 대목이 생각난다. 진대제 후보가 김문수 후보를 보고 그런다. "기업을 해보시지 않으셔서 모르는 겁니다." 그 논쟁에 대해서 구구절절 적지는 못하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그 순간에 김문수 후보의 말에는 맹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일반화의 오류다.

하나의 사례를 통해서 그것이 어느 곳에서도 보편적으로 적용을 할 수 있느냐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을 해야하는데 김문수 후보의 답변에서는 말이 안 되니 괜히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려고 하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정치판에서 소위 좀 놀았다는 사람들은 정치는 알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전체를 위함은 아니요 또 자본주의 논리에서 옳지 않은 경우도 많다. 정치인들이 말하는 자본주의는 강자의 편에 서라! 라는 식이다. 물론 정치인들 뿐만 아니라 경영인들도 마찬가지인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어쨌든 진대제 장관이 얘기하는 그런 비즈니스 적인 사고방식, 합리적인 사고방식이 없이는 그것이 국가가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간에 운영시에는 문제가 생긴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나오는 장성군수와 같은 경우는 장성군을 주식회사로 칭하면서 공무원의 고질적인 문제를 타파하려고 노력했고 그것이 말만이 아니라 직접 자신이 모범을 보이고 제도를 개선하고 개선한 것이 잘 실행되도록 끝까지 추진했던 점이 인상깊었다.

공무원 조직이 워낙 획일화되어 있고 느슨해져 있어서 조금만 잘 하면 다른 여타의 공무원 조직보다는 뛰어난 성과를 올리고 두드려질 수 있다고 생각은 되나 대신 그만큼 변화를 시키기가 힘든 것이 공무원들의 문화이다. 쉬울 것 같지만 그게 그리 쉽지 만은 않은 문제이다.

어떤 것이든 문화를 바꾸는 데는 지속적인 노력을 하는 부류가 있고 시간이 걸려도 끝까지 해야만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위로부터의 변화가 가장 빠른 변화의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리라. 위에서부터 바꾸는 모범을 보이면 밑에서는 따르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른 방향으로 바꾼다면 말이다. 이런 군수라면 한 군의 군수가 아니라 더 큰 행정구역을 맡겨야할 것이라 생각된다.

책을 읽기 전에는 장성군이라는 것이 사람 이름인지 알았고 1인 기업 관련된 자기계발서인 줄 알았다. 사실 그래서 읽기는 했지만 내용은 전혀 달랐다. 그러나 자기계발서보다도 더 느끼는 것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세상에는 가치관이 바른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