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그 행복한 사치 공병호 지음, 오금택 그림/21세기북스(북이십일) |
2007년 4월 1일에 읽은 책이다. 공교롭게도 만우절이라 제목을 비판적이 아닌 좋은 의미로 적었을까? 워낙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나라서 저자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 나이지만 책은 책 내용만 갖고 얘기해야 하는 나의 가치관에 위배되기 때문에 저자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기로 하겠다. 다만 저자의 '이미지 쇄신 전략' 정도로만 얘기하고 넘어가야겠다.
처음 책을 받고서 '이게 공병호 책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나오는 사진 없고, 공병호라는 굵직한 자신의 브랜드도 눈에 띄지 않고 해서 든 생각이었다. 또한 책이 너무 여성스러운 컨셉의 책(표지도 분홍색이고 내용도 삽화가 많은)이라 공병호 책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짧지 않은 시간에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책 분량이라 가볍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부리는 때에 읽기에 적합한 책이다. 이성적인 부분보다는 감성적인 부분의 글들이 꽤나 있어 치열한 자기계발서라기 보다는 삶에 대해서 관조적인 자세에서 여유를 갖고 읽기에 적합한 책이다. 내용 그다지 나쁘지 않다.
읽기에 부담없어 선물하기 좋은 책인 듯 하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성을 가진 책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나와 같은 경우 이런 책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깊이가 있는 책을 선호하긴 하지만 가끔씩 머리 식힐 수 있는 책을 읽는 이유가 정서의 순화 때문에 읽기는 한다.
전반적인 내용은 다 읽어봄직한 좋은 글이라 생각된다. 공병호도 이렇게 글을 쓸 줄 아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보다는 공병호도 이제는 대중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 <10년 후 한국>을 쓰고 혹독한 비판에 대해서 자신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정말 궁금하다. 항상 그렇듯이 몇 가지 정리할 것들만 간략하게 정리해둔다. 역시나 정리한 것들을 보면 알겠지만 공병호 저자의 얘기는 없다. 다 남의 얘기다. ^^
p40
마니아 : 열정적으로 수집하고 정리하는 부류의 사람
오타쿠 : 그것을 초월하여 변형과 적응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사람
p99
법정 스님의 '곡선의 묘미'라는 주제의 법문 중
"사람의 손이 빚어낸 문명은 직선입니다. 그러나 본래 자연은 곡선입니다. 인생의 길도 곡선입니다. 끝이 빤히 보인다면 무슨 살맛이 나겠습니까? 모르기 때문에 살맛이 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곡선의 묘미입니다. (중략) 때로는 천천히 돌아가기도 하고, 어정거리기도 하고 길을 잃고 헤매면서 목적이 아니라 과정을 충실히 깨닫고 사는 삶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p123
"에베레스트! 너는 자라지 못하지만 나는 자랄 것이다. 나는 반드시 돌아온다!"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에드먼드 힐러리가 실패를 거듭할 때마다 외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