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네 야채가게 김영한.이영석 지음/거름 |
2005년 9월 27일 읽은 책이다. 저자 김영한.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저자였고 이후로 몇 권의 책을 더 봤는데 그의 능력은 전달 능력에 있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 하다. 일반적인 기자들이 쓰는 글과 같이 생각보다는 전달에 치우친 느낌이다. 첫 책이었지만 그렇게 느꼈고 그 이후로 그의 저서들 몇 편에서도 그렇게 느꼈다. 그래서 그의 저서는 아주 가볍게 머리 쓰지 않고 읽으면 1권 정도는 하루 내에 후딱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책이다.
책 속의 주인공은 왜 야채가게를 했을까? 뭐 우연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만약 그가 대학교에서 레크레이션을 전공하지 않았다면 그런 선택 안 했다고 본다. 경영이나 금융을 배웠다면 그런 장사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결국 경영이나 금융을 배우지 않아서 그런 우연이 생겼을 지언정 그가 경영이나 금융을 배웠다면 해당 분야에서도 특출난 무언가를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글 속에서 보이는 그의 기질 때문이다.
회사에 다니면서 조직 생활에서 어떠한 상실감을 느끼지 않았다면 회사 내에서 인정받고 남들보다는 좀 특출난 성과를 내긴 했겠지만 이 책과 같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을 수도 있다. 어떠한 인간의 삶이라는 것은 꼭 필연만으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허나 그 사람의 기질 자체가 남다르기 때문에 분명 우연이 되었든 필연이 되었든 어느 순간의 기회를 잘 활용하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그나마 이 저자를 인정하는 부분은 그 사람을 잘 알아보고 잘 표현해서 이렇게 책으로내고 강의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행동한 것 하나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 외에는 그다지... 그리고 세상에는 총각네 야채가게 사장같은 사람들이 많다. 다만 그 내재된 힘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뿐이라 생각한다.
총각네 야채가게를 보고 나도 한 번 해보겠다고 하는 사람들 많을 수도 있다. 왜냐면 우리 나라 사람들 따라하기 좋아하고 돈 번다면 달려드는 성미 아닌가? 물론 그렇게 해서 잘 하면 상관없다. 그러나 잘 하기 위해서는 내 것화 시켜야 하는데 그것을 잘 하는 사람은 그리 찾기 쉽지가 않다.
총각네 야채가게를 만약 지방 조그만 도시에서 했다고 하면 그게 먹혔을까?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다. 왜냐면 나도 과일 가게치고는 좀 비싸지만 맛나는 가게를 안다. 그 가게에서 사면 다른 데보다는 많이 비싸지만 맛은 보장이 되는 곳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면 질을 따지지만 여유가 있지 않으면 질보다는 양을 따진다.
총각네 야채가게는 강남 중에서도 가장 부자가 많은 동네에 위치하고 있다. 그런 곳에서는 과일이나 야채 값이 비싸도 질이 좋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소도시에서는 그게 먹힐까? 글쎄 그것은 의문이다. 여기서는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다루고 있지 않다.
즉 이 책은 마케팅에 대해서 이성적인 것을 고려하기 보다는 남들에게 희망을 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지극히 감성적인 책이다. 또한 성공 스토리이며, 진정 중요한 게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읽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세상을 단순히 감성적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두 눈을 뜨고 봐야 한다. 감성으로만이 아니라 이성으로도 봐야되는 법이다. 고로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했을 때는 그것을 단순히 감성적으로 정열을 가지고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총각네 야채가게 사장 처럼 남다르고 난 사람들은 학벌이고 뭐고 따질 필요없고 어느 분야에서건 언젠가는 두각을 나타내게 되어 있다.
다만 여기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이것은 장사라는 것이다. 장사에는 한계가 있다. 어떤 매출의 한계가 아니라 회사와는 다른 장사의 한계가 있는 것이다. 직원도 수백명이 될 수 없다. 만약 사업이 되려면 프랜차이즈가 되어야 하지만 프랜차이즈가 되려면 또 다른 문제점이 발생하게 되는 법이다. 그런 생각이 야채가게 사장에게는 없는 듯 하다. 사실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장사가 더 잘 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이 책에서는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일이라는 것에 임하는 자세, 가치관에 대해서 많은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사실 어느 순간부터 경영, 경제 분야 서적들이 철학서가 되어가고 있다고 느낀 다음부터는 이런 책이 사실 내게는 그다지 도움은 안 된다.
그러나 책을 읽는 목적이 꼭 도움만 되라고 읽는 것은 아니다. 도움이 안 되는 책을 읽으면 도움이 안 되는 책 가리는 법을 배우는 것이고, 왜 이게 도움이 안 되는지 내 나름대로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 생기고, 이런 책과 같이 감흥을 얻어서 삶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나는 원래 내가 일을 만들고 내가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정열적으로 살기 때문에 내가 장사를 한다면 나도 그 정도는 한다는 건방진 생각을 가진다. 장사는 내게 맞지 않다고 생각할 뿐이지만 어떤 기회나 우연에 의해서 하게 된다면 잘 할 자신이 있다. 다만 우선순위는 아니라는 것이다.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이런 책을 읽음으로 얻는 것은 있다. 이러한 좋은 생각 좋은 마인드를 계속 유지시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유혹이나 나쁜 생각이 내 머리 속에 자리잡을 시간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의 좋은 마인드를 계속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사람은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으면 자신도 좋아지고, 나쁜 사람들이 있으면 자신도 나빠진다. 고로 친구가 중요하다. 정말 전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는 이런 친구가 나의 좋은 면을 더 다듬고 그게 맞다라고 생각이 되게끔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