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역사 조성오 엮음/동녘 |
언제 읽었는지 모른다. 아주 오래 전에 읽었다. 1990년도에 중반 정도에 읽은 것으로 안다. 블로그를 만들고 기존 홈페이지에 있는 리뷰를 아직도 여전히 옮기고 있는 중인데, 이 책은 기존 홈페이지에도 리뷰가 없다. 그렇다고 소장하고 있는 책도 아니다. 순수히 내 기억을 더듬어서 생각나는 것을 끄적이는 리뷰이다.
일단 얇다. 얇기 때문에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다.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나라 책들 평균 페이지 260페이지다. 작년 기준이다. 그러나 이 책 200페이지다. 또 직접 보면 알겠지만 얇다. 그러나 그 속의 내용은 알찼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이 책을 1990년도 중반에 읽었다고 기억하는 것은 그 당시 나에게는 책에 대한 멘토가 있었다. 바로 나의 영어 과외 선생님이셨는데, 아주 친했고 정말 박학다식했던 분이셨다. 그 분이 읽어보라고 해서 읽었던 책이었다.
여기서 알게된 것 중에 이런 것이 있다. 남성이 사회에서 우월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 농경 기술을 터득하면서라는 것이다. 그 이전에는 수렵 생활을 했기 때문에 남성이 밖에 나가서 음식 거리를 갖고 들어오지 않으면 집에 들어오게 하지 않았기에 여성이 더 우월했던 때였지만 농경 기술을 터득하고 수확물이 안정적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남성이 더 우월해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개인적으로 역사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런 류의 인문학적인 것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역사에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좋아했던 것은 그 사실 속에서 현재를 투영하고 그로 인해 얻어가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람이라는 동물이 사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고 단지 처한 환경만 달라질 뿐이라고 생각했기에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보이는 심리들, 전술, 전략들을 역사 속에서 나는 배우곤 했다.
그러나 그런 역사가 아닌 인문학적인 역사책을 접하면서 인문학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작년 즈음인가에도 어떤 현상을 두고 분석을 하는데 인문학적인 분석을 듣고 내심 놀랐던 적도 있다. '와~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저런 분석은 할 수가 없을 듯 한데' 너무 사실 있는 그대로의 분석 매커니즘을 갖고 있었던 나에게 인문학적인 견해는 매우 신선했었다.
인문학이라는 학문이 요즈음에는 그리 인기를 얻지는 못하지만 배울 만한 부분들은 많이 있다. 이 책도 인간의 역사라는 History 관점이 아니라 인문학이라는 관점에서 읽어보면 도움이 될 듯 하다. 개인적으로 인문학을 몰랐던 시절에 읽었어도 도움이 되고 추천할 만한 책이라 생각했기에 어느 누구나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