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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아쉬운 '경영학의 아인슈타인' 클레이턴 크리스텐슨의 인터뷰 기사 (2편)

기사참조 : [조선일보] ‘경영학의 아인슈타인’ 역발상 경영을 외치다

2. 자기를 돋보이는 방법이 조금은 잘못되지 않았는가?

기사의 첫번째 단락이다. "모범적인 경영은 성공을 방해한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답답한 단락이다. 크리스텐슨 교수의 생각이 온연히 담겼다고는 보기 힘들기 때문이지만 그렇다고 짧은 글을 읽고 그 의미를 파악 못할 정도의 내가 아니기에 답답하다. 한 번 생각해보자. 지금까지 크리스텐슨 교수가 일하고 있는 하바드 경영대학원에서 했던 일들을...

크리스텐슨 교수 자신도 그렇게 했던 과거들을 마치 자기는 안 했던 것인양 하는 어투가 가장 답답하고 사실 화가 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하바드 경영대학원에서 했던 일들을(그리고 그 속에 있는 자신마저도 했던 일들을) 아예 무시하는 듯한 발언이다. 그런 뜻으로 그런 것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해야만 자기가 돋보인다고 생각하는가?'

미국의 대부분의 경영이론들은 이론 그 자체만으로 나왔다기 보다는 교수들이 자문을 하면서 컨설팅을 하면서 많은 현업의 사례를 통해서 연구하고 정립된 것이다. 항상 스스로가 파괴적 혁신을 주장했기에 기존의 것을 무시하고 새로운 것을 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는가?

정말 그럴만한(파괴적인 혁신이라고 부를만한) 것이었다면 나 또한 그런 스타일 좋아하기에 인정하겠지만 사실 그가 얘기하는 파괴적인 혁신은 그만이 아는 것들도 아니고 실제 그런 것을 현업에서 써먹는 많은 사람들도 있는 별로 색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런 색다르지도 않은 얘기를 하면서 다른 이들을 마치 무시하는 듯한 표현은 좀 자제를 해줘야 한다.

이 세상 이론 중에 만병통치약은 없다. 그리고 내가 항상 강조하듯이 기업에는 시스템보다는 그 기업의 문화가 더 중요하고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도 문화가 그것을 수용 못하면 시스템 활용도는 무척이나 떨어지게 마련이다. 시스템은 그냥 껍데기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기업의 문화에 맞게 접목을 시켜야 하는 것이고 그것은 결국 사람의 문제인 것이다.

그럼 크리스텐슨 교수는 그것을 다른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고 생각하는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지 알면서 접목시키는 노하우에 실력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것은 사람을 다루는 문제이고 그 일을 하는 사람의 여러 기질들의 문제이며 무엇을 더 아는 문제와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물론 알아서 터득되는 부분도 있지만 한계가 있다.

크리스텐슨 교수가 그런 얘기를 하려면 기존에도 일관된 사상으로 얘기를 했었어야 한다. 자신 스스로 이론을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면서 지금까지 그 이론을 만들기 위해서 행한 벤치마킹을 한낱 유행으로 치부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심보란 말인가? 그럼 자신은 벤치마킹 안 했나?

이런 의미에서 크리스텐슨 교수는 자신이 우월함을 보이기 위한 얘기가 많다는 것을 느낀다. 학자로서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지식인으로서 갖춰야할 기본적인 자세가 안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 벤치마킹의 의미를 강조하려고. 모방이 아니라 그 핵심을 파악하라는... 그렇다고 해도 그런 식의 표현을 써서 다른 지식인들 싸잡아서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 안 되는 거다. 뭐 별 유명하지도 않은 대학교수라면 몰라도 세계적이라는 석학이라는 사람이 말이다.

'모범적인 경영'사례를 보는 것은 그만큼 그들이 성공했기 때문에 무슨 요인들이 성공의 핵심 요인이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그게 벤치마킹이지 그것을 그대로 모방하는 바보가 어디있을꼬? 그것을 그대로 모방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실력이 없는 사람이지. 근데 마치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는데 다른 이들은 죄다 그런 양 얘기하는 게 마치 우리를 바보로 무시하는 듯 하고 자기는 그런 것을 안다고 자랑하는 듯 하다. 우리도 알거든!

그럼 크리스텐슨 교수는 사업을 제대로 해봤나? 고작 컨설팅이지 않은가? 자신의 프로페셔널한 특정 부분에 Role 만큼 수행을 하는... 돈이라는 것을 두고 사람들의 심리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획일적이지 않고 상황에 따라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기업이라는 곳의 수장이 되어보지도 않으면서... 그 치열한 전쟁터의 핵심에 있어보지 않으면서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은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그가 강조하는 ‘좋은 경영’은 성공적인 몇몇 기업의 특성을 모방하는 게 아니다. 벤치마킹은 사람이 새의 깃털을 달고 날아 오르기 원하는 것처럼 어리석다는 것이다.
모방을 하는 게 아니라 그 핵심을 파악하라고 얘기하면 될 것을 벤치마킹을 다 싸잡아서 무시하는 듯한 발언이다. 거기다가 어리석다라고 표현을 하다니. 정말 화가 난다. 이게 기자가 그렇게 표현을 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크리스텐슨 교수가 그렇게 얘기를 한 것인지 좀 따져보고 싶은 부분이다.

솔직히 이 부분 읽으면서 많이 화났다. 오히려 그 정도 공부하고 그 정도 말 밖에 못한다면 나는 오히려 크리스텐슨 교수가 어리석다라고 얘기하고 싶은데... 평생 공부하고 그 정도 수준이라면... 어이가 없다. 자신은 아는데 다른 이들은 모른다고 생각하는 착각에서 비롯된 발언이 아닐까 싶다.
좋은 경영은 성공의 뒤에 자리잡고 있는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고찰하는 데서 출발한다.
몇 년 전에 책 <미래 기업의 조건>을 읽으면서 저자 즉 크리스텐슨 교수의 저변에 깔린 사상의 핵심이 "이론 맹신가"라는 것을 파악했는데 여전히 이번 인터뷰 기사(수년이 흘러도) 마찬가지다. "근본적인 매커니즘"이라...

내가 요즈음 Web 2.0을 두고 너무 매커니즘적으로만 바라보는 게 아니냐는 것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인데, 오히려 역으로 묻고 싶다. '교수님이 생각하는 그 매커니즘이 시간이 흐를 수록 바뀌지 않나요? 그게 근본적인이라고 부를만한 매커니즘인가요?' 아마도 크리스텐슨 교수는 경영학만 보다 보니 철학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듯 하다.

그럼 "그래서 교수님이 찾은 근본적인 매커니즘이 뭡니까?" 는 질문에 대해서 크리스텐슨 교수는 답변해야 한다. 그 상황에서 기자는 그것을 물어봤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무슨 생각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 내용은 없기에 참 아쉬운 인터뷰 기사였다.

예전에 지식iN을 두고 집단지성이라는 것을 논할 때 나 또한 내 기준에서 집단지성이라고 얘기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다른 이들이 그것을 집단지성이라고 얘기하지 않는 이유가 참 이해가 안 가서 일부러 집단지성이라고 했었다. 단, 바람직하지는 않은 집단지성의 활용이다는...

체계화, 구조화? 뭘 어떻게 해야 체계화가 되고 구조화가 되는데? 구글 페이지 랭크가 그리 대단한가? 물론 그것을 보면서 '오~ 이런 생각의 접근으로 이런 매커니즘을 구현했다니'하는 생각에 나 또한 신선했다. 한글로 번역된 논문도 꼼꼼히 읽어보았고... 근데 허점이 보이더라는 거다. 알 꺼 아니냐? 나름 매커니즘 적인 사고를 한다면...

결국 매커니즘적인 사고의 한계는 그거다. 시시각각 변하는 것에 편승할 수 밖에 없는 거다. 그러나 그게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분명 필요하고 그게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오는 거다. 근데 웃긴 것은 왜 그것을 지금의 잣대에서 보고 평가하는가 하는 부분이 있고 더 중요한 것을 왜 보지 못하는가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얘기가 잠시 다른 곳으로 흘러갔는데 크리스텐슨 교수 또한 마찬가지다. 수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이론을 맹신하는 듯 하다. 그가 얘기하는 근본적인 매커니즘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은 항상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는 것으로 근본적이라 하기 힘든 것일 꺼라는 생각이 든다.

근본적인라는 표현도 그가 자신의 우월함을 드러내기 위한 용어라는 생각에 사실 거만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이들은 매커니즘을 생각하지만 자신은 근본적인 매커니즘을 생각한다는 듯한...

경영에 답이 어디있을꼬. 난 경영학이라는 것은 단지 그 시대의 Trend라고 생각한다. 다만 역사 속에서 그런 Trend를 읽어가면 얻는 것이 있겠지. 답이 없는 학문에 답을 내리려고 하니 이런 우스운 표현들이 나오는 것 아닌가? 어떤 경우에 이렇게 하니 답이 되더라 해도 그것을 다른 곳에 적용시켜서 답이 되더라는 경우가 항상 성립하지 않는다. 왜? 경영은 사람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구성원이 누구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것을...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라도 마치 자신은 아는 양 지식의 겉멋에 빠진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표현들을 보면 예전에 <미래 기업의 조건>을 읽고서 혹평했던 것처럼 역시 내 기준에서는 크리스텐슨 교수는 그리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 듯 하다. 자신을 돋보이려면 우선 겸손해라. 그 정도 지위에 그 정도 명예를 가졌다면 어차피 누가 뭐라 해도 자신의 말을 들으려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겠는가? 꼭 그렇게 표현해야지만 되겠는가? 무척~ 무척이나 아쉽다.(물론 나는 다른 표현을 쓰고 싶지만 아쉽다라고만 얘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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