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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디지털

[집단지성의 이해 I] Collective Intelligence 의 번역이 집단지성일까?

<집단지성>을 읽으면서 번역의 문제라는 주변 얘기도 그렇거니와 다 읽어가는 동안에 <집단지성>에 대해서 위키노믹스 포럼에서 나누었던 얘기들을 생각해보면 과연 Collective Intelligence 가 집단지성으로 번역이 되어야 했는가는 생각이 든다.

지금에야 다들 집단지성으로 통용하고 있으니 집단지성이 그것인가보다라고 의미가 굳어지긴 했지만 책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적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통용하고 있는 것에 '그거 아니다. 이게 옳다.'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1. Collective 의 해석 : "집단" 보다는 "집합"

위키노믹스 포럼에서 블로초님이 지적했던 문제인데 Collective Intelligence 라는 것을 번역할 때 "집단"을 "집합"으로 보는 게 옳지 않느냐고 말씀하신게 기억난다. 그 때는 용어 그 자체의 의미보다는 그것을 활용하는데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그런 말을 쉽게 넘겨버렸던 나였는데, 지금은 그 말이 맞다는 입장이다.

그것은 <집단지성>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이라고도 생각되기 때문에 부연 설명이 필요할 듯 하다. 우선 집단이라고 했다면 영어로 Group 이라는 좋은 말이 있는데 굳이 Collective 라고 했던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그것은 어찌보면 집단사고(Groupthink)[각주:1] 라고 하는 부정적인 곳에 쓰이는 용어 때문이 아닌가도 생각해본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집단이라는 Group 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은 그것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사실 Collective Intelligence 라는 것을 피에르 레비가 가장 먼저 얘기한 것이 아니고 다른 곳에서도 연구되던 것들을 인류학적인 부분에서 해석하여 정리한 것이 레비인데, 그의 책 <집단지성>을 이해하기 위해서 나는 집단이라고 해석해서 생기는 사람들의 이해의 오류를 막기 위해서라도 집단이라고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모으다는 행위에 초점을 맞춘 것에 포인트를 두어야 한다고 보면 그것은 "집단"이 아니라 "집합"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집단이라고 한다면 어느 집단이라는 것에 포인트를 두게 되지만 집합이 되면 집합을 어떻게 하는 것에 포인트를 두게 되는 부분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책 <집단지성>을 보면 집단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얘기가 없다. 그 책의 표지에 보면 이런 문구가 있다. "사이버 공간의 인류학을 위하여" 즉 따지고 보면 집단이라고 함은 인류 전체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보인다.

결국 집단이라고 함으로써 어떤 부분으로 자꾸 해석하려고 하는 오류에 빠지기 쉬운 문제가 용어상에서 발생한다고도 보이기 때문에 "집합"으로 바꾸고 어떻게 모으느냐에 포인트를 두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2. Intelligence 의 해석 : "지성" 보다는 "지능"

내가 대학교때 선택전공이었지만 관심이 있었던(그러나 사람들은 별로 선택하기를 꺼려했던 선택전공이었던) 과목이 있다. 바로 인공지능이다. 영어로는 Artificial Intelligence 라고 표기하는데 Intelligence 를 여기서는 지능이라고 표현했다. 기존부터 Intelligence 를 지능이라고 표기한 부분이 있는데 왜 지성이라고 표현을 했을 지가 의문이다.

우선 지능과 지성의 의미에 대해서 조금 생각해 보면 지능은 지성을 구성하는 하나의 속성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사전을 찾아서 보면 어느 정도 해석이 되고 심리학자에게 물어보면 조금은 구분이 명확해질 듯 하다. 나는 그 분야의 비전문가이긴 하지만 기본적인 해석에 있어서는 사전과 나름대로 찾아보고 내린 결론이니 참고만 하기 바란다.

그런데 "지성"보다 "지능"을 더 엄밀히 구분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던 것은 바로 <위키노믹스>에서 나오는 "협업지성" 때문이다. 사실 어떠한 사례를 두고 집단지성인지 아닌지를 논하는 부분에 있어서 논의 아닌 논의 때문에 그러한 논의를 피하기 위해서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협업지성"이라는 용어로 대체를 했는데, 원문을 찾아보면 "협업지성"은 이렇게 표현이 되어 있다. Collaborative Minds.

IntelligenceMind를 구분하기 위해서라도 번역을 할 때는 Intelligence는 "지능"이며, Mind는 "지성"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번역자가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누가 최초의 번역자가 되었든 외국에서는 많은 논의가 되고 있고 우리 나라에 처음 쓰이는 용어에 있어서는 되도록이면 그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검토를 받을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아마도 피에르 레비의 <집단지성>이 프랑스어였다 보니 그것을 번역하시는 분은 그러한 의미에 대한 깊은 이해보다는 번역 그것에 집중하다 보니 쉽게 넘겨버릴 수도 있는 부분이니 그것을 번역자의 문제라고 탓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3. 결론 : Collective Intelligence 는 "집단지성" 보다는 "집합지능"

용어가 무엇이든 그것이 어떻게 해석되든 그것은 사실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여기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용어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오류는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Group이라고 하는 군집,집단이 아니라 Collective 라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그 행위의 대상이 되는 Intelligence를 어떻게 Collect 하여 더 나은 결론을 내게 하느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피에르 레비의 <집단지성>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도 이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나는 개인적으로 그러한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피에르 레비의 <집단지성>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는... 그것이 집단지성이라고 명명되든 집합지능이라고 명명되든 중요하지는 않지만 나는 앞으로 무슨 용어를 선택해서 써야하는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집합지능이라고 표현한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은 집단지성을 알 것이고 집합지능은 모를 수 있는 표현이요 용어이니 나는 이해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혼동할 수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참... 애매한 상황이다. 그러면 앞으로 표기를 이렇게 해야할 듯 하다.

"집단지성(나는 집합지능이라 생각)" 음... 그냥 집단지성이라고 표현하련다. ^^

+ 집단지성과 협업지성 그리고 군중심리 등에 대한 더 읽을거리 → 집단지성? 협업지성? 군중심리?
  1. 응집력이 높은 소규모 의사결정 집단에서 대안의 분석 및 이의제기를 억제하고 합의를 쉽게 이루려고 하는 심리적 경향을 말한다. 즉 집단구성원들 이 대안에 대한 충분한 분석 및 토론이 없이 쉽게 합의하고 그 대안이 최선이라고 믿고 합리화하려고 하는 현상을 말한다. 집단사고는 의사결정 과정에 나타나는 '집단착각 현상' 이다. 집단사고에 빠지게 되면 조직구성원들은 새로운 정보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해 상황적응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