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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디지털

eBusiness 의 수익 모델에 대한 고찰 I - Agency 모델

최근의 제3회 스마트플레이스 IT난상토론회에서 나눴던 내용에서 확장하여 예전에 적으려고 했던 부분들을 정리하여 적어봅니다. 아마도 인터넷만으로 사업을 영위하시는 분들은 수익 모델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저 또한 잘 알고 있기는 합니다.

비판하고자 한다기 보다는 제 나름대로의 견해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적는 거라고 생각하시고 이견 있으시면 언제든지 얘기해주시길... 그리고 시리즈로 기획해서 적는 것인데 다음 편은 언제 적을 지 미지수입니다. ^^


Agency 모델

전형적인 비즈니스 업체들 중에서 유통업체의 모델과 유사합니다.(약간 차이가 있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사실 Web 1.0(2.0과 나누어서 이렇게 명명) 시대의 가장 큰 화두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가장 잘 접목시킬 수 있는 곳은 바로 유통구조였지요. 그래서 그 당시에도 신뢰라는 것이 매우 중요했던 시기였습니다. 내가 사이버 상에서 돈을 내는데 물건을 안 주면 어떻게 할까?라는 부분이 있었던 것이죠.

어쨌든 이런 모델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은 많습니다. Auction, JobKorea등이 그런 업체들입니다. 아이템이 무엇이냐가 다를 뿐이지 비즈니스 모델은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결국 이런 Agency 모델은 인터넷의 장점을 활용한 기존 비즈니스의 변형 또는 확장이지 그것이 결코 새롭게 나온 모델은 아니라는 점을 얘기드리고 싶습니다.


쇼핑몰은 Agency 모델인가?

이것은 좀 생각해봐야할 문제입니다. 유통업체라도 단순히 유통만 하는 게 아니라 자사의 물건을 유통시키는 경우도 있겠지요. 쇼핑몰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사의 제품을 쇼핑몰이라는 인터넷을 통하여 판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것도 제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니까 Agency 모델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니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것은 소매업이나 도매업으로 분류 지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매우 큰 업체라서 모두 다 병행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소매업이나 도매업으로 분류를 해야지 인터넷을 이용한다고 해서 Agency 모델을 취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바로 수익 모델의 차이인데요. 도매업이나 소매업은 마진을 통해서 이익을 창출하지만 Agency 모델은 수수료를 통해서 이익을 창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사가 제품을 사서 판매한다기 보다는 Market Place를 늘리려는 데에 더 집중을 하는 것이죠.

쇼핑몰이 Agency 모델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Nike가 제조업이 아니다라는 것과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Nike는 자체생산 방식을 취하지 않고 있지요. 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거기에 Nike라는 마크만 달 뿐입니다. 그래서 Nike는 Brand 홍보와 마케팅에만 집중적인 투자를 합니다. 전형적인 자체생산 기반의 제조업과는 다른 형태라는 것이죠.

(덧. 물론 Nike와 같은 이런 모델이 바람직하냐는 것은 장단점이 있습니다. 품질 관리가 그리 만만한 게 아니라는 점이 있지요. Nike 제품들 중에는 정말 가격에 걸맞지 않는 품질을 가진 불량품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라 하겠습니다.)


전형적인 Agency 모델

이런 인터넷 기반의 전형적인 Agency 모델의 특징은 제품을 구매하고 보관하는 데에 들어가는 비용이 없습니다. 그러나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Market Place를 확장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또 그렇게 하기 위해서 한 분야의 제품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분야의 제품을 판매한다는 겁니다.

위에서 Nike의 예를 들었는데 그와 같이 이런 Agency 모델은 Market Place를 늘리기 위해서 브랜드를 홍보하고 마케팅 비용을 많이 씁니다. 또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지요. 제품을 사는 비용과 재고에 대한 비용은 없는 반면에 이런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드는 것입니다.


Agency 업체간의 경쟁

사실 전략의 핵심에는 경쟁 전략이 핵심적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부분에는 좀 얘기할 게 많고 생각할 게 많은 게 사실입니다. 어려운 이론을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해야할 부분들이 꽤나 많지요. 그래서 사업은 단순한 이론보다는 직접 부딪히면서 느끼는 경험이 중요한 자산이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론을 무시하면 안 되겠지만...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봐야합니다. 최종 소비자 측면과 판매자 측면. 아무리 판매자가 많아도 소비자가 없으면 의미가 없고 아무리 소비자가 많아도 판매자가 의미가 없기 때문에 무엇이 더 중요하다라고는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최종적으로는 소비자 측면으로 많이 기울어지게 됩니다.

그 이유는 소비자가 많은 곳에 판매자도 존재하니까요. 그게 Market Place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판매자들을 위한 정책(거래 수수료와 같은)은 초기 시장 진입시에나 타업체들보다 싸게 제공할 수는 있어도 올라가면 올라가지 다운이 되지는 않는 것이지요. 초기 시장 진입하는 업체가 타업체보다 낮은 거래 수수료로 한다고 해서 거래 수수료를 낮추지는 않는 것은 생각해봐야할 부분입니다.

시장 장악력이 높은 제품을 두고 하는 것이라면 충분히 가격을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 업체의 브랜드 인지도나 시장 점유율, 자금력을 기반으로 경쟁 업체의 제품을 죽이기 위해서는 그럴 수도 있지요. 그러나 이런 Agency 모델은 좀 성격이 다릅니다.

거래 수수료를 낮춰도 핵심은 물건을 많이 팔아서 돈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한 번 등록하는 데에 드는 비용은 거의 비슷합니다.(노동력 측면에서) 고로 이왕 한 번 등록하고 많이 팔려야 자기네들도 흥이 나는 것이죠. 거래 수수료가 아무리 낮아도 많이 팔ㄹ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겁니다.

또한 그런 판매자의 유출을 막기 위해서 많이 판 사람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는 것이라든지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습니다. 그런 것은 옥션에서 잘 보이는 부분들이죠. 별표로 표시되어 있는 것이나 파워셀러 등과 같은 그런 마크가 그런 의미겠습니다. 결국 이런 맥락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 다양한 마케팅 정책을 쓰는 것이죠.

결국 핵심은 소비자의 확보를 위해서 그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Agency 모델은 이미 수익 모델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확보 즉 많은 유저의 확보는 의미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Agency 모델에서의 니치(Niche)

이런 Agency 모델에서도 니치는 존재합니다. 이는 제 경험을 들어서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제가 갖고 있었던 사이트 중에서 인력 구인구직 사이트가 있었습니다. 제가 영위하는 업이 IT 교육업이다 보니 그를 기반으로 한 IT 인력 구인구직 사이트였지요. 당시에는 IT 인력 구인구직이 활발했던 2000년도 즈음이었고 2000년도 초반에 런칭했던 사이트였습니다.

당시에 메인 사이트가 15만 정도였고 이 구직 사이트는 8만까지 확보했었습니다. 나름 일반적인 구인구직 사이트는 IT 분야의 수많은 기술 카테고리에 대한 체계적인 설계가 없었기에 그에 대한 설계와 실력 검증에 대한 3단계 시스템을 차별화로 하면서 IT 분야만 국한해서 하겠다고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떤 생각이 드냐면 이런 특화된 시장은 돈이 크게 안 된다는 겁니다. 구인구직 사이트를 만들려면 어떤 분야에만 국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상대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넷의 가장 큰 장점인 mass를 상대로 해야지 아무리 늘어나도 mass의 부분이 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갖고 있었던 것이지요.

물론 원래 주사업이 그것이 아니라 IT 분야라는 것에서 수직적 확대 모델로서는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었다면 문제가 있었다고 봅니다.(물론 이것은 그 당시에는 생각치 못하고 몇 년이 지나서 과거를 생각하면서 들었던 생각입니다.) 결국 이런 Niche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는 사업을 확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죠.

이러한 맥락에서 제가 최근에 "허울좋은 이름 Nichemarket(니치마켓)"이라는 글을 적은 겁니다. 같은 프로그래밍을 하고 같은 노력을 해도 이미 시장의 한계가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이럴 경우에는 한계점에 이르렀을 때(한계점을 파악하기도 쉽진 않겠지만) 대형 업체에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요.

eBusiness 를 영위할 때는 이것을 잘 생각하셔야 합니다. Niche 라는 것의 한계. Niche 라는 명목은 있을 지 몰라도 냉정히 바라보면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스스로 우물을 판 꼴이지요. 같은 작업을 하는데 왜 스스로 Niche 를 겨냥하여 시장 자체의 한계를 두느냐는 겁니다. 왜? eBusiness 는 기본적으로 mass 를 상대로 하기에 적합한 비즈니스인데...


Agency 모델의 M&A

이런 순수 국내 Agency 모델을 가진 업체들 중에서 외국 대형 업체들에 M&A가 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이 나쁘다 좋다는 가치판단의 문제로 귀결될 것은 아닙니다. 외국의 대형 업체는 그만큼 글로벌한 시장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풍부한 자금력과 캐쉬 플로우를 확보하고 있으니 남는 자금으로 M&A를 해서 더 많은 수익을 내게 하는 계산을 했던 것이겠지요.

그런데 가만히 보면 이런 특성이 있습니다. 그것만으로 비즈니스로 한 곳이 대부분 M&A가 된다는 겁니다. 자사의 여러 비즈니스 중에서 일부가 그런 Agency 모델의 인터넷 기반의 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M&A를 하지 않는 것이 그것이 있어야만 다른 여러 비즈니스와 시너지가 나기 때문이라는 점이라 생각합니다.


마치면서

사실 이렇게 정리하면서 그다지 인사이트가 있는 얘기는 없었습니다. 다만 여기서 얘기하고자 하는 핵심은 한가지입니다. eBusiness 의 수익 모델을 생각할 때는 기존 Business 모델들을 잘 보라는 겁니다. 거기에 많은 시사점들이 있다는 것이지요. 옥션이 나왔다고 해서 유통의 최강자인 롯데 백화점의 매출에는 전혀 타격을 받지 않습니다. 어차피 eBusiness 라고 해서 기존 Business 자체를 온연히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많은 eBusiness 업체들이 오직 IT만 보고 eBusiness 만 바라보고 해석하지만 그것도 의미는 있지만 오프라인 기반의 기존 Business 에서도 충분히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특히나 사람의 심리, 구매의 심리등에 대해서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eBusiness 에서만 영위되는 사업들도 분명히 있습니다만 그것은 다음 번에 얘기를 드리지요. 그것도 여러 모델이 있는데 그 중에 다음번에는 네이버를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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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usiness 에 대한 제 생각들은 랜덤하게 올릴 예정입니다. 기존에 올렸던 두어 개의 글도 제가 이러한 부분에 대한 포스팅만 하는 블로거가 아닌 잡종 블로거다 보니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eBusiness 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 보시던지 공지 사항의 "내 블로그 주요 글모음"에서 eBusiness 관련 편을 찾아보시면 좀 더 쉽게 관련 글들을 읽어보실 수 있을 듯 합니다.

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