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르가 있기 전까지 나는 힉슨 그레이시의 팬이었다.
UFC 초창기부터 MMA를 봤었던 나였기에 호이시 그레이시가 우승하고 나서
한 얘기에 궁금해서 찾아볼 정도였으니... "내 형은 나보다 10배 강하다."
그 때부터 알게된 그. 단순히 파이터라고 부르기에는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인물이라 생각했다.
그의 말들을 유심히 듣다 보면 단순히 싸움을 잘 한다기 보다는 전략가라는 생각이...
물론 효도르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가 12월 31일 K-1 다이너마이트 대회에서 사쿠라바 카즈시와 붙게 되었다고 하는데...
뭐 그 때 가봐야 알지. 사실 지금까지 힉슨이 복귀한다는 소리 누차 있었는데
아직까지는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 아닌가?
문제는 힉슨은 전략가라는 점이다. 우선 그가 나오는 데에 있어서 걸림돌은 두 가지다.
1) 힉슨은 고액의 개런티 금액을 원한다.
한 경기에 그가 받는 액수는 꽤나 많다. 그렇다고 복서보다 많이 받지는 않는다.
아직까지도 복싱이 세계적으로 더 대중화된 스포츠다 보니 말이다.
그도 아마 알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무패 기록을 깨지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는...
보고 싶다면 그만큼 돈을 내라. 그게 그의 생각인 듯 하다.
Pride 1에서도 다카다 노부히코와 경기를 할 때 일본으로 데려오기 위해
많은 개런티 금액을 줘야 했었던 그였기에 지금 수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는
더 많은 개런티 금액을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12월 31일 K-1 경기는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나름 어느 정도의 금액을 줘도 수지타산이 맞다는 데에 있다.
다만 연말 이벤트에는 항상 일본인 유명 선수들을 등장시켜야 인기를 끈다는
특성을 감안한다면 이번에 상대가 사쿠라바라는 그레이시 가문을 다 깬 일본인을
등장시켰으니 이번에는 경기 승사 여부가 매우 높다고는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문제는 다음이다.
2) 힉슨은 자기가 원하는 룰대로 경기하기를 원한다.
UFC 초창기 경기나 지금까지 그레이시 가문의 경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한 라운드가 긴 경기를 선호한다. 그것은 그들은 체력전에는 자신이 있고
주짓수로서 승부를 내려면 기회를 엿봐야 하기 때문에 체력전으로 버티다가
기회가 되면 한 번에 끝내는 약간은 지루한 경기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이다.
그것은 지지 않는 싸움을 하기 위한 그들만의 전략인 것이다.
UFC 초창기에는 1라운드가 지금보다 상당히 길었다.
그 때는 그레이시 가문에서 UFC 의 룰에 관여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었다.
두세번 회수를 거듭하면서 거기에 관여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사실 발리투도 경기가 성행하는 브라질에서 많은 경기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초기 UFC나 Pride는 다 그레이시 가문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아무리 개런티 금액이 많다 하더라도 힉슨은 자신의 명성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신에게 유리한 룰을 바랄 것이다. 이게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힉슨은 5분 3라운드 경기에는 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1라운드는 10분이 되어야 하고 라운드 수가 제한이 없는 경기를 선호한다.
그래야만 자신은 지지않는 싸움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5분에 3라운드로는 자신의 경기 스타일이 판정패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돈만 있다고 성사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과연 이번 연말에는 힉슨의 경기를 볼 수 있을까? 나는 아직도 의문이다.
만약 이루어진다면 그 때가서 힉슨에 대한 여러 얘기들을 포스팅할 예정이다.
아직은 아껴둘란다. 왜? 경기가 이루어질 지도 모르는 상황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