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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꼬리는 길어지고 머리는 커지고

롱테일 법칙 모르시는 분들 없을 겁니다.
최근에 저는 롱테일의 반대 부분인 빅헤드에 대해서 언급을 했지요.
많은 분들이 꼬리가 길어지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크리스 앤더슨이 쓴 <롱테일 경제학>이라는 책 때문이지요.
시대의 트렌드인 양 이곳 저곳에서 롱테일을 외칩니다.
그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도 의미는 있지요.
그러나 저는 그 반대 부분에 대한 현상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중산층이 점점 없어지고 빈익빈 부익부의 폐단을 가져온 신자유주의 사상.
신자유주의에 대해서는 제가 별도로 포스팅을 하겠습니다만,
이와 비슷한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꼬리는 길어지고 머리는 커지는 것이지요.
중간 허리가 점점 가늘어지고 여기에 속하는 제품들은 머리로 가거나 꼬리로 갑니다.

이런 것을 서적에 접목시켜 보면, 대형 베스트셀러만 독식하고 나머지는 꼬리에만 머뭅니다.
그게 실제 데이터로도 보이는 현상이라는 것이지요.(공개하지는 못하는 데이터지만)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빅헤드가 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높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거기서 도태되면 꼬리로 가는 거고 성공하면 헤드로 가는 거지요.
매우 위험한 도박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도서정가제가 되면 도서 가격의 거품이 빠지냐고 하는 얘기도 있습니다.
천만에요. 절대 빠지지 않습니다. 왜냐면 예전보다 마케팅 비용이 훨씬 많아졌거든요.
결국 제품의 비용으로 포함되는 부분이 늘어났으니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중소형 출판사는 좋은 책을 내도 이러한 높은 마케팅 비용이 시장 진입 장벽으로 존재하지요.
점점 책의 라이프 사이클은 짧아지는데 이런 상태에 놓이게 되면
좋은 책을 만들 생각보다는 어떻게 해서든 기획물을 통해서 팔리는 책을 양산하게 되는 겁니다.
물론 비즈니스 맥락에서는 이런 점도 이해할 필요는 있습니다. 살아남아야 좋은 책 만들죠.

좋은 책을 만들었더니 대중이 알아주더라 하는 사례도 있기에
지금까지 얘기한 것이 모든 Case 에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일부의 사례가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전체적인 시장의 흐름과 시대의 흐름 속에 보이는 징후들 그리고 데이터를 통한 확인으로
봤을 때 큰 흐름은 그렇게 흘러 가고 있다는 겁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도서정가제에서 언급했듯이
도서정가제로 인해서 책값이 비싸지니 예전에 4권 볼 수 있는 돈으로
3권을 볼 수 밖에 없다던지 하는 선택의 폭이 좁아진 겁니다.
그렇다면 하나를 선택해도 좋은 책을 선택해야 되겠지요.
그런데 대부분은 베스트셀러 위주의 책들만 읽는다는 겁니다.

고로 제가 모집하는 독서클럽에서 모든 책을 커버할 수는 없지만
이런 중간층의 책들을 다루기도 할 생각입니다.
좋은 책이지만 출간 시점이 비슷한 내용인데
마케팅 비용의 부족으로 시장에서 밀리는 경우의 책들,
좋은 책이지만 사람들에게 인지도가 부족해서 팔리지 않는 책들,
이런 것들을 발굴하고 소개하고 추천하는 자리도 가져볼까 하는 거지요.

물론 이것은 제가 생각하는 독서클럽의 일부입니다.
강조하지만 일부입니다. 너무 많은 것들을 하고 싶어서
사람이 많이 필요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요.

단 아무리 제가 판단하기에 좋은 책이라 해도 자신에게 안 맞을 수 있는 겁니다.
그러면 책을 안 읽어도 되는 것이고 토론에 참석 안 해도 무방합니다.
읽었는데 별로더라 하면 비판하면 됩니다. 논리적으로 하면 되는 거지요.
누구의 생각이 옳다 그르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지요.
자신이 주체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겁니다.
그러면서 입장의 차이도 느끼고 또 내가 생각치 못했던 부분도 배우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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