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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유행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티핑 포인트"

티핑 포인트
말콤 글래드웰 지음, 임옥희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2007년도 읽을 도서 목록에 있는 도서다. 2007년 12월 31일 읽은 책으로 2007년도 마지막 읽은 책이 되겠다.


총평

말콤 글래드웰의 저서 중에 <블링크>가 있다. 직관에 대해서 그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간 책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실망을 한 지라 <티핑 포인트>는 읽으려고 하지 않았었다. 한 저자의 저서를 읽어도 처음 읽게 되는 책이 무엇인가에 따라 그 저자에 대한 태도가 달라진다. 무엇을 먼저 접했느냐의 중요성은 정보만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한다. (참조 : 진실은 What의 문제가 아닌 When의 문제)

그러나 이 책은 괜찮은 편이었다. 내용만 그런 것이 아니라 책을 위한 글쓰기라는 것에 대해서 저자는 잘 아는 듯 보인다. 아주 조금 출판이라는 경험을 통해 배운 지식으로 미루어 보건대 말이다. 제목, 챕터, 내용 전개 방식 등이 거의 정석에 가깝게 느껴질 정도로 내가 배웠던 것들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서점에서의 분류에는 경제/경영 코너에 마케팅 관련 서적으로 되어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에 이 책은 사회학에 가깝다고 본다. 그것을 활용하는 데에 있어서 마케팅이 될 지는 몰라도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기 전에 <링크>라는 책을 읽었는데 중복되는 내용도 종종 보였다.

그러나 <링크>보다는 <티핑 포인트>가 먼저 나온 책이고 <링크>는 철저히 과학적으로 접근한 데에 반해 <티핑 포인트>는 매우 인문적으로 접근한 것이 차이라 하겠다. 그만큼 세상을 보는 각이 남다른 저자라고 하겠다. <블링크>를 읽고서는 별로 대단치 않게 생각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이 책을 먼저 읽고 <블링크>를 접했다면 <블링크>에 대한 평이 달랐을 수도 있을 듯 싶다.

어쨌든 <블링크>는 별로였지만 <티핑 포인트>는 괜찮았다. 그리고 광의의 의미에서 마케팅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면 읽어보기를 권한다. 특히나 영업자, 광고 기획자 등등은 읽어두면 많은 도움이 될 듯 싶다.


전염을 만드는 3가지 요소

이 책에서는 이것이 가장 핵심이다. 이 세 가지를 연역적인 방법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거기에 적절한 사례들이 가미가 되어 이해를 쉽게 돕고 있다. 그럼 전염이 되기 위한 3가지 요소를 저자는 무엇이라고 하는가?

01_ 소수

전염을 만드는 사람은 일부라는 얘기다. 그 소수의 사람들이 대부분의 전염을 만드는데, 그런 소수들을 커넥터, 메이븐, 세일즈맨으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 커넥터(Connector) : 많은 이들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 정보를 전파하는 역할
- 메이븐(Maven) : 정보를 공유하고 교환하려는 사람으로 정보의 전달자 역할
- 세일즈맨(Salesman) : 불확실한 정보를 능수능란하게 설득하는 역할


세 개가 비슷한 듯 하면서도 차이가 있는데, 커넥터는 많은 사람을 알고 있어서 메시지를 퍼뜨리는 역할을 하고 이디시어(Yiddish[각주:1])로 '지식을 축적한 자'란 뜻의 메이븐은 정보를 어떻게 전달하는 게 최선인지를 아는 사람이고, 세일즈맨은 확실하게 설득을 시키는 사람을 뜻한다.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조금씩 역할이 다름을 알 수가 있다. 커넥터는 '여섯 단계 분리(6 degree of separation)'을 이루는 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이며 이는 <링크>라는 책을 읽어보면 아주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02_ 고착성

최근 나온 <Stick>이란 책이 이 부분에 대해서만 중점적으로 다룬 책인데, 마케팅에서 USP나 광고의 카피문구가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전염되는 핵심 메시지가 고착성이 있어야 사람들에게 쉽게 기억되고 전염된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행동에 영향을 미치도록 자극할 수 있어야 하는 매우 강력한 메시지여야 한다는 것이다.

03_ 상황

이는 내가 오래 전부터 '상황 논리'라는 제목으로 책을 적고 싶었던 것이기도 한데,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부분인지라 나는 쉽게 이해가 되었다. 무엇이든지 상황적 맥락 속에서 이해하려고 하는 이유가 이 책에서도 잘 언급이 되어 있고 그것을 위해서 알아야할 것이 바로 심리학이다.

이 책에서는 '상황의 힘'이라는 것에 어떤 정의를 내리기 보다는 사례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고 그런 사례를 뒷받침하는 근거로서 심리학을 들고 있는데 예전부터 내가 심리학을 좋아했던 이유가 바로 상황적 맥락을 파악하기 위한 도구로서 활용하는 것과 일맥 상통한다.


끝으로

공교롭게도 이 책을 읽기 얼마 전에 <링크>라는 책을 읽었기에 비슷한 사례들을 많이 볼 수 있었고,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다르지만 그 속에 공통 분모가 있었기에 재밌게 읽은 듯 하다. 마케팅 책이라면 아마도 '입소문 마케팅', '버즈 마케팅'이라는 표현을 써야하겠지만 앞서도 언급했듯이 이 책은 경제/경영의 마케팅 서적이 아니다. 다만 마케팅 관련 업무를 맡은 사람이 보면 도움이 될 내용이 있는 것일 뿐이다.

유행이라는 것, 전염이라는 것, 입소문이라는 것이 어떻게 확산되는 지에 대해서 저자의 설득력 있는 얘기가 들을 만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최근에 알게 된 동생 중에 이 책을 꼭 선물해주고 싶은 동생이 있었는데 리뷰를 적지 못해서 미루었었다. 이제야 리뷰를 적었으니 선물로 줄 수 있을 듯 싶다. 다음은 같이 읽으면 괜찮을 만한 서적들을 정리해둔다.


관련 서적

링크
알버트 라즐로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 외 옮김/동아시아

아주 강추하는 책이다. 아직 리뷰는 적지 못했지만 볼 게 많고 얻을 것도 많은 책이다. 조금은 딱딱한 책이긴 하지만 일독을 권하는 책이다.
Stick 스틱!
칩 히스.댄 히스 지음, 안진환.박슬라 옮김/웅진윙스

위에서 언급했듯이 고착성과 관련이 있다. 그 부분만 중점적으로 다룬 책으로 책 내용 괜찮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나는 언제 읽을 지 장담 못하겠다. 집에 있는 읽지 않은 책들 다 읽어도 올해는 벅차다.
버즈, 어메이징 스토리
마크 휴스 지음, 구자룡 옮김/책바치(와우밸리)

사실 입소문 마케팅류의 서적을 그다지 본 적이 없긴 하지만 이 책은 독서토론을 위해서 읽었다. 몇 년 전에 말이다. 꽤 괜찮았던 기억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Buzz 라는 것이 입소문을 말하는 것이고 원투원 마케팅식의 접근이 아니라 광고나 마케팅에서 어떻게 그러한 요소를 만들까에 초점을 맞춘 책으로 부담없는 페이지 수의 책이다.
  1. 독일어에 슬라브어, 히브리어를 섞어 히브리 문자로 쓰며, 유럽과 미국의 유대인 사이에서 주로 씀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