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3,215번째 영화. 기대 안 하고 봤는데 꽤 재밌었다. 포스터에도 잘 나와 있지만 이 중에서 누가 가장 악인일까? 즉 누구를 가장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거다. 그런 관점에서 따져보면 재밌다. 그래서 이번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있으니 참고하고 보길 바란다. 네티즌 평점은 별로던데 나는 좋았기에 8점 준다. 직접 보고 아니다 싶으면 점수 낮게 주길. ^^;
삼촌이라는 이름으로 조카를 돈벌이에 활용한 사채업자
살해당한 여대생의 삼촌 역으로 나온 조진웅. 일단 캐릭터를 살펴보면 조카를 유흥업소에서 일하게 하고 교수한테 성상납을 시킨다.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해. 뭐 돈을 빌려줬다 하는 그런 거는 다 수단일 뿐인 거고. 돈을 위해서는 악한 일도 서슴치 않는 녀석이다. 그렇다고 조카를 살해하지는 않지만. 왜? 계속 이용해먹어야 돈을 버니까.
원래 이런 인간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공통적인 패턴이 있다. 누가 이익을 보느냐를 잘 따져보면 된다. 가끔씩 사람들이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돈이 나가는 일이 아는 데에는 믿음을 주고 마음을 쓰는 척 해도 돈과 결부가 되면 다르다. 이걸 잘 가려서 볼 줄 알아야 한다.
겉보기에는 번지르르하고 절대 그런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내 주변에 양아치 몇 마리 있는데 그네들이 그렇다. 물론 나는 상종하지 않는다. 그냥 내 지인들만 안 건드리면 볼 일도 없고 말이다. 물론 <분노의 윤리학>에서 조진웅의 캐릭터는 딱 봐도 나 양아치 이렇게 보이긴 하지만 현실에서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꼭 이것만 기억해라. 나한테 마음을 써주고 믿음을 심어준다 해도 그 모든 게 돈 안 드는 일이라고 할 경우(그네들은 결코 돈을 쓰지 않는다. 말만 믿는다하고 믿게끔 마음을 쓰는 척 하는 거지) 돈 되는 경우에는 얘기가 많이 틀려진다. 즉 이익이 나는 일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사소한 이익과 같은 경우에는 믿음을 주기 위해서 그냥 주는 경우가 많다. 마치 도박판에서 처음에 잃어주다가 나중에 왕창 뽑아먹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녀석들의 공통적인 패턴 중에는 자기가 이용해먹을 게 없다거나 자기 밑에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는 거다. 자기보다 윗급인 사람들만 대우하고 그들에게만 믿음을 심어주려고 한다는 거다. 완전 인간 쓰레기들. 생각보다 정말 많다. 말만 앞세우고. 그래서 나는 비록 살인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분노의 윤리학>에서 조진웅이 맡은 캐릭터를 가장 나쁜 녀석이라고 본다. 내 과거 경험상 이런 녀석들한테 마음 주고 상처 입은 게 있다 보니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사람 마음 같고 장난 치는 거 아니다.
근데 지네들은 똑똑한 줄 알아. 그렇게 해도 문제 없고 항상 남들이 당하니까. 허나 나 주변 양아치들은 꼭 내가 배로 돌려준다. 평생에 돌려주는 날이 꼭 있을 거다. 어릴 때부터 나는 복수는 꼭 해줘야 하는 놈이었으니까. ^^; <분노의 윤리학> 영화 얘기로 돌아와서 이 사채업자 역을 맡은 조진웅 연기 정말 좋았다. <범죄와의 전쟁>에서도 그렇고 <분노의 윤리학>에서도 그렇고 참 연기 잘 하네. 게다가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완벽한 부산 사투리(부산 출신이니 그럴 수 밖에)를 구사하더니 서울말도 잘 하는데? 맘에 드는 배우다.
제자와 성관계를 가지며 학점을 주는 교수
여대생 살해의 유력한 용의자인 유명 교수는 곽도원이 맡았다. <범죄와의 전쟁>에서 검사 역을 멋지게 소화하더니 <분노의 윤리학>에서도 멋진 교수에서 망가지는 교수 역할을 잘 소화하더라. 잘 어울렸다고. <친구> 흥행과 더불어 <친구>에 등장했던 배우들이 뜨기 시작했던 것과 비스무리하게 <범죄와의 전쟁>도 그런데, 그래도 <범죄와의 전쟁> 출신 배우들이 더 연기를 잘 하는 거 같다.
왜 이 교수가 유력한 용의자가 되었을까? 살해된 여대생의 몸에 정액이 나와서다. 그러나 이 교수가 살해한 건 아니다. 교수는 제자와 성관계를 가지고(이런 관계를 만들어준 게 바로 사채업자다) 그에 상응하는 대가로 학점을 준다. 물론 잘못된 건 사실이다만 그렇게 나쁘게 보이지는 않는다.
남자들 대부분 성관계할 때 질내에 사정하고 싶어하잖아, 그리고 문제만 없다면 바람 피고 싶잖아. 나는 그래본 적 없다고? 그러나 그럴 수만 있다면, 완벽하게 그런 게 문제시 되지 않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해도 그럴텐가? 가슴에 손을 얹고 얘기해봐라. 결코 그렇게 얘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여자라면 참 남자들 재수없다 생각할 지 모르겠다. 근데 그게 남자다. 남자는 다 매한가지라는 얘기가 그냥 나온 얘기가 아니다. 도덕적인 기준에서는 뭐라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만 이게 남자들의 본성이라고 한다면 이를 나쁘다고 볼 게 아니라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범주에 놓고 봐야 하고, 그렇지 않은 남자들이 있다고 하면 예외적으로 대단하다고 칭찬해줘야 한다고 본다. 여자들 입장에서는 이 남자가 가장 나쁘다고 생각할 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 무용을 전공한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 왈. 점수 얻으려고 자신에게 그렇게 대하는 여대생들 있단다. 조심해야 한다고. 그 친구 말로는 여자는 요물이란다. ㅋㅋ 이렇게 얘기하고 보니 자꾸 여자의 입장이 아니라 남자의 입장에서 남자 두둔하는 거처럼 보이네. 그런 거 절대 아님~
연인 사이였지만 사랑했기에 살해했던 남자
살해된 여대생과 연인 사이였고, 사랑하는 연인을 죽인 살해범이다. 왜 죽였는지에 대해서는 <분노의 윤리학>을 봐라. 그럴 만했지만 한 가지 이해가 안 가는 건 베란다에서 목격하고 난 다음에 바로 액션을 취하지 않고 왜 여자 혼자 있을 때 그랬는지다. 나같으면 교수랑 섹스하는 도중에 행동했을 듯 싶은데.
자신의 연인과 섹스를 하는 교수가 무서워서? <분노의 윤리학>에서 엿보이는 캐릭터로는 전혀 그럴 거 같지는 않은데. 그럼 왜? 아마도 자신이 믿고 사랑하는 여인의 배신감이 더 컸지 않았나 싶다. 나도 이런 비스무리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남자는 사실 남친이 있다 하더라도 골키퍼 있다고 골 안 들어가나 하는 생각에 대쉬를 하기도 한다. 여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뭐 쉽게 포기하기도 하곤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여자도 살짝 관심 있는 듯한 눈길을 보내면 남자들이 착각을 잘 하기 때문에 확신을 갖고 전투적으로 임하거든. 그래서 여자의 행실도 중요하다 본다. 나와 같은 경우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남친이 있다고 해서 내가 포기하나? 같은 남자 입장에서 이해가는 면도 있다. 뭐 그렇게. 넘 이 리뷰 남자 중심으로 적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ㅋㅋ 개인적으로 여자가 배신하는 경우를 몇 번 당해보면 이렇게 돼~ ^^;
감정에 북받쳐서 우발적인 행동으로 살해한 거지만 살해는 살해다. 법적인 기준에서 보면 등장하는 캐릭터 중에서 가장 죄질이 무거울 수 밖에 없는데, 내 가치 기준에서 보면 살해에 대한 법적인 책임은 질 수 밖에 없겠지만 그렇다고 가장 나쁜 사람이라고 볼 수는 없을 듯 싶다. 가장 우리네와 비슷한 캐릭터가 아닐까 싶은. 그래도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평범한 캐릭터로 캐릭터들 중에서는 가장 덜 나쁜 사람이라 본다.
사랑하는 이를 엿보고 엿듣는 경찰
언급하는 캐릭터 중에서 두번째로 덜 나쁜 캐릭터다. 원래 조직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사람이 이런 경우가 꽤 있다고.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못 하는 인간이 어떻게 캠과 도청 장치를 설치했대? 그럴 배포는 있고 대쉬할 배포는 없나? 좀 이해가 안 가는 특이한 캐릭터다. 우리네와는 좀 다른. 있을 법하지 않은 그런 캐릭터. 이 캐릭터가 항상 하는 얘기가 있다. 내가 피해를 줬냐고. 그래. 그렇지만 변태스럽잖아. 관음증도 아니고. 그런 게 사랑은 아니잖아.
약속을 깨버린 남편을 향한 복수
충분히 이해한다. 믿음의 대가가 이런 거였냐는 그런 심정. 그래서 여자는 복수를 결심하게 되고 사건의 전말을 알고 난 다음에 남편을 살해범으로 몰아간다. 그리고 이혼한다. 이걸 두고 뭐라고 할 수 있을까? 만약 내가 여자의 입장이라 하더라도 이렇게 할 수만 있다면 나같아도 그러겠다. 깔끔하잖아. 그래도 이 여자 결혼할 때 걸었던 조건이 쿠울~ 하다. 한 여자와 두 번 이상 자지 말 것. 이게 뭔 말이냐? 바람 피지 말라는 거거든. 외도는 해도 바람은 피지 마라. 남자들끼리 술 먹다 보면 그래 잠자리 가질 수 있어. 그러나 그건 육체적인 탐닉이지 사랑은 아니잖아. 이해해. 그러나 한 여자 두 번 잠자리 가지는 거는 마음이 있다는 거거든. 그건 용납 못 해.
그런 여자이기에 남편의 배신은 그만큼 충격이 컸을 것이고, 충격이 컸던 만큼 진범이 남편이 아니라는 걸 알아도 남편으로 몰아가게 했던 거다. 이해한다. 충분히. 나쁘다? 나쁘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나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범주에 있다고 본다.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지. 딱 나란 인간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 캐릭터라 뭐. 그래도 교수인 남편 캐릭터보다는 나은 캐릭터라 본다. 정리하자면 살해범 > 도청하는 경찰 > 교수 부인 > 교수 > 사채업자 순이 되겠다. 내 기준에서 말이다. 앞쪽일수록 더 나은 인간이라는 얘기지. 이걸 봐도 알듯이 법적인 기준이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가 없단 거다. 사채업자 같은 양아치 새끼들이 잘 이용하는 게 법이거든.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