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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애니 홀: 우디 앨런이 말하는 사랑 (1977)


개인적으로 우디 앨런 식의 코메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좋아하는 이들도 있겠지. 취향의 문제겠거니. 그래서 난 우디 앨런의 영화는 잘 보지 않는 편이다. 내가 본 몇 편 안 되는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중에서 제일 괜찮았던 건 <미드나잇 인 파리>다.



그래도 요즈음은 최신작보다는 고전을 종종 보는 지라 우디 앨런 감독 작품 중에 최고라고 손꼽히는 <애니 홀>을 봤다. 근데 이 영화는 괜찮다. 물론 우디 앨런 식의 코믹적인 요소가 다분히 들어가 있지만 나처럼 우디 앨런 감독 영화가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꽤 괜찮다고 느낄 만 하다는 얘기. 영화 제목인 <애니 홀>은 영화 속 여주인공이 맡은 배역의 이름이다. 그러니까 우디 앨런이 남주인공 역을 맡았는데, 남주인공이 사랑한 여주인공의 이름이란 얘기. 



우디 앨런이 말하는 사랑


우디 앨런 감독이 <애니 홀>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건 사랑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다. 그렇다고 사랑이란 건 이런 거야를 스토리로만 보여주진 않는다.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우디 앨런 감독이 남주인공 역을 맡으면서 독백으로 관객들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해서 얘기하곤 한다. 마지막도 그렇게 독백으로 끝나고 말이다. 근데 그의 얘기가 가슴에 와닿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우디 앨런 감독 작품 중에 최고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가슴 아픈 로맨스 뭐 그런 걸 상상하면 곤란하다. 그런 거랑은 거리가 멀다. 지극히 현실적인 사랑 얘기니까. 그래서 공감이 가는 거고.


그럼 우디 앨런이 말하는 사랑은 어떤 거냐? 그건 내가 좋아하는 노래 하나로 대신한다. 알리가 부릅니다. 365일.




이런 실험적 영화가 그 전에도 있었나?


<애니 홀>을 보면서 들었던 의문 하나. 보통의 영화와는 달리 주인공이 카메라를 보고 관객들에게 얘기를 하곤 한다. 뭐 요즈음에야 그런 식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애니 홀>이 1977년 작품이니 그 전에도 이런 식의 영화가 있었냐는 게 궁금하다는 게지. 어떤 식이냐면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케빈 스페이시가 카메라 보고 시청자들에게 뭐라 하는 그런 식.




다이안 키튼과 우디 앨런



다이안 키튼이 1946년생이니까 30대 초반에 찍은 영화다. 중년이 훨씬 지난 모습의 다이안 키튼만 떠올라서 젊은 시절의 다이안 키튼을 보니까 좀 색다르더라고. 지금은 곱게 늙은 할머니가 된 다이안 키튼. 근데 이 다이안 키튼과 우디 앨런은 실제로 연인 사이였었단다. 그래서 우디 앨런이 여주인공을 다이안 키튼으로 생각해뒀었고, 여주인공 이름 즉 영화 제목인 '애니 홀'이란 것도 원래 다이안 키튼의 본명인 다이안 홀에서 '홀', 다이안 키튼의 애칭인 '애니'를 합쳐서 <애니 홀>이라고 했다는 것. 


그렇다면 이 <애니 홀>이라는 영화는 우디 앨런 감독이 감독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배우였던 다이안 키튼을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하면서 다이안 키튼에게 자신의 심정을 영화로 드러내려고 했던 건 아닌가? 이에 대해 우디 앨런 감독은 그렇지 않다라고 하는데,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기도 하지 않나? 나는 왠지 모르게 그런 거 같다. ^^ 갑자기 그 영화가 생각난다. 워렌 비티와 아네트 베닝 주연의 <러브 어페어>. 왜? 그건 <러브 어페어> 리뷰 읽어봐. 읽어보면 알 듯.




<샤이닝>의 그녀, 셜리 듀발



<애니 홀> 보다가 어라~ 어~ 이 배우. 그... 하면서 뒤져봤더니 역시나 그녀였다. 잭 니콜슨의 연기가 돋보였던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샤이닝>에서 잭 니콜슨의 아내로 나오는 셜리 듀발이란 배우. 외모가 특이해서 기억하는 배우다. 독특한 외모의 소유자지만 키가 크니 패션 모델하면 어울렸을 듯.




아카데미 4개 부문 수상작


<애니 홀>은 1978년 아카데미에서 각본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작품상해서 총 4개 부문을 수상한 작품이다. 1978년에 아카데미 후보작 중에서 유명한 영화라고 하면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이다. 이 작품은 미술상, 음향상, 편집상, 의상상, 음악상, 시각효과상으로 총 6개 부문을 수상했다. 그 외에 <애니 홀>은 내가 고전 볼 때 관리하는 다음 리스트에서 다음의 네 군데에 올려진 작품이다.




예고편 



나의 3,451번째 영화. 개인 평점은 8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