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할 때 카톡, 하교할 때 카톡, 저녁 먹을 때 되면 카톡. 뭐 거의 나를 관리하는 수준으로 카톡을 주는 아들. 저녁을 밖에서라도 먹을라치면 "왜? 미팅 있어?" "어디서?" "누구랑?" "몇 시에?" "몇 시에 들어올꺼야?" 등의 질문이 연타로 들어온다. 미팅을 하고 있을 때도 예외없다. "미팅 하고 있어?" "누구랑?" "어디서?" "언제 끝나?" 등. 가끔씩 짜증이 나곤 하지만 가급적이면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곤 하는데 친절하게 답변해주니까 계속 질문하는 듯. 답변을 안 하면 카톡으로 보내오는 메시지 "아빠?" 그래도 답변을 안 하면 혼잣말을 하곤 한다. 이모티콘 날리고. ㅋㅋ 그러니 답변을 안 할 수가 읍따. 아들이랑은 카톡을 하루에 한 번 정도는 하다 보니 카톡 프로필 메시지를 볼 겨를이 없었는데 문득 발견한 아들의 카톡 프로필 메시지.
"아빠"
말로 전달되는 것과 글로 전달되는 것의 느낌은 상당히 다르다. 항상 나를 두고 부르던 아빠라는 말이 카톡 프로필 메시지에 있으니 느낌이 사뭇 다르다. 외로움이 많은 녀석. 초등학교 5학년이지만 아직 정신 연령은 3학년 수준이라 또래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지만 그래도 그걸 아무렇지 않은 듯 밝게 지내는 아들. 주말이 되면 항상 나랑 어디를 놀러 간다고 생각하고 주말에는 항상 외식을 한다 생각하는 아들. 한 인간으로 보기에는 참 모자란 게 많은 녀석이지만 그래도 내 아들인지라 순박하고 인사성 밝고 어디서든지 주눅들지 않는 모습이 대견하다. 이번주면 감기도 어느 정도 낫겠다. 아들 좋아하는 빙수 먹고, 여기 저기 놀러 다녀야지? 어서 나아라. 아프니까 아빠 생각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러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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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내 지인들은 주의하길. 아들한테 연락처 가르쳐주면 아들 업무 시간에 전화하고 카톡 보낸다. ㅋㅋ 얘는 별로 그런 거 신경 안 써. ㅋㅋ